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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동부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14.1.12/뉴스 © News1 한재호 기자 |
공인중개업소 "규제완화 반기지만 효과는 제한적"
다세대·연립 주택에도 금융규제 완화 온기 돌아가야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임해중 기자 =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없어요. 집 사면 손해라는 생각들인데 빚을 더 내서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동작구 사당동 N공인중개업소 대표)
최경환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시사한 주택담보대출(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대한 공인중개업소들의 대체적 반응이다. 주택거래 침체의 근본적인 원인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수요자들의 불안에 있기 때문에 금융규제 완화가 거래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실거주 목적에서 주택 구입을 계획하고 있던 일부 수요자들을 매매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는 기대된다. LTV와 DTI가 완화되면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고 집이 꼭 필요한 수요자는 보다 손쉽게 집을 구입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파트는 물론 다세대와 연립주택에도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혜택이 돌아가야만 주택거래가 전체적으로 살아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공인중개사 밀집 상가를 찾은 시민들이 매물 정보가 안내된 게시물을 살펴보며 걷고 있다. 2014.3.2/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
◇금융규제 완화 효과 거두려면, 젊은층 LTV 더 풀어줘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금융규제 완화의 효과를 제한적으로 보는 이유로 주택경기가 긴 침체기를 겪은 뒤 수요자들 사이에서 "집을 사면 손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는 점을 꼽았다. 빚을 늘려 아파트를 사려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받쳐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동부이촌동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가격이 전셋값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수요자들이 전세를 고집하는 것은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다소 회복될 조짐을 보일때 금융규제를 완화하면 수요자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겠지만 지금 시장에서는 대출을 더 낄수록 손해라는 게 일반적 상식"이라고 설명했다.
LTV와 DTI 규제를 전략적으로 풀어야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규제완화책은 수도권 50%, 지방 60%로 나뉜 LTV 상한을 60% 수준에서 일원화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수도권은 LTV 상한이 10% 늘어나는 효과가 있지만 미세조정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강남구 논현동 N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의 60%까지 대출이 되더라도 목돈이 부족한 젊은 직장인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LTV를 일률적으로 조정하기보다 내집 마련에 나서는 젊은 직장인에게는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허용해주는 식으로 연령에 따라 대출 한도를 좀 더 늘려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은 있지만 소득이 없는 노년층에게는 DTI를 풀어주는 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젊은층과 고령층의 DTI 수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용산구 일대의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 © News1 허경 기자 |
◇규제완화 의지 '긍정적'…다세대·연립주택 배려도 필요
정부가 주택경기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확인시켜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서초동의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LTV, DTI는 주택시장에 마지막 남은 규제 대못으로 손꼽힌다"면서 "가계부채 심화 우려에도 정부가 금융규제를 손질하겠다고 나서면서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사당동 N공인중개업소 대표 역시 "금융규제 완화로 당장 거래가 급증하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LTV와 DTI를 손질에 나선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LTV, DTI 완화가 주택거래 활성화에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다세대 빌라나 연립주택에도 금융규제 완화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아파트가 주택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실거주 목적으로 다세대 빌라나 연립주택 매매를 원하는 수요자들도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다세대 빌라와 연립주택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기준에 따라 원칙적으로 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에서 담보대출이 가능하지만 아파트에 비해 담보가치가 떨어져 시중은행은 자체적으로 감정가격의 40% 수준에서 대출을 제한해왔다.
한남동 K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시중은행이 자체 가이드라인을 정해 제한하고 있는 다세대·연립 주택에 대한 대출한도를 끌어올려줄 수 있는 쪽으로 제도를 보완하면 전체적인 주택거래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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