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
신아문예대학 수필창작 금요반 서상옥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 되거라 잘 되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의 은혜는 어버이시다/
5월은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어 사랑이 넘치는 가정의 달이다. 빨간 카네이션을 주고받는 부모와 자녀, 스승과 제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맑아지고 행복이 넘치는 순간들이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어버이 사랑이요, 스승의 은혜다.
우리 거실에는 수년째 빠지지 않고 찾아온 호접난이 화사한 미소를 날리며 나비처럼 나풀거린다. 꽃잎보다 더 고운 사랑의 향기가 가득하다. “스승의 은혜 감사합니다”라는 리본이 달려 있다. 현재 정읍제일고등학교 교장이 보내온 선물이다. 1970년대 지리산자락 남원 보절중학교에서 가르친 제자다. 40여 년간 변함없이 이어 온 사제의 정이다. 그 따뜻한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
‘스승의 날’은 1958년 강경여자고등학교 청소년 적십자단원들이 병중에 계시는 선생님을 위문하는 데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은사의 날”로 정해 오다가 1965년에 대한적십자사가 주도하여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것이다. 한 때 축소되었다가 1982년에 부활하여 “스승의 날”로 제정하였다. 스승을 공경하는 사회 풍토를 조성하고, 교사들의 사기를 높여주며 사랑과 존경의 뜻으로 교원의 사회적인 지위를 높여주려는 국가적인 기념일이다. 한 때 스승 찾기 운동도 전개했으며, 지금도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공이 큰 참 스승을 찾아 훈 포장을 주는 등 스승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예로부터 君師父一體란 말이 전해왔지만 현대에 와서 그 정신이 퇴색해가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추억에 남는 스승의 날 행사는 성스러웠다. 선생님들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면서 스승의 은혜에 감사했다. 그때 합창으로 불러 드렸던 스승의 노래는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현대는 물질만능주의 시대다. 계란 몇 개의 정성과 양말이나 손수건에 어린 뜨거운 사제의 정이 사라져가고 있는 성싶어 가슴이 아프다. 촌지寸志라는 본뜻이 뇌물로 변화되어 부조리라는 남루한 옷자락처럼 교권이 무너져가고 있지 않는가? 마침내 “스승도 없고 제자도 없다”는 말이 회자되는 교육현장이 안타깝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은 교육의 힘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OECD국가 중에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다고 한다. 그것은 정신적인 성장이 따르지 못한데서 오는 모순이리라. 홍익인간의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인성교육이 모자란다는 결론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진리가 참으로 아쉬운 세상이다. 일류대학을 나온 엘리트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얼마나 헌신봉사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결코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어가고 있다는 말은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사회를 어지럽히고 있어 온 국민의 원성을 듣고 있지 않은가? 국민이 걱정하는 정치가들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해마다 초등학교 은사님을 모시고 사제의 정을 나누어 온 지도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 선생님은 일제 말, 광주사범학교 시절에 독서회를 조직하여 독립운동을 하셨던 독립유공자이시다. 올해 90세 되시는 은사님의 애국혼을 기리며 몇몇 제자들이 모여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을 나누고 있다. 참으로 보람 있는 모임이다. 우리는 다 함께 스승의 노래를 불러드렸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 아아, 보답 하리, 스승의 은혜/
(2015.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