국내 초중고 등록금(school fee)은 엄연히 말해 필수 등록금이 아닌 기부금으로 구분되어 있다. 법적으로 만 5세부터 19세까지 학생은 무료로 공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학교가 학부모로부터 이 '기부금'을 받아 내기 위해 집달리를 고용하기까지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강도 높은 비난을 하고 있으나, 학교측은 정부 지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지 언론인 도미니언 포스트는 공문서법 하에 공개된 자료를 통해 수백개의 학교들이 여러가지방법으로 기부금 납부를 강요하고 있으며, 이 중 한 학교는 기부금을 납부한 학부모의 명단을 공식 발표하기까지 했다는 것을 보도했다.
Baycorp은 약 300개의 국립/사립 학교가 해당 기관에 채무 회수를 신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건당 평균 채무는 $650로 학교 캠프, 교복, 학용품에 관련된 실비가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일부 학교는 기부금을 회수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넬(Joe Nel) 대표는 "우리가 눈치를 채지 못할 것을 희망하며 다른 비용과 뭉뚱그려서 기부금 회수를 신청하는 학교들도 있다"고 전했다. 하윅에 위치한 오와이로아 프라이머리 스쿨(Owairoa Primary School)은 학부모에 기부금 납부를 상기시키기 위해 전화를 하는 대행업체를 고용했다.
이 학교는 가정 통신문을 통해 "아이의 교육을 위해 (기부금처럼) 중요한 기여를 하지 못한 부모님들에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라고 묻겠다……기부금을 내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표시로 본교 이사회는 그 분들의 명단을 실은 감사 편지를 발행하겠다"라는 내용을 전했다.
브루스 하워드(Bruce Howard) 이사장은 교육부는 학교 운영에 기부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교육부에 민원을 제출한 한 학부모 A씨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기부금을 내게 된다고 전했다. A씨는 "괴롭힘을 금지하고 있는 학교에서 학부모들을 이런 식으로 괴롭히고 있다는 것이 정말 역겹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앤 톨리(Anne Tolley) 교육부 장관은 현행법을 준수하지 않는 학교에 엄격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톨리 장관은 "용납될 수 없는 재정적 관행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가 있다는 것이 매우 걱정스럽다. 나는 이런 행위를 눈감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부는 2년에 걸쳐 하윅의 학교에 "부적절한" 기부금 강요 행위를 멈출 것을 경고했으나 무시된 바 있어 톨리 장관의 엄포가 얼마나 효력이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학교장들은 위의 학교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학교를 운영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처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부모에 기부금 납부를 촉구하는 편지를 보낸 것은 인정하나 집달리를 고용하지는 않겠다는 웰링턴 칼리지(Wellington College)의 로저 모제스(Roger Moses) 교장은 정부가 "학교 지원이 충분하다는 연기를 그만두고 학부모에 이치에 맞는 부탁을 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만약 돈을 낼 형편이 안 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완벽한 지원 하에 무료 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연기를 할 수도 없다. 이는 사실이 아니므로."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