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아주 잊어버리고 오직 일체중생을 위하여서만 산다...
영원에서 영원이 다하도록- 법성(法性)이 무진(無盡)하므로 법계(法界)가 무한하며 법계가 무한하므로 시분(時分)이 무량하다. 시분이 무량하므로 중생이 무변하며 중생이 무변하므로 자비(慈悲)가 무궁하다.
이렇듯, 중중무진(重重無盡)한 법계연기(法界緣起)의 대원리는 화엄정경(華嚴正經)에 원만구족하였으니 이는 우주의 근본법칙이며 불타의 구경교칙(究竟敎勅)이다. 따라서 심현오묘(深玄奧妙)한 이 진리를 요약한 보현보살의 행원품은 불교의 골수요 대도(大道)의 표준이다.
광대무변한 법성의 지혜와 자비로써 무진법계의 무량중생을 위하여 무한시겁(無限時迲)이 다하도록 무애자재한 대활동을 하되 추호의 피로도 염의(厭意)도 찾아 볼 수 없는 거룩한 성행(聖行)- 이것이 보현보살의 서원이며 미진제불(微塵諸佛)의 본회(本懷)이다.
이 법을 알아 이 법을 행할 때 시방진계(十方塵界)가 극락정토 아님이 없으며 육취중생(六趣衆生)이 묘각여래(妙覺如來) 아님이 없다. 이리하여 사바(娑婆)의 모든 모순과 투쟁은 영원히 사라지고 평화와 자유로써 장엄한 대낙원의 무한한 광명이 항상 우주를 비춰 널리 싸고 있을 것이다. 현현묘묘(玄玄妙妙)한 이 진리를 이름하여 불가사의(不可思議) 해탈경계(解脫境界) 라고 한다.
삼라만상 일초일목이 다 불가사의며 일체중생의 일거일동이 다 해탈경계니 참으로 불가사의 중 불가사의다. 이것은 이론에 있지 않고 실천에 있는 것이다. 이 불가사의 해탈도는 보현보살의 십대(十大願)이 그 지침이니 이 십대원을 근수역행(勤修力行)함으로써 누구나 다 일체중생과 더불어 화장찰해(華藏刹海)의 대 해탈인임을 알 것이다.
이 무진보장(無盡寶藏)의 성전(聖典)이 난해한 한문 속에 갇혀 있는 것을 광덕(光德)스님의 원력으로 국역이 완성되어 이에 모든 사람 앞에 널리 개방되었다.
감로(甘露)의 문은 이제 남김없이 활짝 열렸으니 이 금언성구(金言聖句)를 부지런히 독송하며 힘써 실천하여 저 보현대사(普賢大士)와 같이 미래겁이 다하도록 오직 일체중생을 위하여서만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암흑 속에서 헤메는 이들이여!
어둡다고만 한탄 하지 말고 두 눈을 바로 뜨자! 우리 모두가 본래부터 만고불멸(萬古不滅)의 대광명 속에서 살고 있나니....
성철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