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겨울호 대지문학상 심사평/인묵 김형식(시인 평론가)
●1.수필 신인상 심사평/인묵 김형식(시인 평론가)
수필:백만송이 마스크 /김남길
ㅡ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마음을 갖은 문인 .ㅡ
수필을 가리켜
'붓 가는 대로 생각나는 대로 쓴 문장이다'라고 한다.
수필은 운문인 시도 아니며 또한 산문인 소설도 아니다.
시와 소설과 전혀 별개의 독립된 산문 문학이다.
수필은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것이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뛰어난 문장력을 구사하지 않고서는 독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작품을 쓸 수 없다.
김남길 선생의 '백만 송이 마스크'는 잘쓴 글이다.문장력 구사, 창작성, 문학성, 감응력이 탁월하여 수작으로 볼 수 있다.
문장이 짧으면서 짭짤하다.
똑똑 끊으면서 함축된 글이다.
알맹이가 실한 글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자는 '위기시 현명한 자는 계획을 세우고, 미련한 자는 변명만을 갖는다'라는 성현의 말씀을 새겨 담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경제인이다.
문인으로서 김남길 선생은 경제학자 마셜의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숨결’을 갖는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열심히 읽고 쓰고 공부하며 맡은 바 역할과 사명을 다했을 때 그속에서 백만 송이 장미를 피워낼 수있지 않겠는가.
그 주인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더욱 정진하여 우리의 수필문학에 큰 획을 긋기
바란다.
등단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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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송이 마스크/ 정남길
기해년 황금돼지띠 한해는 회사 경영이 유난히 어려웠다. 어렵다 보니 하루하루 보내기도 따분했고 재미있는 일도 별로 생기지 않았다. 전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였음에도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월급 주기 바빴고,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호강스러운 이야기였다.
수요는 늘어나지 않는데 생산 경쟁업체만 늘어나다 보니 판매 가격을 낮추어야만 했다. 납품가격을 생산 원가 아래로 해야만 낙찰이 되었고, 그렇게 판매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출혈 경쟁일 수밖에 없었다. 업종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끝에 공장을 매각하기로 하였다. 다행히 인수하겠다는 작자가 나타났다. 인건비도 제때 못 주는 악덕 고용인으로 고발당하는 상황은 면하게 되어 한시름 덜게 된 것이다. 정든 공장을 매각하려니 한편으론 속이 시원하고 또 한편은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총매각금액 30억 원을 직원들 고용 승계 조건으로 계약금 3억 원을 받았다. 채무금 갚고 나면 별것도 아니지만, 부동산 가격만 받고 매각하기로 한 셈이다. 재고가 5억원 정도 되었는데, 재료비만 요구해도 거부당하여, 차라리 불우 이웃돕기나 하고 나중에 팔기로 마음먹고 매각 조건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매각하게 된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인지. 이제 일에서 손 떼고 마누라와 여행이나 다니겠노라고 다짐했다.
큰 고민거리가 해결되고 하얀 쥐의 해 경자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설날을 그런대로 즐겁게 보내는가 했다. 바로 이때 원인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는 괴질 코로나19 감염병이 중국 우환에서 터졌다. 실은 수심 일 전에 사고가 터졌는데 언론 통제가 가능한 중국의 특성상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 지진이 나려면 쥐가 먼저 움직인다더니 코로나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해 보겠다는 문의가 쇄도했었다. 외상 거래가 대부분이던 관행이 현금 거래 조건으로 바뀌기까지 하면서.... 몇일도 안 되어 우리나라에도 코로나19 가 치명타
를 던진다. 이전에 나한테는 이미 많은 양의 마스크가 애물단지였었다.
하룻밤이 지나기 무섭게 가격이 치솟는다. 가격은 고사하고 제발 팔아 달라고도 사정하는 바이어가 있다. 상상하기도 힘든 고액의 현금을 들고 실물을 찾아 007작전이 벌어지는 상황이 벌어진다. 재고 중 일부는 물정을 모르고 싸게 팔았고, 조금 배짱을 튀기며 안 팔았더니 2배 3배로 오른다. 나머지 물량과 추가로 생산한 물량은 4배 5배를 더 받고 팔았다.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되었다. 가지고 있던 재고 물량을 괜히 일찍 팔았나 후회도 했다. 밀려든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실은 욕심도 작동해서 받았던 공장 매각 계약금 3억 원도 위약금까지 변상하고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며칠이나 지났을까? 30억 원에 팔려고 했던 공장을 외국에서 마스크 주문은 받은 관계로 생산
공장이 꼭 필요하다며 배액을 준다고 팔라고 사정까지 한다. 그것도 아는 사람을 대동한 부탁으로 들어온다.
'이런 기회가 나한테 오다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망설여졌지만 더 이상의 욕심은 버리기로 하고 60억 원에 매각을 결심하였다. 어떤 작자는 100억을 준다고도 찾아오기까지 하였다. 괜히 팔았니 후회도 해보았다.
'두 번씩이나 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지?' 세상은 신용사회이기도 한데...' 하면서 체념했다. 잔금이 수중에 들어오고 소유권이 변동되었으니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야 방법이 없겠다. 그러나 아쉬움만 남는다. 내 목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워낙 품귀현상이 심해지니 방역 당국이 판매도,
거래도 개입한단다. 흔히 얘기하는 사회주의 국가 배급제도로 규제한다고 야단이다. 꼭 필요한
사람들만이 있는 게 아니고 불안감에 사재기하는 가수요까지 불어난다. 다 털어버리고 여행 가겠다고 마음먹었었지만, 여행도 마음대로 갈 수 없게 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꼼짝달싹도 못 하게 방역 당국이 이동 제한을 했다. 외국 여행은 고사하고 국내 여행, 더 나아가 모이는 것 자체를 제한했다. 방안에만 있으라는 듯 외부에는 꼼짝하지 말라고 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심하다 보
니 돌아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도 없다.
공장 매각한 돈이 있어 경제적으로는 그런대로 풍족해서 은행 빚 다 갚고, 세금 내고, 그간 신세 진 사람들과 함께 고생해 준 동료들을 만나 용돈도 두둑이 주고, 눈치 보아가며 맛있는 밥도 실컷 사준다. 그러던 사이 반년이 흘러갔다.
그렇게 가격이 치솟던 마스크 가격이 뚝 떨어졌다. 정부 규제가 따르다 보니 마음대로 팔 수도 없고 마음대로 수출도 못 하는 상황이 되었다. 더군다나 과잉 생산이 되었는지 가격이 뚝뚝 떨
어지더니 원래 가격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팔았던 공장 사장이 찾아오더니 매매금액의 반만 받을
테니 되사줄 수 없느냐고 한다. 실은 매각하고 나서 내가 제안한 적이 있었다. 돈을 벌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니 투자했던 돈 이상은 충분히 벌었다고 한다. 천만다행이다. 손해를 보았다면 심적부담으로 괴로워했을지도 모른다. 경제 흐름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능통하신 분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장을 매각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어이가 없지 내가 제안에 넘어갈 줄 알았나 보다.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세상이 다들 어렵다고도 하고 어렵게 돌아가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이런 위기에도 현명한 자는 계획을 세우고, 미련한 자는 변명단을 갖는다는 성현의 말이 생각났다. 돈 버는 일은 자제하고 보람 있는 일이 없을까. 이리저리 궁리해 본다. '이런 게 가진 자의 여유일까? 실은 가진 자들이 다 그런 여유를 갖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괴질이 어느 정도 잡히고 나면, 분명 과잉 생산으로 업계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다.
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전광석화 같은 아이디어가 흥분을 감당하지 못하게 만든다. 주변 사람들에게 특히 사회적 약자들에게 나눔 활동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정신
을 가다듬고 마스크 나눔 활동을 전개한다. 맨 처음 마음먹었던 계획을 실천하기로 한다. 그간
맺어진 인맥을 활용하여 다짐했던 마스크 무료 나눔 활동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국회 전현직 보건복지위원장, 국회의원을 초빙, 이름하여 '사랑의 마스크 100만 장 무료 나눔 발대식'을 한다.
'사랑의 마스크'라고 하는 로고도 만들어 널리 알렸고, 훗날을 생각해서 상표 특히 등록 출원까지 하였다. 봉사자와 세간의 관심이 필요하여 거창한 행사를 하고 싶었지만 모임 인원 제한으로 꼭 필요한 소수 인원만을 모시고 발대식을 하였다. 주변의 칭찬이 대단하고, 매스컴의 관심도 대단 하였다.
불우 이웃들에게 100만 장 무료 나눔 봉사를 전개하였다. 우선 생각나는 게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가 몸을 다친 국가유공자들과 그 가족들이 먼저 생각났다. 그러나 주변에 그런 분들을 찾아 나선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궁리 끝에 국가의 힘을 빌리기로 하였다. 그들을 보살피고 도와 주고 있는 국가보훈처에 나눔 소식을 전하고 필요하신 분들은 지원 신청을 하라는 안내를 부탁했
다. 많은 이들이 나눔 요청을 해왔다. 또 한편으로는 지방자치단체나 도움이 필요로 하는 단체들을 찾아 나서 전달도 하였다. 의미 있는 일이다 보니 뜻을 같이하고 돕겠다는 자원봉사자들도 힘을 함께 모아준다. 100만 장 나눔을 목표로 하였는데, 반년 정도 만에 180만 장, 무료 나눔을하였다. 나눔에 뜻을 함께해주시는 훌륭한 분들도 계시고, 공급이 과잉되다 보니 팔지 못한 재고
를 기부해 주시는 업체도 동참해 주었다. 가난한 외국에도 무료 나눔을 하고자 했지만, 발송비가
만만치 않아 조금만 보냈다. 독일, 카나다, 미국, 일본뿐만 아니라 필리핀 등 개발 도상국 단체까
지 나눔을 하기도 했다.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다들 힘든 시간이었는데 나한테는 기회가 되었었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보람도 컸던
것 같다. 무료 나눔을 해 준 마스크를 사용하는 이웃들을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어려운 고비를 참고 견디면 기회는 온다고 하는데 무리한 욕심을 버리니 세상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상표 등록 출원 신청이 심사와 보정을 거쳐 최종 등록 확정이 되었다. 상표권을 획득하었다. 이런 기회가 다시 내 앞에 찾아오기를 기대해보면서 백만 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사랑의 마스크가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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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지문학상 심사평(시)/인묵 김형식
(시인 평론가 )
대지문학상 시 / 엄상희
엄상희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특히 창작성과 문학성이 탁월하고 감흥 능력이 있어 독자들의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는 시인으로 평가된다.
시는 형이상학形而上學적인 언어라 할 수 있다.
이유인즉, 시는 사실의 언어가 아니고 진실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심사에 오른 5편의 시 모두 수준이 높다. 그중에서
'빵과 늙은 아비'는 비유가 잘된 수작이라 할 수 있다.
더욱 정진하시여 우리 문단에 큰 족적 남겨 주시기 바란다.
수상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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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소녀가 보인다 / 염상희
삶의 가을,
깜빡이는 눈 속 깊은 곳
밤하늘 별을 헤아리는
소녀가 보인다
투박한 말투에서
역경의 삶이 보이고
시선을 경계하는 처신
조신함을 지켜낸다
쭈굴 주름 사이에
번지는 담백한 미소
아직도 영락없는 소녀다
2).친구 승이 이야기/ 염상희
힘들게 사는 친구 철이 도와
생활비 보태라고 돈 백만 원
철이 손에 쥐어 줬지
그때 승이 하는 말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너와 나만 아는 거야..!!"
받은 친구 철이 고마워 가슴 뭉클
몇달 후 다른 친구 식이가
"승이가 너 도와 줬다는 말 들었어
그래 잘했다. 내가 고맙다 했어"
"아무도 모르니, 너만 알라했어"
저와 나만 아는 거라 해놓고?
철이 약간 쪽이 팔린다
그후 몇 달 후 그 얘기는
여러 친구들에게 또 들렸고
존심 상한 철이 열이 머리끝에 닫다
"내가 언제 도와 달라했어? 씨ㅂㄹ"
승이 功은 텅빈 空가 되고
망신과 더불어 개새끼가 되었다
까발리는 입은 평생 고마움을
날려버리는 헛손질 같은것
자랑 좋아하는 내속에도
까발리는 입이 있음을 본다.
3).감나무 해거리/ 엄상희
내년을 준비하는
너는 참
존경스럽다
한해를
쉬어가는 여유
닮고 싶구나
싶구나
작년의 주렁주렁보다
내년의 주렁주렁을
머릿속에 그리며
너의 여유로움
누구의 계획일까?
지금 네 모양에서
풍성한 내년을 본다
4).스스로 / 염상회
산자에게 남는 건
자존심 하나거늘(自)
높은 콧대는
이겼을 때 세우는 것
패자의 콧대는
뭉게진다. 베어진다
나라 싸움에 지면
아예 전리품이 되는
콧대와 콧수염
콧대를 지키려면
이겨야 됨은 불변의 진리
왜 이겨야 하는지
깡그리 뭉게지는 비참을 알기에
콧대 스스로 얘기한다.
혼자는 세울수 없는것.
무기 들고 울타리 쳐서
배성을 지키는 나라(國)되면
자존심은 그냥 세워 지는 것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생명 구호를 되뇌여 본다.
<시작 노트> 우리 말속에 들어있는 한자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한자시'를 써보고 싶었다. 나라 자강의 중요성을 생각해본다.
5).빵과 늙은 아비/ 염상희
뽀얀 소맥분이 아씨
물이랑 섞이어 뒹굴 때 아이인 줄만 알았더니
이웃에 누룩 놈 이사 오니
가슴이 부풀어 마음이 부풀어
한참을 좋아 죽는 구나
빵굼터에서 뜨겁게 하룻밤 지새더니
채색옷 갈아입고 살맛을 내는 모습이라
사는 게 저리도 즐거운가.
둥실둥실 부푼 빵이 되었구나.
얼씨구 절씨구 별일이야
동구 밖 늙음 아범 외동딸 끼고 사시지 말고
시집보내심이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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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심사표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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