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그 자전거가 사이클 이던 엠티비 이던 속초 220 Km라이딩은 로망이다.
그 자전거길을 머릿 속으로 그리면서 한강변 100Km가 넘는 자전거길을 몇 차례 돌면서 컨디션을 확인하고
또 마지막 크럭스 구간인 3.2Km의 미시령 옛 고갯길의 경사를 이겨 내려고 여기저기 언덕배기를
일부러 찾아가 업힐연습을 하곤 한다.
바이크 라이더들의 로망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 위험하게 저 미친 그 짓을 뭐 하러 하느냐고…..”
혀을 끌끌 차기도 하지만 그들의 속내는 내심 그 미친놈들의 열정과 뜬실한 허벅지, 장딴지를 부러워 하는 걸
나는 잘 안다.
우리 주위엔 비슷한 부류의 미친놈들이 참 많다.
마라톤에 흠뻑 빠져서 바이크 라이더 들이 속초 라이딩을 준비하듯 42.195 Km 풀코스 완주를 로망으로 삼는
우리 주변의 아마츄어 마라토너들...........
무슨 타이틀이나 훈장도 아닌데……
백두대간 종주, 무슨무슨 정맥,지맥 종주 또 무슨 무슨 태극종주 그것도 모자라 하룻 밤 동안
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을 종주하는 불수사도북 완주 등등
별의 별 ”꺼리”들을 만들어 몰려 다니는 산꾼들 .......
예를 들자면 수도 없이 꼽을 수 있다.
그들에게 왜 달리고, 왜 산 넘어 산에 오르고, 왜 걷느냐고…… 왜 그 고생을 사서 하냐고 물으면 뭐라 답할까?
그들에게서 무슨 거창한 이유나 멋진 대답을 기대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아닌가?
혹 그 중엔 멋지게 그 이유를 풀어서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딱히 그렇게 멋진 얘기를 풀어 놓을 대단한 이유나 성취동기를 내세울 것이 없다.
그냥 “ 하다 보니까……”, “ 하는 김에……”, “ 나도 한번 해볼까?” 정도가 내가 내세울수 있는
자전거로 달리고, 뛰고, 그 많은 산을 누볐던 알량하고 한심한 이유이다.
잠실에서 부터 220Km의 속초 자전거 라이딩
새벽 3시부터 준비하고 집을 나서서 해도 뜨기 전인 새벽 4시반에 집결, 5시 부터 달리기를 시작해서
서서히 밝아 오는 여명에 아스라히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하는 한강을 바라보며 달리다가
용문 쯤에서 아침을 먹고 잠시 쉬다가 다시 달리기 시작하면 서서히 허벅지, 장딴지가 땡겨 오기 시작하고
신남에서 점심 먹고 다시 달리면 이젠 땡켜 오던 허벅지, 장딴지가 내것이 아니다.
제가 알아서 제 멋대로 페달을 구른다.

인제를 지나면 자전거 안장이 엉덩이로 파고 들어 오는 것 같고
용대리를 지나 미시령 입구까지의 지루한 업힐을 오를 때는 이미 내 몸의 콘드롤 타워는
나의 이성이 아니라 오기와 서울서 부터 페달을 밟아 온 관성이다.
새로 닦아 놓은 하이웨이를 쏜살 같이 달리는 자동차들의 굉음이 정신 까지 몽롱하게 만들어 거의 꿈을 꾸는 듯 하다.
잠시 쉬었다가 미시령의 가파른 3.2Km의 고갯길을 오르면 나와 자전거와 오르막의 언덕길이 하나가 되어 버린다.
길의 경사를 바퀴와 페달를 통해 감지하고 다시 내 두뇌에서 대퇴부 근육의 탠션을 조정하고 그 탠션을 유지하면서
자전거의 기어를 한단 두단 올렸다가 또 한단 두단 내렸다가를 반복하면서
찬찬히 찬찬히.............. 호흡과 근육과 자전거를 달래 가면서 한 바퀴 한 바퀴를 굴리며 오름질을 계속 한다.
자전차에서 일단 내리면 그 경사가 심한 길에서 바닥난 체력과 이미 한계 용량을 초과한 호흡으로
다시 차에 올라 페달링을 하기는 쉽지 않아 일단 내리면 정상 까지 자전거를 밀고 올라 가야 한다.
"내리면 지는 거야..............."
"내리면 죽는 거야................" 를 머리 속으로 수도 없이 되뇌이면서 오름질을 해 댄다.
하지만 이내 호흡은 턱 밑까지 차 오르고 가슴은 터질 것만 같다. 허리, 허벅지는 이미 내 몸이 아니고……
" 내릴까................ 말까......................"
" 이 미친 짓을 내가 왜 또 하나......." 등등의 잡념으로 머리까지 혼란스럽다.
허벅지 근육이나 가슴이 곧 터져 버릴 것만 같은 압력 밥솥 처럼 되어 버리니
저쪽 위에서 불을 비추면서 힘 내라고 고함 치는 소리가 들린다.
다 왔구나. 그 소리를 듣고는 조금 전까지 혼란스럽던 머리는........... 순간.......... 리셋키를 누른 컴퓨터 처럼
공장출고 시점으로 돌아가 새벽에 집을 나설때 처럼........ 열정과 투지로 재충전 되어
조금도 피곤한 기색 없이 멋지게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이고 싶은 생각에...........
자전거 위에서 허리 펴고, 자세를 바로 잡으며, 표정 관리 까지 들어간다.....
남자들의 이런 허세는 허세가 아니라.......... 남자의 매력이다.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남자에게 이런 열정과 도전하고픈 성취욕이 사라져 버린다면
그건 야성을 잃어 버린 동물원의 맹수와 마찬가지 이다.
남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 확인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 끊임 없이 도전한다.
남자들에게는 섹스의 쾌감도 결국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자 하는 숫컷의 본능에 덤으로 주어지는
조물주의 선물일 뿐이다.
남자는 그것 때문에 산다.
끊임 없이 도전 하고 성취하고 때론 실패 하지만 그 실패를 거울 삼아 또 다시 도전해서 결국 성취하고는............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과 만족감.
그건 바로........... 나의 존재감 다시 말해..........." 나 괜찮은 놈이야" 또는 " 나 아직 쓸만 해 !!! " 인 것 이다.
우리들은 "1박2일" 동안 "무(모)한도전"을 통해.......... 마침내 이뤄내는 "남자의 자격" 공인 인증서에
꽝하고 도장을 찍었다.
첫댓글 벌써 재작년 일이 되었네요. 회장님 성화에 지난 번 라이딩 장면 다시 찾아서 올립니다.
제가 요즘 좀 바쁜 일이 있어서리...... 일이 좀 정리 되면 이번 2013년 라이딩 장면도 편집 들어 가겠습니다.
망년회 때 ..... 상영 목표로...
2년전의 감동을 다시 느끼게 해준 영철 후배님 땡큐~~
참 좋은 동영상에 글의 내용도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