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통/조르바(903회 토론용)
조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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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통
조르바
아동 학대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속이 따끔거린다
세상에 어쩌면 저럴 수가 있나 하지만 고백건대 나는 첫딸을 때린 적이 많다
때린 줄도 모르고 꾸역꾸역 살았는데 욜로주의를 선언한 딸이 집을 떠났다
잘 자라서 떠났겠거니 안심했는데 소식 없음이 길어 마음 켕긴 지 오래, 뒤탈이 난 게 분명하다
변변치 못한 늘그막에 딸 키우던 때를 생각하면 몸이 물 밖으로 떨어진 물고기처럼 파닥거린다
종아리가 손바닥이 머리가 아프다
내가 뜯어먹고 자란 가시고기 같은 내 아버지 회초리는 기억 속에 문드러져 아프지 않은데
생때같은 내 자식은 유리거울 안쪽에서 표정 없이 나를 본다
들리지 않는 말 뒤편을 보니 어깨 한쪽에 울음 주머니를 메고 있다
* 산문시로 썼는데, 줄글이 길어 화면 보기를 위한 편의상 행을 나눠 뒀습니다.
첫댓글 침묵 21-08-30 00:14
제903회 물빛 시 토론 (2021.8.24.화) 저녁7시~9시 20분 (T그룹통화)
환상통 / 남금희
-맞고 자란 사람이 자기 자식을 때린다는 말도 있다
나는 크게 맞은 적도 없는데 아이를 회초리를 들고 때렸는지 모르겠다
때린 적도 없는데 아이는 맞은 기억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회초리는 어림도 없다
딸은 엄마에게 맞은 게 마음에 남았나 보다
시적인 장치
시를 쓰려고 약간의 과장도 있다 (조르바)
-시가 처음 들떠있다가 점차 차분하게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마지막에 말 뒤편을 – 이해가 잘 안 됐다
이 시는 어머니만이 쓸 수 있다 (여호수하)
-욜로주의란?
이 시를 따님에게 보여주면 좋겠다 (돌샘)
-인생을 혼자 즐기면서 사는 주의를 욜로주의라고 한다 (조르바)
-나도 회초리를 들고 아이들을 키웠다
시에서는 이렇게 썼지만 약간의 확대
시 쓰려고 약간의 과장이 있다 (서강)
-우리 아이는 편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했는데 사표를 내고 서울로 갔다
첫 번째 이유는 부모로부터의 탈출이었다
죄의식을 가지고 슬퍼할 일이 아니다
상처를 잘 아물게 하면 된다
시로 표현했
기 때문에 이미 치유된 것이다
상처는 주고받는 것이다 (코너리)
-끝행은 없어도, 오히려 상상하는 여지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불교적 해석으로 오랫동안의 상처는 한 마디의 사과로는 안 되고
‘그때 내가 잘못을 한 것 같다’ 라며 딸을 위한 기도를 많이 하라
따님을 향해 기도를 오래하다 보면 저절로 녹아진다
상대방의 태도, 말씨 등에서 느껴진다 (하이디)
-이 시를 읽으면서 반성된다 (해안)
-너무 감동적이다
자기 속마음을 내보이면 이렇게 감동적이 되는구나
이런 시를 쓰다니 진정성이 느껴지고 너무 잘 읽었다
시로서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 (목련)
-이오타 교수님:
오늘 시가 참 좋은 시라고 생각한다!!!
잘 읽었다
환상통 – 깊이 부딪쳐 온다
환상통은 진짜 통증은 아니다
꼬리가 없는 사람이 꼬리가 있는 것처럼 – 아슬아슬한 느낌이 있다고 하거나
팔이 없는 사람이 팔이 아프다고 한다
실제로 통증은 아니고 – 심리적, 상상이나 머리로 느끼는 통증
예술가, 시인 – 환상통, 예민하다고 생각한다
시인 - 예민한 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상통을 잘 느낄 수 있다
특히 욜로주의 – 비혼주의, 독립, 가정을 떠나
일
어머니 입장 – 딸의 입장
<물 밖으로 떨어진 물고기처럼~
가시고기 같은 내 아버지 회초리~
유리거울 안쪽에서 나를 본다~
울음 주머니를 메고 있다~>
이런 구절들은 표현을 아주 잘 가지고 왔다
표정 없이 나를 보고 있다 – 객관적으로 본다
아버지의 회초리는 기억 속에 문드러져 아프지 않은데~
아버지 입장에서 볼 때
표정 없이 나도 아버지를 볼 수 있다
부모 자식관계
리얼하게 잘 썼다
어깨 한쪽에 울음 주머니를 메고 있는 – 내가 깨닫는다
모성적인 인식 모성적 환상통
산문시 – 자연스럽게 걸리는데 없이 잘 읽힌다
이미지 장면 – 리얼하게 잘 묘사했다
무엇보다도 잘 쓴 것은
화자의 솔직성 – 조금 과장되어 있지만 솔직한 태도가
시를 살아나게 했다
앞서 토론 중에 나온 사과에 대해서~
신들의 대화는 눈짓이다
눈빛으로 다 안다
어머니와 딸 사이에는 입으로 사과 안 해도 다 안다
솔직하게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