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간도, 동만특위 반민생단 투쟁
1. 북간도에서의 공산주의 전파
2. 조선공산당의 만주총국 설립과 항일투쟁
3. 조선공산주의자들의 중국공산당가입과 항일투쟁
4. 반민생단 투쟁
5. 반민생단 투쟁의 원인과 교훈
반민생단 투쟁의 참된 원인은 무엇인가?
반민생단투쟁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나는 개인적으로 반민생단투쟁을 “반민생단참변”으로 생각한다. 경신참변보다 희생자의 숫자가 적지만 자유시참변보다는 몇 배나 더 많다. 경신참변에 죽임당한 북간도의 조선사람들은 대적(大敵)인 일제의 총칼과 불에 죽고, 몽둥이에 맞아 죽고, 자유시참변에 희생당한 만주의 독립군은 코민테른에서 나온 러시아 군인과 서로 다른 편에 속해 있던 독립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러나 반민생단참변에 죽은 사회주의 계열의 조선인 항일투사들은 같은 사회주의 계열 항일투사의 일방적인 잔인한 고문과 총칼에 죽었다. 그동안 반민생단참변을 묵상하며 항일 독립운동의 길을 같이 가는 자들이 더구나 사상적으로 동일한 사람들의 단체에서 단계와 절차도 밟지 않고 사람들을 마구 죽여 버린 엄청난 비극, 부조리와 모순을 민족의 제단에서, 독립운동의 제단에서 어떻게 이해하며 화해시키며 승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며 많이 울었다. 억울하게 죽은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빌며 수시로 그 분들을 추모한다. 민족주의계 독립운동가들과 다름없었던 그들의 순수한 나라와 민족 사랑을 기억하며 그들의 죽음이 주는 교훈을 새겨 본다.
첫째, 그 어떤 사회주의자도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자기 민족과 나라의 입장에서 공산주의 혁명투쟁을 할뿐이다. 그들은 중국의 혁명이 조선의 혁명이라고 말하면서 중공동만특위에 참여한 조선인들을 배려한다며 동만특위 내에 “조선국내공작위원회”를 설치하였지만 그것은 명목에 불과하였다. 중국 지도자는 중국에 유익하도록 투쟁 일정을 조정할 뿐 결코 소수민족을 배려하지 않는다. 중국혁명이 완성되면 조선독립은 절로 된다고 주장하며 중국 혁명에 동참을 적극 권하였던 중공공산당의 민족이기주의와 국가이기주의 앞에서 조선인 개인은 참으로 무력하다.
둘째, “1국1당”원칙은 생래적으로 지도자에게 중앙집권적 권력과 독재 특권을 허락하므로 민주주의와 양심의 자유 그리고 인권의 차원에서 볼 때 참으로 위험하다. 1국 1당의 제도는 소수민족과 약자를 유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쉽다. 우리는 반민생단투쟁에서 이 사실을 원 없이 체험하였다.
셋째, 엄중한 형벌로 표현되는 고문은 불의하고 악한 독재 권력가들의 표상인데 인민의 행복과 평화를 위하는 중공동만특위가 고문으로 조선인들의 허위 자백을 받았다는 것은 이미 그 단체가 타도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제국주의를 모방한 것이다. 고문은 그 자체로서 봉건적이며 반혁명적이며 인간성의 파괴이다.
넷째, 동만특위 내의 조선인들을 선입관으로 불신, 차별하는 한족(漢族) 지도자에게 조선인들이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하향식 당 구조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 차별과 배타를 조장하고 생명과 인권을 외면하는 혁명은 반드시 무너진다.
다섯째, 3년 6개월 동안 조선인 청년 독립운동가 5000여 명이 무고하게 학살당하고 있는데 중공만주성위와 동북지구의 북만특위, 남만특위의 조선인들은 무엇하고 있었는가? 이 문제를 민족차별의 문제로 인식하고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이 현재까지 나온 글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같은 독립운동의 길에서 같은 사상으로 하나가 되어 독립의 날을 꿈꾸었던 동지들의 굳은 맹세는 감상에 불과하였는가? 권력의 위세에 눌렸는가? 그들이 민생단 첩자로 몰려 총살당한 자들을 진짜 첩자로 생각하였는가? 그들의 침묵이 마음 아프다.
청년들의 뜨거운 심장과 맑은 눈동자를 생각한다.
조국을 찾겠노라 말 달리던 그들이
낯선 북간도, 동만의 하늘 아래서 붉은 피를 뚝뚝 흘리며 죽어가며 몸으로 드린 기도를 묵상한다.
“반민생단참변”으로 얼어붙은 그들의 이름과 죽음이 우리의 미래를 여는 밑거름, 교훈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2022. 7.16 토요일 새벽에
우담초라하니 올리다
참고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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