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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으로 약 80%의 인류가 요통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요통의 가장 대표적 원인이
바로 흔히 허리디스크라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인데요.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 자연적으로 호전될 수 있는지, 허리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는데 왜 다리가 아픈지 등등!!
다양한 궁금증에 대해 서울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정성근 교수님께서
시원하게 답변해주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서울대병원 팟캐스트 건강톡톡 새롭게 진행을 맡게된 김민선 교수입니다.
주변에 보면 “아이고 허리야” 이런 말 한 번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요통은 흔한 증상입니다. 통계학적으로 살면서 80% 정도의 인류가 경험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난데요. 그 중에서도 오늘은 대표적인 요통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허리디스크, 추간판탈출증을 수술 없이 치료하는 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님 나와 주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십니까.
> 교수님 척추는 우리 몸 뒤쪽에서 몸통을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해주는 기관인데요. 집이나 가정에서 "아이고, 우리 집 기둥이 무너졌다" 이러면, 사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이렇게 받아들이는데요. 마찬가지로 생각해도 될까요?
>> 네, 허리가 아프면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앉았다 일어날 때도 아프고, 일어났다 앉을 때도 아프고, 잠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처음 몸을 움직일 때도 아프다 보니까 일상생활에 제약을 많이 받고요. 뿐만 아니라, 하루이틀 그러다가 좋아지면 상관이 없는데 3개월, 6개월 혹은 2년, 3년 가면 사람의 인간성이 변합니다. 우울해집니다. 그래서 한때는 특히 유럽 쪽에서는 90년대 말쯤 허리가 아픈 게 우울하기 때문이라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정말 그런 논문이 많이 나왔어요. 전화상담원들을 몇 천 명씩 인터뷰했더니 허리 아픈 사람들이 직장을 싫어하거나 직장 상사와 불화가 있거나 직장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그래서 그때만 해도 요통의 중요한 원인이 우울증이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원인과 결과를 잘못 알고 있었던 거죠. 허리가 아프면 우울해 집니다. 아무리 훌륭했던 사람도 한 1년만 어떤 치료에도 효과가 없이 허리가 계속 아프면 우울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고 말하는 게 디스크입니다. 추간판탈출증이라고도 하는데, 많이들 허리디스크라고 말씀하시죠. 많이들 알고 계시지만, 그래도 어떤 질환인지 설명해주시죠.
>> 허리디스크라는 말 자체는 우리 몸에 있는 정상적인 구조물의 명칭이죠. 예를 들어서 충수염, 충수돌기염 혹은 맹장염이라고 하는데요. 그걸 그냥 "맹장 걸렸어."라고 말하는 것처럼 "허리디스크 걸렸어."라고 하죠. 허리디스크는 누구나 갖고 있는 구조물이고 허리디스크탈출증을 보통 허리 디스크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허리디스크탈출증은 흔히 듣는 이야기 같지만 현대 의학에 알려진 게 1934년입니다. 담석증, 즉 담석이 있으면 그것 때문에 염증이 생겨서 그것 때문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알게 된 게 1600년대 쯤 되거든요. 그런데 허리디스크 때문에 허리가 아프고 뒷다리가 땡기는 좌골신경통이 올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게 1934년도예요. 현대 의학이 굉장히 늦게 알게 된 것입니다. 100년도 채 되지 않은 병명이 바로 허리디스크탈출증, 허리디스크입니다.
> 주변에서 요통을 호소하시던 분이 일, 이주일만에 다시 뵀더니 디스크 수술을 하고 보호대를 차고 다니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아프신 분들도 있지만 몇 개월 정도 아프셨는데 또 거동이 불편한 정도가 아니었는데 수술을 했다고 하면, 의사로서 꼭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의아할 때가 있거든요. 특히 허리, 척추와 관련해서는 최근에도 과잉진료가 논란이 계속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어느 타이밍에 수술해야 하느냐가 참 어려운 부분이죠. 허리, 척추를 전문으로 하는 분들도 어려워하는 부분이고요. 어려운 만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합의된 부분이 별로 없고, 전문가들조차 잘 모르고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병이다 보니까요. 정말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허리나 근골격계 질환은 환자 자신이 스스로 관리하는 법을 많이 알아야 하는 분야입니다. 워낙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까 그렇습니다.
> 주변에 보면 디스크 진단을 받았는데, 몇 달 있다 보면 괜찮아서 일상생활 잘 하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한 번 탈출된 디스크가 다시 들어가는 건지, 어떻게 호전이 되는 건지, 궁금한데요. 탈출된 디스크가 제자리로 들어갈 수가 있는 건가요?
>>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제자리로 들어가는지는 사실 모릅니다. 탈출된 걸 보고 나서 몇 년 후에 제자리로 돌아갔는지 수술해서 열어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90년대 초중반부터 많은 연구에서 허리디스크가 있는 사람을 수술 포함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 1, 2년 정도 지나서 다시 MRI를 찍어 보면, 그 디스크가 없어졌거나 줄어들었거나 하는 경우가 60% 이상이고요. 13~15%는 튀어나와 있던 디스크가 테이블에 떨어진 된장을 행주로 닦은 것처럼 깨끗이 닦여서 없어집니다. 하나도 남지 않고 없어지는 거죠. 어느 정도는 들어가고 어느 정도는, 마치 방향제를 오래 두면 없어지는 것처럼 줄어들기도 하고 우리 몸의 대식세포 같은 것이 가서 잡아먹기도 하고 해서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디스크탈출증 자체가 자연치유되는 병이죠. 대부분의 경우에는요.
> 이런 얘기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 동부와 서부의 허리 디스크 수술 빈도를 조사해 보니, 서부지역의 수술률이 동부의 2배나 됐다. 이유가 뭔가 찾아보니, 서부지역에 척추외과 의사가 동부보다 2배 더 많더라.’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의사 입장에서는 웃어야 하는 이야긴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만큼 허리디스크라고 해서 함부로 칼을 대선 안 된다. 수술해선 안 된다는 말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하면 허리만 아플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환자분들을 보면 다리가 아픈 경우도 많잖아요. 그건 왜 그런가요?
>> 현대의학이 추간판탈출증을 알게 된 게 1934년이라고 했는데요. 그 전에도 디스크탈출증 증상을 가진 환자는 많이 있었겠죠. 히포크라테스 혹은 히포크라테스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던 그 이전에도 추간판탈출증이라는 병은 있었을 겁니다. 단지 우리가 그게 추간판탈출증이라는 걸 몰랐을 뿐이고요.
그럼 수천 년 동안 현대의학은 뭐라고 불렀냐 하면 좌골신경통이라고 불렀습니다. 영어로 사이아티카(sciatica)죠. 좌골신경을 따라가는 그 방향을 통해서 근육과 피부가 아픈 이상한 병이 있어서 현대의학은 수천 년 동안 그걸 좌골신경통이라고 부르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1934년 하버드대학의 신경외과 의사인 믹스터와 바아가 좌골신경통으로 고생하는 37세 남자의 허리를 열어 봅니다. 열어 봤더니 디스크 속에 있는 물질이 튀어나와서 혹처럼 좌골신경으로 가는 신경뿌리를 누르고 있는 걸 발견한 겁니다. 그걸 떼어냈더니 그 환자가 3~4일 후에 뛰어다니더라는 거죠. 그때부터 좌골신경통이 있으면 디스크탈출증이 있고, 디스크탈출증이 있으면 수술해서 떼야 된다는 의학적 독단이 시작된 거죠. 그때 당시는 디스크 탈출 물질이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눌러서 아프다고 생각했죠.
1934년부터 1993년까지, 60년 동안 그렇게 생각이 이어져 왔습니다. 1993년 스웨덴의 올마르케르라는 사람이 이런 논문을 발표합니다. 돼지 꼬리에 있는, 젤리 같은 부분인 수핵을 주사기로 뽑아내서 같은 돼지의 허리를 엽니다. 그리고 신경뿌리를 누르거나 찝거나 하지 않고 수핵을 발라만 둡니다. 그렇게 했더니 신경뿌리를 지나가는 신경전도 속도가 확 떨어지고 염증이 생기고 신경이 죽어가더라는 거죠.
그래서 올마르케르가 허리디스크탈출증으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누르는 것도 영향은 있겠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탈출되는 수핵 세포의 세포벽에서 흘러나오는 물질 때문에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며, 염증이 통증의 원인이라고 밝힌 것이 1993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분들이 거기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열심히 <백년허리>라는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 환자 입장에서는 허리나 다리가 아프면 굉장히 혼돈스럽잖아요. 허리디스크인지, 어떤 사람은 좌골신경통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냥 신경통이라고 하고 척추관이 좁아졌다는 얘기도 하고요. 무릎 관절이 아픈 건지, 다리가 아픈 건지, 허리가 아픈 건지 굉장히 헷갈리는데요. 증상의 양상이 다른가요?
>> 다르죠. 다르지만 환자분들 입장에서 이게 허리 때문에 다리가 아픈 것인지 다리의 관절에 문제가 있어서 아픈 것인지 잘 알기 어렵지 않습니까? 그거는 그런 환자를 보는 의사도 제일 어려운 부분입니다.
어떤 환자분이 다리가 아파서 왔을 때 허리 척추 때문에 다리가 아픈, 일종의 좌골신경통인지, 아니면 무릎의 관절염 때문에 종아리가 아픈 것인지, 발바닥 신경에 문제가 있어서 아픈 것인지, 아니면 허리에서 내려오는 것인지를 알아내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제가 외래를 볼 때도 가장 어려운 문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이유가 뭔고 하니 좌골신경통이나 허리디스크탈출증에 대한 증상의 경우 의교과서에는 아주 전형적인 것만 기술이 돼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환자분들이 느끼는 좌골신경통은 천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얼마 전에 집필한 <백년허리>를 보면 ‘천의 얼굴을 가진 좌골신경통’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 이야기는 똑같이 4번, 5번 디스크 탈출 때문에 생긴 좌골신경통도 사람마다 너무 다르다는 거죠. 디스크 크기가 똑같고 위치가 똑같아도 느끼는 게 너무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종아리가 아프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하퇴(무릎 관절과 발목 사이) 바깥쪽, 어떤 사람은 발뒤꿈치, 어떤 사람은 골반 옆, 그리고 회음부가 아프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50대, 60대 환자가 회음부가 아파서 비뇨기과 가서 검사를 하고 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비뇨기과에서 암이 있는지 이런 부분을 당연히 먼저 봐야죠. 그건(암은) 잘못하면 사망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 그런 검사를 다 하고 나서 혹시 허리의 문제가 아닌지를 보는 게 중요합니다. 천의 얼굴을 가진 게 좌골신경통입니다.
> 그러면 한 사람이 이 증상이 있다가 저 증상이 있을 수도 있나요?
>> 물론이죠. 자세에 따라, 시간에 따라, 시기에 따라서도 많이 변합니다.
> 아까 수술적 치료에 대한 얘기를 조금 했는데요. 허리디스크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죠?
>> 네, 허리디스크가 너무 크게 나와 신경을 마구 눌러서 운동신경이 죽기 시작하는 경우에는, 운동신경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 빨리 수술해야 합니다. 그걸 오래 지체하게 되면 다리에 마비가 오고 소대변을 못 가리게 될 수 있죠. 그런 경우에는 보통 48시간 내에 수술을 하라고 합니다. 그런 경우도 있고, 모든 보존적인 치료를 오랫동안 해도 안 낫는 경우는 수술을 해야 할 때도 있죠. 그렇지만 얼마나 강한 보존적 치료를 해야 하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제대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사람들마다 다릅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은 3일 보존적 치료를 했더니 안 나으니 4일째에 수술하겠다고도 하고, 어떤 분은 1년 간 충분히 할 수 있는 모든 보존적인 치료를 해보고 나서 그래도 계속 나빠지면 수술하겠다고 하는 등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 부분은 딱 잘라 말할 수 없습니다.
> 아까 교수님께서 <백년허리>라는 책을 소개해 주셨는데요. 저희 어머니께서 허리가 계속 아프셔서 얼마 전 그 책을 사드렸거든요. 그 책을 읽고 어머니께서 “어떻게 이 분이 내 마음을 잘 알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혹시 교수님께서 특별히 요통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 저한테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이 허리가 아프셔서 어떻게든 그걸 해결해 보려던 부분도 크고요. <백년허리>서문에 보면 제 개인적인 이유가 나오는데요. 제가 40대 초반부터 6~7년 동안 허리가 굉장히 아팠습니다. 앉았다가 일어서기만 하면 뻐근하게 아픈 게 몇 년 동안 계속됐습니다. 물론 그동안 제가 허리를 낫게 하려고 그때까지 제가 알고 있었던, 그때까지 재활의학과에서 ‘이것이 허리를 위한 운동’이라고 알려져 있던 운동을 열심히 했죠. 남들보다 다섯 배는 열심히 했을 겁니다.
그래도 계속 아프고 제 환자분들도 치료가 안 되는 겁니다. 허리가 아픈 건 기계적인 이유 때문인데, 대부분은 기계적으로 허리를 잘못 놀려서 아프게 되는데 그렇다면 기계적으로 잘 놀리면 아프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아무리 기계적으로 잘 놀려도 계속 아픈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허리를) 기계적으로 잘 놀리는 매뉴얼’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어떻게 허리를 놀리는 것이 허리에 좋을까'라는 테마로 몇 년 동안 열심히 도를 닦았습니다.
> 그렇다면 누구보다 요통을 완화하고, 치료하는 운동에 대해 일가견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저희 어머니께서 허리가 너무 아프셔서 제가 헬스장에 등록해 드렸거든요. 그래서 퍼스널 트레이닝, PT를 받으시고 심각하게 악화되셔서 거의 움직이지도 못 하시고 몇 달 동안 고생하셨거든요. 혹시 피해야 되는 운동이 있을까요?
>> 사실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허리에 좋다는 운동의 99%는 다 나쁩니다. 특히 TV에 나오는 허리 운동, 대부분 나쁘고요. 그리고 피트니스 센터에서 퍼스널 트레이너, 유명한 분들이죠, 그런 분들이 가르쳐 주는 운동이 다 나쁜 운동입니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허리 운동에는 두 가지 잘못된 이론이 있습니다. 하나는 허리가 아픈 것이 허리 주변의 근육이 뭉쳐서 아프고, 이 근육이 뭉치면서 - 허리 주위에 요추전만이라는 곡선이 있습니다 - 그 곡선 때문에 허리가 아프다고 생각하던 적도 있었습니다. 허리가 뻣뻣하니까 아프다. 그건 척추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겁니다.
그래서 1936년 윌리엄스라는 댈러스의 정형외과 의사가 윌리엄스 굴곡운동을 만듭니다. 허리 주변의 근육 뭉친 걸 풀어주고 허리의 척추전만을 없애주는 운동으로, 허리를 마구 앞으로 구부리는 스트레칭을 하게 합니다. 누워서 다리를 가슴까지 잡아당기거나,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등으로 바닥을 누르게 하는 운동입니다.
그 운동이 전 세계에 너무 강하게 퍼져 있습니다. 저도 한 번씩 과거 외래 차트를 보면 2009년까지는 허리 아픈 환자분들에게 윌리엄스 굴곡운동을 하시라고 시켰습니다. 그 운동의 기본 개념이, 요추전만이라는 허리의 곡선, 사람이 일어서면 생기는 아름다운 곡선이 있습니다. 눈으로 보기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디스크를 보호하는 생체역학적 곡선인데 그게 허리 통증의 원인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운동을 하면 안 되고요.
두 번째는 허리가 아픈 것은 허리가 약해서라는 생각입니다. 허리가 약하다는 건 허리 주변의 근육이 약하다는 생각이고 그래서 허리 주변의 근육을 강하게 키우면 허리가 안 아파질 거라는 정말 잘못된 생각인데요. 허리가 아픈 것은 근육 힘이 약해져서가 아닙니다. 근육이 약해서 아프다면 장미란 선수나 양학선 선수는 허리가 절대 아프지 않아야 하죠. 하지만 아마도 그 선수들도 40~50대가 되면 허리가 아플 겁니다.
왜 아플 것이냐? 허리를 너무 강하게 쓰다 보면 속에 있는 디스크가 찢어지면서 아프게 됩니다. 그걸 의사들이 몰랐기 때문에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면 허리가 안 아프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칭과 허리 근육 강화, 이 두 가지 때문에 허리가 망가집니다.
> 들으시는 분들을 위해서 다시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똑바로 다리를 펴고 앉아서 앞으로 허리를 굽히고 손이 발끝에 닿게 하는 것, 똑바로 하늘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허리를 꽉 누르는 것 등이 안 좋은 운동이었군요.
>> 그리고 고양이 자세가 새로 떠오르는 국민 허리 운동이던데요. 한 웹툰 작가가 만화에 그 자세를 그려 넣기도 했던데요, 잘못된 겁니다. 하시면 안 됩니다. 윗몸 일으키기, 누워서 다리 들기, 헬스클럽에서 하는 등근육 운동, 다 나쁘다고 보시면 됩니다.
> 책에 ‘맥켄지 운동’이라고 나오고, 교수님을 ‘멕켄지 운동의 전도사’ 이렇게 부르는데요. 먼저 멕켄지 운동이란 무엇인지, 또 앞에서 말씀해 주신 허리 통증을 위한 운동과는 뭐가 다른 건지 설명해주시죠.
>> 매켄지 운동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일단 저를 맥켄지 운동의 전도사라고 부르는 건 정말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맥켄지가 주창하는 운동 중에 단 하나만 좋다는 거고요. 맥켄지가 여러 가지 운동을 주창했는데 그 중의 상당부분은 잘못된 게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조선일보 기자가 큰 기사를 쓰면서 그게 부각이 됐습니다. 사실 맥켄지 운동이 나온 게 1956년이에요. 그런데 왜 그게 60년이 지난 2016년 서울에서 이슈가 되냐는 거죠. 맥켄지 운동의 상당부분은 통증을 더 악화시키는 면이 있고, 맥켄지 운동 중에서 '신전'하는 부분만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에 저는 맥켄지 운동의 전도사라기 보다는 '신전동작의 전도사'라는 명칭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맥켄지 운동의 차이점은, 그 전에는 허리가 뒤로 젖혀지면 더 아파진다는 생각에 허리를 구부리는 윌리엄스 굴곡운동만 했거든요. 그런데 맥켄지가 신전운동을 하던 자기 환자가 갑자기 다리저림이 없어진 걸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다리가 저리는 좌골신경통에 대해서는 신전 동작을 가하면 디스크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서 아픈 게 없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신전동작을 주창했죠. 그래서 당시로는 창조적이고 새로운 운동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저도 몰랐던 건데 위의 기자가 저에게 “맥켄지가 1956년에 주창했는데 왜 지금까지 널리 퍼지지 않은 겁니까?”라고 질문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좋은 운동이 60년 동안 사장돼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무엇이 문제였냐 하면, 맥켄지가 신전운동을 시킬 때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좌골신경통이 더 심해지는 환자가 100명 중에 20~30명 정도 있었던 겁니다. 그 사람들은 해결이 안 되고 왜 그러는지도 모르는 거예요. 그래서 맥켄지는 그때 어떤 이론을 내세웠냐 하면 ‘허리가 아픈 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구부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 다른 하나는 펴는 걸 좋아하는 사람.
그래서 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펴는 걸 계속 시키고, 구부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계속 구부리는 걸 시키라고 했는데요. 맥켄지가 보기에 구부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디스크 탈출이 아주 크거나 탈출로 인한 좌골신경통의 신경염증이 아주 심해서 뒤로 젖히는 것만으로도 다리 쪽 저림이 심해지는 사람들이었어요. 현대 의학에서는 디스크탈출에 대해 93년도 올마르케르의 발견과 그 후 일련의 실험들이 나오면서 그런 경우에는 신경뿌리의 염증을 빼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서 그 부분이 의학적으로 해결된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제야 맥켄지 신전동작이 제대로 사용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맥켄지 동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신전동작을 통해서 디스크가 터지는 것을 막고 구부리지 않는 게 중요한 겁니다.
> 들으시는 분들이 ‘신전동작이 뭐지?’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대표적인 신전운동 한 가지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옛날에 엎드려서 숙제도 하지 않았습니까? 엎드려서 숙제하는 자세입니다.
> 배를 바닥에 깔고 똑바로 누워서 (팔을 구부려서)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있는 자세네요.
>> 배게 같은 걸 가슴에 받쳐도 좋고요. 양쪽 주먹을 쥐고 턱 밑에 받쳐도 더 좋고요. 엎드려서 상체를 약간 들고 있는 자세가 바로 신전동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생각이 완전히 전환되는 것 같은데요. 저는 허리 아플 때 그 자세를 안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은데요. 허리가 아프면 최대한 허리를 편평하게 바닥에 갈고 척추가 너무 굴곡지지 않게 다리를 세우고 누워 있는 자세를 취했던 것 같은데, 반대 (엎드린) 자세가 도움이 되는군요.
>> 지금 김 교수님이 말씀하신 자세가 하면 당장은 편안합니다. 요추전만이라는 곡선을 없애는 자세를 하면 당장은 시원하고 편안해 집니다. 왜냐하면 요추전만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주변 근육들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으니까 시원하고 편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시원함이 한 20분 정도 지속되고요, 그 시원함을 얻느라고 요추전만을 없앤 것 때문에 생기는 디스크 손상으로 인해서 허리가 다시 아파지기까지 서너 시간이 걸리죠. 그러다 보니 다음날 아침에 허리가 아픕니다. 그래서 내가 뭘 잘못해서 아침에 허리가 아픈 건지를 모르는 거죠.
많은 경우에 그 전날 별일 없이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뻐근한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엔 전날 뭔가를 잘못 해서 디스크를 찢은 겁니다. 자는 동안 찢어진 자리에 염증이 몰려 와서 아프게 되는 겁니다.
> 오늘 당장 집에 가서 해 봐야겠네요. 숙제하는 자세. 엎드려서 배를 바닥에 깔고 다리도 죽 펴고 팔꿈치는 바닥에 대는 자세.
>> 그리고 그때 코로 숨을 크게 들이쉰 다음 입으로 숨을 천천히 내쉬는 게 중요합니다. 허파 속에 있는 한 방울의 공기라도 다 밀어낼 정도로 내쉬고 나서 다시 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심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척추 주변의 모든 근육들이 완전히 이완되는 게 중요합니다.
> 이번 주에는 맛보기로 간단하게 살펴봤고요. 다음 시간에 보다 자세한 요통 완화와 치료를 위한 운동법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선근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백년허리>라는 책을 참고해 보셔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팟캐스트 건강톡톡, 지금까지 진행에 김민선 교수였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 지키미가 되는 서울대학교병원 팟캐스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