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새
조성모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이 세상에 태어나일생에 단 한번 가장 슬픈노래를 부르고가시에 가슴을 찔려 죽는 슬픈 새가 있습니다.슬픈 가시나무새가 살았었습니다.한 걸음 다가서면 두 걸음 멀어지는그런 한 사람을 사랑하는슬픈 가시나무 새가 있습니다. 언제나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서그 사람만을 기다리고그를 위해서만 노래하는슬픈 가시나무 새가 있습니다.그가 웃으면 웃고 그가 울면 따라 우는매일 매일 지친 몸을 이끌고그 사람의 둥지나무 꼭대기에서 노래하던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어두운 밤하늘 그가 돌아가는 밤길에그를 대신해 매에게 날개를 다친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너무 지치고 초췌해져서 돌아온 그를 위해자신의 깃털을 뽑아따뜻한 둥지를 만들어준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어느 추운 날..앙상한 가시나무 위에서그 사람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다하얀 눈을 붉게 물들인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사랑한다 말하면그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것 같다며끝내 이 말은 못하고또 그를 위한 노래만 부르던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오직 그 사람만이 듣지 못했던슬픈 노랫소리가 있습니다.오직 그 사람만이 듣지 못하는 노래를 부르던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끝내 그 사람이 그 새를 떠날때도바보같이 너무 바보같이가시나무위에서 또 노래만 부르던붉어지는 눈망울과 식어지는 숨결로그의 행복만을 빌던 그런 바보같은그래서 너무 슬픈가시나무새가 있었습니다.그리고...그리고...그 가시나무새를 사랑한가시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나는그...가시나무입니다. 가시나무 새의 전설 일생에 단 한번 우는 새가 있다.그 울음소리는 이 세상의 어떤 소리보다 아름다우며,둥지를 떠나는 그 순간부터 그 새는 가시나무를 찾아 헤맨다.그러다가 가장 길고 날카로운 가시를 찾으면 몸을 날린다.죽어 가는 새는 그 고통을 초월 하면서 이윽고종달새나 나이팅게일도 따를 수 없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가장 아름다운 노래와 목숨을 맞바꾸는 것이다.그리하여 온 세상은 침묵 속에서 귀를 귀울이고신께서도 미소를 짓는다.이유는 가장 훌륭한 것은 위대한 고통을 치러야만비로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작가 콜린 맥컬로우의 소설 - "가시나무 새들(The Thorn Birds)" 중에서 -- Borumie -
출처: 아트힐 원문보기 글쓴이: 파시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