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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혼孤魂
고혼
울고 있구나
세상의 이름으로 울고 있구나
고혼
울고 있구나
존재의 이름으로 울고 있구나
너로 하여 울고 있는 이 빈 몸은
눈물로도 울 수 없는 빈 껍데기
아,
빈 몸 사르어 눈물 둘거나
귀신같은 날
어제는 우주가 내것만 같았고
오늘은 온 세상이 꿈만 같아라
밤인가 해서 눈을 뜨니 밤이 아니요
낮인가 해서 눈을 뜨니 낮이 아니로다
아,
나는
세월 맨 끝 뒷모퉁이에 서서
無의 파편 하염없이 토하고
윤회의 사슬 뒤척이며
한 바퀴 생사의 꿈을 희롱하는가
무욕
아무것도 가진게 엇어
시비하는 자 없고
아무것도 줄게 없어
관심 갖는이 없도다
安國의 밤
심심한 마당에
비 떨어지는 소리
한가로이 고개 모아
중, 살림이 넉넉하다
오늘은 천년묵은 고목나무의 뿌리처럼
오랜세월 고독한 영혼으로
홀로 서 있는
목이 긴 학이 되어
푸른 하늘 맨 끝을 쪼고 싶다
아,
나는
바람의 살로 옷을 입고
시린 달빛 걸음으로 방황하는 별이 되다
지친 은하수의 계곡을 넘어
무정
숲 속 외로운 부처님
이른 아침 새들이 날아와
제멋대로 지절대다
해질 녘 중 하나
깃털을 줍네
홀로 선 자
아름다워라
홀로 선 자
이 세상
어떤 기쁨도
고요히 스스로
홀로 있는
기쁨만 못하리
무심
앉았다
일어 섰다
하루 해 떨어지고
노을 빛 댕겨 덮고
달맞이 하는 차
새들의 노랫 소리
두 귀를 맞대니
어느새 초승달이
볼 귀를 끄는구나
빈 절
아무도 없는 빈 절
달 그림자 벗하며
맑은 바람 차 마시고
이슬 따 얼굴 씻고
풀섶에 눕노니
한마리 산새는
창공을 나른다
화엄세계 - 선
길은 길을 묻지 않고
길은 길을 가지않네
스스로 길임을 아는 길은
아무런 길도 묻지 않고
아무런 길도 가지 않네
만물은 스스로 길임을 아나
사람은 스스로 길임을 모르네
오직 사람만이 길을 묻고
길을 가는 것은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착각속에서
길을 잃었기 때문이다
자기를 겸손히 살피는 자에게
만물이 스스로 길이 되는가
만행일기중에서 <覺>
화엄세계 - 법음
내 지난날을 되돌아 보니
아무런 할 일 없이 오고 갔었네
지금 길을 멈추고 생각해보니
온 일도 없고
간 일도 없네
몸을 굽혀 앞을 보니
왼발은 또고 오른 발은 닿네
만행일기중에서 <왼발은 뜨고>
화엄세계 - 사리탑
빈 마음
빈 마음으로 보는 세상
텅 빈 마음으로 세상을 보면 천하가 내 밥상이다
화엄세계 - 옴
화엄세계 - 열반송
허허당虛虛堂스님 소개-
1956년 11. 15 일생
경북 고령 덕곡 출
1974년 가야산 해인사 출가
해은 스님 은사
1976년 득도 향곡선사 문화에서 선수행을 쌓음
1978년 경남 남지토굴에서 도반 무념스님과 정진을 하다
문득 깨달은 바 있어 붓을 잡기 시작
1983년 지리산 벽송사 방장선원에서 선수행과 함께 본격적인 선화작업에 들어감.
1984년 허허당 선화전- 빈 마음의 노래 (중앙화랑)
1986년 허허당 선화전- 어디로 갈꺼나 (르노아르 아트홀)
1989년 허허당 선화전- 생명의 걸음으로 (거리전시 한달간)
1991년 허허당 선화전- 가고 가고 또 간다 (벽아 미술관 초대전)
1995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부처님오신날 기념전 (서울역 문화회관)
1997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우담바라의 꽃은 피고 순회전 (서울공평 아트홀
부산 국제신문사 광주 방송 라인 문화회관)
1998년 세계문화유산 기념 초대전 (합천 해인사)
2000년 5월 생명축제전 (스위스에서 갤러리 테제미드 초대)
2000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선승의 눈 (청직화랑 초대)
2001년 허허당이 본 화엄세계- 오른발은 뜨고 왼발은 닿네 시화집 출간 (밀알출판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신비롭다
그대 마음을 비우면
내가 누구인가를 묻지 말고
나를 놓아 버려라
그러면 온 세상이 나 아님이 없다.
나는 나, 그것만이 내가 아니다.
나를 바라보는 모든 것이
이미 나인 것이다.
비워라
그 때 나는 사라지고
하나의 큰 생명이 존재할 것이다.
비워라
내가 없으면 모든 것은 온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