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정 순정
쓰레기더미에 자기 아이가 옷이 벗겨진 채 살해된 아픈 기억을 가진 정 순정이
아이의 죽음과 연결된 사람들을 하나씩 죽여나가는 영화
계모인지 백화점에서 아이를 패듯이 때리던 여자 머리를 대못으로 찍어죽이는 순정
이름과 달리 순정과는 전혀 거리가 먼 순정
하지만, 달리 보면 자기 아이에 대한 순정 때문에 시작된 연쇄살인이다
형사인 오 성호와 이별한 순정이에게 아이는 마지막 비상구였을 터
자기 아이가 처참하게 죽은 쓰레기장에서 변화사를 기중기 꼭대기에 매달아 복수인질극을 벌이던 순정이는, 자기 아이 목소리를 내며, 무섭다고 말한다
이 대목에서 엄 정화는 연기다운 연기를 했지만
쓰레기장의 씬은, 5%가 부족한 느낌이다, 순정이가 자기의 아픈 기억을 치유할 정도의 고통을 뱉아내는 씬이었어야 하는데...
하지만, 영화는 반전을 이룬다
체포된 후, 정신병동에 갇힌 순정이가
오 성호가 성경책 사이에 넣어준 면도칼로
자기 아이 살해범을 만나, 잘 드는 칼로 회 뜨듯이, 목을 날카롭게 가르며 죽이기 때문이다
우리영화는 조폭영화 아니면, 살인영화, 그리고 팝콘영화 세 계열 뿐인 듯하다
조폭과 살인을 팝콘으로 덮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가 하면
팝콘을 흩뿌리고 튀어나오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탓이다
좀 더 잔인할 수 없는가, 현실은 영화보다 더 잔인할 터인데 영화는 현실의 리얼리티를 쫓아가지 못한다 좀 더 잔인하고 잔혹한 영화, 언제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