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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이른바 ‘신(新)한옥’의 등장으로, 이제 한옥은 정체된 전통을 넘어 살아 숨쉬는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
한옥은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해온 고유의 전통주거양식이지만, 사실상 근·현대에 들어서는 대중의 외면을 면치 못했다. 대다수 사람들이 ‘생활의 불편함’, ‘값비싼 비용’, ‘유지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한옥 대신 아파트 등과 같은 현대 주거양식을 택한 까닭이다.
그러나 최근 한류열풍과 더불어 웰빙바람이 불면서 한옥에 대한 수요 또한 덩달아 급증하고 있는 중이다.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친환경 주택과 다양한 주거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선호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근래에 들어선 전통 기술양식에 첨단 기술과학이 결합, 한옥의 융통성과 편리함이 증대되면서 그 수요층이 지속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한옥의 대중화·산업화·현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 이에 따라 최근 한옥은 주택뿐만 아니라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사무실, 음식점, 카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끊임없이 진화·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이른바 ‘신(新) 한옥’의 등장으로, 이제 한옥은 정체된 전통을 넘어 살아 숨 쉬는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편집자 註>
기존 한옥의 심리적 효과에 현대 기술을 결합한 ‘신한옥’의 등장은 한옥의 부활을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서 신한옥이란 ‘한국 전통적인 목구조 방식과 외관을 기본으로 하되, 복합적인 구조방식과 혁신적인 시공방식, 성능 향상된 재료 등으로 구축된 건물을 의미하며, 미래 한국의 일상적인 주거문화로서 역사·문화·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주거공간’을 뜻한다. 한옥 특유의 전통적 디자인과 정서는 그대로 유지하되 현대적 기술 및 재료를 결합한 새로운 주거양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신한옥’은 한옥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 속에 탄생했다.
과거 한옥은 기밀성과 단열성이 낮은 점과 목재의 변형에 따른 개폐 문제 등 현대 주거공간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더욱이 과거 선인들과 생활양식이나 행동패턴이 현저히 다른 현대인들에게는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신한옥은 현대적 시공과 설계의 개발을 통해 비용은 낮추는 대신 편리함을 더하고 있다. 그동안 오롯이 목수의 손에 맡겼던 한옥 자재를 규격화된 제품으로 공장 생산해 효율성을 높이는가 하면, 한옥의 대표적 단점으로 꼽혔던 단열과 기밀을 보강해 기능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한옥주택 수요자들이 전통의 멋과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한 한옥형 인테리어를 선호하면서 이와 관련한 디자인 및 품질 향상도 가속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한옥전문 건축업체인 하루한옥의 박재원 대표이사는 “한옥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운영하는 하루한옥(주) 역시 현대한옥의 발전과 성장에 발맞춰 한옥의 대중화·산업화·현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하루한옥에서는 공장 생산화 80% 차세대 한옥 건축시스템을 개발, 벽체 및 지붕 등 주요 구조물 대부분을 공장에서 부품화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모듈러 공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디자인의 한옥을 간편하고, 빠르며, 편리하게 완성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박재원 대표이사는 “각종 화학 재료로 마감되는 현대 건축물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직접 겪은 뒤부터 한옥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친환경 재료로 건축되는 한옥은 정말 우수한 주거양식”이라며 “그러나 이와 같은 한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실용성과 편리함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때문에 하루한옥에서는 전통 목구조 결구방식의 황토흙벽 단열한옥을 추구하되, 한옥을 모듈별로 나눠 자동 공장생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술을 결합해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설계, 자재, 시공이 표준화되고 자동화되니 한옥건축 비용은 저렴해지고 편리함은 더해져 고객들의 요구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수출 문의도 부쩍 늘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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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더 이상 한옥은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유물’이 아니다. 오늘날 한옥은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는 ‘일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하루한옥 뿐만 아니라 여러 한옥건축업체들이 한옥의 장점에 실용성과 편리성 그리고 현대의 기술력을 더하며, 한옥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처럼 한옥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활용하는 범위와 영역 또한 한층 폭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거지로서의 한옥뿐만 아니라 음식점과 카페 같은 상업시설, 도서관과 미술관 및 박물관 등의 문화시설, 업무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한옥의 영역이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옥의 수요층이 늘어나자 전국의 여러 지자체에서도 신도시와 뉴타운에 한옥마을을 건립, 사람들을 유입하고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강민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장은 “한옥을 보수적으로 정의할 것인지 변형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둘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제 한옥은 현대적 가치의 하나로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일상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한옥은 개발시대의 표준주택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전국에 복제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사회의 가치에 부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변모해야 한다. 기존의 한옥이 가진 장점을 살리면서 현대 생활에 필요한 요구를 계속 수용해 간다면 신한옥에 대한 높은 관심과 좋은 반응은 앞으로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이제 더 이상 한옥은 민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유물’이 아니다. 오늘날 한옥은 우리 곁에서 살아 숨쉬는 ‘일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 전북도민일보 송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