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 인도품 32장】 미래를 대비한 수지대조
대종사 봉래 정사에 계실 때에 마침 큰 장마로 초당 앞 마른 못에 물이 가득하매 사방의 개구리가 모여 들어 많은 올챙이가 생기었더니, 얼마 후에 비가 개이고 날이 뜨거우매 물이 점점 줄어 들어 며칠이 못 가게 되었건마는 올챙이들은 그 속에서 꼬리를 흔들며 놀고 있는지라, 대종사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로다. 일분 이분 그 생명이 줄어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저와 같이 기운 좋게 즐기는도다. 그러나, 어찌 저 올챙이들 뿐이리요. 사람도 또한 그러하나니,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사람과 현재의 강(强)을 남용만 하는 사람들의 장래를 지혜 있는 사람이 볼 때에는 마르는 물 속에 저 올챙이들과 조금도 다름 없이 보이나니라.]
핵심주제
【류성태】 앞 못 보는 수지대조
【한종만】 미래를 보고 살아야 한다
【신도형】 수지를 대조하고 강을 남용만 말라
대의 강령
1) 큰 장마로 봉래 정사 초당 앞 마른 못에 물이 가득하여 개구리가 모여 들어 많은 올챙이가 생겼다.
2) 얼마 후 날이 뜨거워 물이 줄어들고 있지만 올챙이들은 그 속에서 꼬리를 흔들며 놀고 있었다.
3) 대종사, 올챙이가 생명이 줄어가는 줄도 모르고 즐기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4) 지혜 있는 사람이 볼 때는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사람과 현재의 강을 남용만 하는 사람들은 마르는 물속의 올챙이 같이 장래를 모르는 사람이다.
용어 정의
봉래정사(蓬萊精舍) 원불교의 제법성지(制法聖地), 소태산 대종사가 교법제도를 제정한 집. 전북 부안군 산내면 봉래산 실상사 뒷편에 있었다. 소태산 대종사가 구인제자들과 함께 방언공사와 혈인기도를 끝낸 다음 1919년(원기 4) 10월경 부안 봉래산으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월명암과 실상사에서 지내다가 1921년(원기 6)에 봉래정사(일명 석두암)를 지었다. 정사(精舍)란 정신을 수양하는 집, 또는 수행 정진하는 집이란 뜻. 소태산 대종사는 이곳 봉래정사에서 보림(保任) 공부를 하면서 원불교의 교리와 제도를 구상·초안하고, 또한 교단의 창립 방향을 계획하면서 창립인연들을 만났다. 송규·송도성·오창건·송적벽·김남천·이청풍·김혜월 등의 제자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는데, 낮에는 산을 개간하여 농사를 짓고, 밤에는 제자들에게 견성성불하는 법설을 설하였다(주작야선(晝作夜禪)의 생활). 1923년(원기 8) 5월 봉래정사에서 서중안·서동풍 형제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이듬해 2월에 봉래정사를 나와 전주·서울·익산을 거쳐 9월에 익산총부 건설. 또한 소태산 대종사는 봉래정사와 실상사 월명암 등지에서 당시의 선승 백학명·한만허 등과 친교를 맺어 많은 대화와 선문답을 나누기도 했다. 봉래정사와 실상사는 6·25 한국전쟁 때 불타 버렸고, 월명암만 현재까지 남아있다. 봉래정사터만 겨우 보존되어 오다가 1980년(원기 65)에 와서 소태산 대종사의 제법을 기리는「일원대도비(一圓大道碑)」를 세웠다.
수입지출(收入支出) 금품 등을 얻어 들이고 지불하는 일. 개인, 국가, 단체 따위가 합법적으로 얻어 들이는 일정액의 금액과 어떤 목적을 위해 돈을 지급하거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불하는 경비. “당일의 수입 지출을 기재시키는 뜻은 수입이 없으면 수입의 방도를 준비하여 부지런히 수입을 장만하도록 하며 지출이 많을 때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지출을 줄여서 빈곤을 방지하고 안락을 얻게 함이며, 설사 유족한 사람이라도 놀고먹는 폐풍을 없게 함이요”(《정전》 일기법).
수입지출 대조는 수지대조라고도 하며, 정신ㆍ육신ㆍ물질 면에서 수입과 지출을 맞대어 보는 것. 정기일기에서 말하는 당일의 수입 지출을 기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실시하는 금전출납부와 크게 상이하지 않다. 원불교 일기도 수입과 지출을 철저히 대조하여 경제적인 대조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기일기에 이 수지대조를 실시한다.
주석 주해
【류성태】 가장 어리석은 일은 자기의 생명이 단촉한 줄 모르고 무지한 생활을 하는 것이다. 생명이 단촉한 행동이란, 수입보다는 지출이 맣고, 강을 남용하는 행위로서 이는 무지 무명의 강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올챙이와 흡사하게 말라죽기 전 물고기에 대해 장자는 말한다. ‘샘물이 말라 물고기가 메마른 땅위에 모여 서로 물기를 끼얹고 서로 물거품으로 적셔줌은 드넓은 강이나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있는 것만 못하다(장자, 대종사편)’. 성현들의 가르침에는 서로 통하는 바가 있다.
【박길진】 법화경에 보면 집에 불이 났는데도 유아들은 이를 모르고 철없이 놀고만 있으므로 여러 방편을 써서 구원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삼계(三界)가 유여화택(猶如火宅)이라 했다. 그러나 범부들은 이러한 상황은 모르고 현실의 이욕에만 급급하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다. … 항해를 하는 배에 불이 붙었는데 선상에서 서로 이권 다툼만 하고 있는 상황과 같다. 또한 돼지를 잡으려고 왔는데, 돼지는 그것도 모르고 정신없이 먹고만 있음과도 같다.
【한종만】 중생들은 생로병사에 끌리는 불과 탐진치라는 삼독심의 불과 5욕 재물 명리의 불에 타고 있다. 중생의 어버이인 나는 이들을 구출해야 한다(법화경 비유품).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사람은 삼대력을 키우는 수행 없이 삼독 오욕에 끌려 다니는 사람이다.
【신도형】 수입 없이 지출만 하는 생활이나 남용만 하는 강자의 생활이나 죽을 줄은 모르고 살 길만 찾는 인생은 모두가 가련하고 딱하기만 하다. 영생의 진리와 현재 자기위치를 모르고 사는 생활은 모두가 마르는 못에서 뛰노는 올챙이와 다를 바가 없다.
관련 법문
【정전 제3 수행편 제6장 일기법 3. 정기일기법】 2. 당일의 수입·지출을 기재시키는 뜻은 수입이 없으면 수입의 방도를 준비하여 부지런히 수입을 장만하도록 하며 지출이 많을 때에는 될 수 있는대로 지출을 줄여서 빈곤을 방지하고 안락을 얻게 함이며, 설사 유족한 사람이라도 놀고 먹는 폐풍을 없게 함이요,
【대산종사법어 제3 훈련편 40장】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신분검사에는 당연 등급과 부당 등급과 수지 대조가 있나니, 당연 등급은 사람이 마땅히 실행해야 할 바를 밝힌 것이요 부당 등급은 사람이 행해서는 안 될 바를 밝힌 것이며 수지 대조는 수입과 지출을 대조하여 복을 지었는지 빚을 졌는지 점검하는 것이니라. 우리가 부당 등급을 줄이는 일이나 당연 등급을 실행하는 일을 단번에 할 수는 없어도 한 조목 한 조목 순서 있게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부처를 이루게 되느니라.」
【대종경 제5 인과품 31장】 대종사 영산에 계실 때에 하루는 채포(菜圃)에 나가시니, 채포 가에 있는 분항에 거름 물이 가득하여 뭇 벌레가 화생하였는데, 마침 쥐 한 마리가 그것을 주워 먹고 가는지라, 밭을 매던 제자들이 [저 쥐가 때로 와서 저렇게 주워 먹고 가나이다.] 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지금은 저 쥐가 벌레들을 마음대로 주워 먹으나 며칠 안에 저 쥐가 벌레들에게 먹히는 바 되리라.] 제자들이 말씀 뜻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여 "삼세 인과가 어찌 그리 빠르리요" 하였더니, 며칠 후에 과연 그 쥐가 분항에 빠져 썩기 시작하매 뭇 벌레가 그 쥐를 빨아먹고 있는지라,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내가 전일에 한 말을 그대들은 이상히 생각하는 듯 하였으나 나는 다만 그 기틀을 보고 말한 것 뿐이니라. 당시에는 분항 속에 거름이 가득하므로 쥐가 그 위를 횡행하며 벌레를 주워 먹었으나, 채소 밭을 매고서는 응당 그 거름을 퍼서 쓸 것이요, 그러면 그 항속은 깊어져서 주의 없이 드나들던 저 쥐가 반드시 항 속에 빠져 죽을 것이며 그러하면 뭇 벌레의 밥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을 미리 추측한 것이니라.] 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죄복간 인과도 그 일의 성질에 따라 후생에 받을 것은 후생에 받고 현생에 받을 것은 현생에 받게 되는 것이 이와 다를 것이 없나니라.]
위 내용은 【류성태(2008), 대종경 풀이 上, 405~407】,【신도형(1974), 교전공부, 615】,【원불교 대사전】,【원불교 용어사전】,【원불교 경전법문집】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