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을 하다 보면 교사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나쁜 교사도 있겠지만, 이 글은 고통을 호소하며 상담을 찾는 교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상담을 통해 알게 된 점은 의외로 가르치는 일 자체는 큰 어려움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교감·교장과의 갈등이나 행정업무의 과중함을 호소했고, 무엇보다 ‘부모’로부터 오는 심리적 압박감이 가장 컸습니다.
많은 교사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 아이를 가르치고 다독이며 돌봅니다. 그런데 정작 이들을 가장 지치게 하는 건 어른과의 관계였습니다.
과거에는 스승이 존경받는 존재였고 다루기 조심스러운 위치에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교사는 정보를 제공하고 아이를 돌보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졌고,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 쯤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교사를 함부로 대하거나 그 고통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애는 원래 안 그래요.”
“오늘 숙제는 했나요? 약은 잘 먹였나요? 급식에서 이 반찬은 빼주세요.”
“집에서는 그런 적이 없어요.”
“선생님이 아이를 너무 몰아붙여서 그래요.”
교사가 상황을 설명하면 아이를 방어하는 데 급급해지거나, 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회피하거나, 심지어 교사에게 투사하며 불만을 표출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이들 각자 사정은 있겠지만, 선택한 방식은 매우 날카롭고 공격적일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던져진 말과 행동은 결국 교사의 마음에 화살처럼 꽂힙니다.
외부에서 보면 교사는 감정을 잘 다루는 전문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교사는 매 순간 정서적 압박과 폭력에 쉽게 노출되는 위치에 서 있으며, 공감의 부담이 커질수록 자기 감정은 뒷전으로 밀립니다.
그 결과 남는 것은 ‘피로한 공감’과 ‘무기력한 친절’뿐입니다. 상담을 찾은 교사들이 최종적으로 고민하는 선택지는 종종 휴직이나 퇴직이었고, 이런 선택이 반복되면 아이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쉬는 동안에도 교사들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왜 이렇게 작은 일에도 예민해질까?”
“이 관계에서 내가 잘못한 걸까?”
“내 잘못인 걸까?”
이런 자기 의심이 쌓이면 교사의 내면은 서서히 소진됩니다.
그렇다면, 이 감정의 무게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상담은 단지 ‘문제 부모를 다루는 기술’을 배우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나를 돌보는 시간입니다.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왜 그 말에 흔들렸는지 감정의 근원을 마주할 때 비로소 교사는 다시 아이에게 진심으로 다가갈 힘을 회복합니다.
오늘도 아이의 성장을 위해 애쓰는 모든 교사분들께 전하고 싶습니다.
좋은 교사이기 전에, 괜찮은 ‘나’로 존재해도 됩니다.
상담은 그 마음이 다시 숨 쉴 수 있게 도와주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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