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ego Bay/Bonby Bloom 2015년 1월 23일이었다. 나는 전혀 그럴 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인생의 파도가 들이닥쳤다. 당뇨 진단을 받은 것이다. 몸매도 날씬하고 체중도 적당한데 왜 내가 당뇨냐... 믿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부정한다 해도 검사상의 수치는 당뇨병 환자였다. "약을 드시죠." 의사가 말했다. "3개월만 기다려 주세요." 나는 조금만 더 두고 보자고 사정쪼로 말했다. 나는 당뇨와 싸우기로 결심하였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그리고는 죽자 사자 대운산을 올랐다. 하루에 두번 오른 적도 있었다. 그러기를 한달여...우선 체중이 급격히 줄었다. 10키로 이상 줄어들었다. 주변에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어디 아프세요?"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3개월... 병원에 다시 갔다. 수치는 좋았다. 정상이었다. "네 이정도면 약은 안 드셔도 되겠네요. 그렇지만 3개월 후에 다시 검사를 해보셔야 합니다." '이겼다. 당뇨와의 싸움에서 내가 이겼다. 별거 아니군...'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정상인처럼 행동했다. 술도 마시고 믹스커피도 즐겨 마시고 식사량도 예전 같이 마음껏 즐겼다. 다시 3개월 후... 병원에서 나온 검사결과는 최악이었다. "약을 드셔야겠습니다." 의사는 빙긋이 웃었다. 나는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심으로 당뇨와 같이 살아야겠구나 하고 작심하였다. 다시 산을 타기 시작했다. 산행의 즐거움은 당뇨가 내게 준 크나 큰 선물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시작된 산중일기는 또 하나의 부산물이자 행복한 선물이다. 산중일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산중일기 때문에 인생을 되새기게 되었고 자연과 그와 더불어 사는 모든 생명들과 대화하게 되었다. 그것이 어느새 300회에 이르렀다. 이 산중일기는 앞으로 내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0회까지 달려 볼 생각이다. 지금의 속도대로라면 1000회 정도면 내 나이 어느덧 팔순에 이르를 즈음일 것이다. 그때까지 이 산을 오를 수 있을라나... "충분하지라이...형님은 120까지 갈지도 모른다니께요...원체 생각이 즐겁기만 하고 긍정적이니깐유ㅡ" "대붕아 너는 내 어떤 점을 보고 즐겁고 긍정적이라는 것이냐?" "형님은 그저 먹고 노는 것만 생각하니 그럴 수 밖에요. 지금도 점심때 어디가서 낯술 한 잔하려고 궁리중이잖아요" 먹고 마시고 놀 생각만 하면 오래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름이 머지않은 듯하다. 등골에 땀이 차기 시작한다. 나무사이로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에어컨 보다 시원하다. 산행이 주는 즐거움이자 쾌감이다.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마음도 시원해진다. 가자ㅡ 쉼터바위에 바람이 더욱 시원하다. 소나무 가지에 걸터앉아 산 아래를 굽어 본다. 산은 어제도 산이고 오늘도 산일 뿐이다. 뿐이고~ 뿐이고~ 아싸~ (이거 왜 이래?) 산아래를 하염없이 바라보는데 갑자기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든다. (또 시작이군...) 엊그제 술자리에서 소맥 제조를 도맡아 하던 후배가 잔을 건네주면서 느닷없이 물었다. "인생이란 무엇입니까?' 응? 웬...뜬금없이... "인생은 미완성." 나는 그냥 나오는대로 답했다. 좋아하는 노래 제목이다. "인생은 새옹지마." 누군가가 뒤를 이었다. 그러더니 줄을 있는다. "인생은 긴 여행." "인생은 나의 것." "인생은 나그네 길." "인생은 파도." "인생은 부메랑." "인생은 바람 속의 먼지." "인생은 선물." "인생은 뜬구름." . . 그러자 후배가 말했다. "마 여러말 필요없습니다. 인생은 낙장불입인기라예. 형님, 안그런교? 낙장불입." "형님 제 조생(鳥生)도 낙장불입이겄지요?" 대붕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를 보고 괙괙 거리더니 산아래 저수지를 향해 내리 꽂듯이 날아간다. 낙장불입이라... Yes Sir, 오늘은 미세 먼지가 조금 있는 듯합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ㅡ 대운산객 드림
첫댓글 300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산중일기를 통해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아가고 배워 갑니다. 저역시도 1000회를 목표로 글쓰기 뒤따라 가도록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