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대릉원, 황리단길, 동궁과 월지, 교촌마을, 첨성대, 동궁원, 경주랜드 등
우리가 가장 많이 들리는 경주 시내에 있는 여행 포인트들이다.
경주는 4계절 모두 어디나 아름답지만, 오늘은 가을에 가기 좋은 경주 여행 포인트를 소개할까 한다.
아직 코로나 때문에 편안히 방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분명 돌아올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는, 즐겁게 돌아다닐 수 있는 편안한 여행지가 될 것이다.
도리마을
경북 경주시 서면 도리
경주 중심부에서 차로 약 30분. 버스로는 한 시간 반. 제법 거리가 있는 곳이지만 느긋하게 가을을 즐기고 싶다면
은행나무 노랗게 물든 경주 도리마을은 어떨까?
마을 앞에 깨끗하고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요금은 무료.
사람이 붐빌 때에는 바로 옆에 있는 경주 환경농업교육원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마음 편히 방문해도 좋겠다.
은행나무가 가득한 도리마을은 진짜 은행나무 군락밖에 없는 시골 마을이다.
깨끗하게 평화로운 시골 마을.
이런 외진 곳까지 왜 오냐고 하면, 글쎄 나도 전에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느낄 수 있는 느낌 때문이다.
이런 곳이어야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안락함과 포근함이 있다.
도시 구석의 어떤 작은 공간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곳에서 느낄 수 없는 느낌.
직접 와서 눈으로 보고, 공기를 마시며, 바람을 느껴야지 알게 되는 평화로운 느낌이다.
이런 느낌은 마음 깊이부터 가득 채워오고, 사람을 충전시켜주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거기에 명확한 사진스팟까지 있으니 좋지 않을 수가 없다.
타이밍을 딱 맞추어 방문한 줄 알았는데 아직 도리마을의 은행은 완연한 노란빛은 아니었다.
매년 은행이 노랗게 물드는 시기가 미묘하게 달라서 후기들을 잘 확인하고 가야 예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일찍 가면 잎이 덜 노란 은행나무숲을 만나고, 늦게 가면 은행잎이 노랗게 바닥에 깔린 은행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올해는 코로나로 은행나무 군락지의 접근을 막아 두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찾아갔는데 출입 제한이 있어 매우 아쉬웠다.
혹시나 안쪽 깊은 곳의 은행나무 구역은 들어갈 수 있을까 하여 걸어가 보았지만 역시 모든 은행나무 구역은 출입 금지였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결단한 뜻을 존중하여, 멀리서 바라보며 마을을 걷는 것으로 2020년 도리마을 첫 방문을 마무리하였다.
마을회관 앞에서는 농산물을 파는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마트에 비하면 월등히 싼 가격에 많은 양을 판매 중이니 잘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사는것도 좋을 것 같다.
어르신 몇 분이 과일을 사기 위해 흥정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강렬한 사투리가 들려왔다.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기에 확실히 내가 정말 멀리 여행을 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마을회관 뒤로 작은 은행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 언젠가는 이 은행나무들도 시간을 먹고 큰 나무로 성장할 테지만, 아직은 작고 아담한 나무들이다.
은행나무숲을 막아 놓은 사람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조그만 공간이어서인지 이곳은 딱히 막아두지 않으셨다.
앞에 계시는 마을 분들도 그쪽으로의 접근은 제지하지 않았다. 몇몇 분들은 화장실에 들를 겸 그곳에서 노란 은행나무와 함께 사진을 남기는 모습이 보였다.
은행나무숲이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면, 작은 은행나무라도 함께 추억을 기념하는 것도 괜찮을듯하다.
혼란하고 팍팍하게 느껴지는 삶에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은, 걷고싶은 도리마을 같은 여행지가 점점 좋아진다.
화랑의 언덕
위치: 경북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 산261-1
2019년 JTBC 예능 ‘ 캠핑클럽’으로 널리 알려진 화랑의언덕.
화랑의 언덕으로 가려면 경주 중심지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산 위로 올라가야 한다.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은 없는 것 같으니, 아무래도 자차로 여행하는 사람만 갈 수 있겠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면 구불구불한 산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차들이 많지 않아 나 홀로 어딘가를 가는 느낌이 든다.
화랑의 언덕에 거의 다다르면 길이 급격하게 좁아진다.
1.5 차선 정도로 길이 줄어들기에 마주 오는 차를 만나면 조금 난감하다.
차가 크지 않다면 별 무리 없겠지만 큰 차 둘이서 마주 선다면 굉장히 당황스러울 느낌이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지만 코너마다 거울이 없다. 화랑의 언덕에 도착하기까지는 천천히 또 조심히 운전해야겠다.
길을 따라 가을이 먼저 와 있었다.
앞에도 뒤에도 차는 없고 울긋불긋하게 단풍이 들어있는 길 주변의 나무가 아름다워,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올라갔다.
예상을 깨고 화랑의 언덕은 사유지 안에 있었다.
입구에 매표소가 있었고 1인 2천 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했다.
청소년 수련원으로 운영하는 공간이라 그런지 주차공간도 넓게 마련되어 있었고,
대형버스까지 주차 가능한 공간이 있었다. 이곳까지 대형버스가 올라올 수 있으려나 싶었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 못할 운전실력이지 싶다.
넓은 벌판 위에 작은 즐길 거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진촬영을 위한 포토스팟들이 곳곳에 있었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들도 넉넉했다.
돗자리를 가져와서 잔디에 앉아 따듯한 오후를 보낸다고들 하는데
역시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의자와 평상을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평일에 방문해서인지 사람이 많지 않다.
블로그 후기에서 보았던, 화랑의 언덕 명상 바위에서의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은 온데간데없었다.
너무도 편하고 자연스럽게 사진도 남기고,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며 남기는 사진은 하늘과 산 모두 깨끗하고 맑게 나와야 기분이 좋다.
모처럼 화랑의 언덕을 찾아왔는데, 하늘이 쨍하게 맑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뷰는 언제나 묘한 매력이 있다.
힘들었음에도 피로감을 싹 날려주는 느낌, 언젠가 다시 방문하더라도 기꺼이 찾아올 느낌말이다.
한번 겪었으니 다음 방문에는 간식거리와 돗자리를 가져오는 것도 좋을듯하다.
생각보다 이곳은 즐길 거리가 많다.
사진스팟도 많고, 동물과, 연못도 있으니 여행 나온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화랑의 언덕은 지금 같은 가을도 좋지만, 푸릇푸릇한 여름에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