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D 플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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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말 하나가 큰 힘이 됩니다 ^ ^ 」
…에……에………?……….
바……밥풀 이라구요………?
머쓱해지는 얼굴을 푸욱 숙여버리고 무안한 나머지 떨리는 손으로,
내 입가를 스윽 만져댔다……….
그러자 반들반들하고도 끈적끈적한 밥풀대기가 손에 띠이익 붙는 것이 아닌가.
" 하……핫……(;) 이…이런! 바…밥풀이 묻었구나 ~ 헤(;) "
괜시리 머쓱해져옴에 밥풀을 얼른 닦아버리고 밥을 우그적 우그적 퍼먹었다.
아아아………! 쪽팔려, 쪽팔려.
민망해 죽겠어 ! 그것도 모르고 세자 저하한테 여태 빵빵 소리쳤던 거야 ?
아……정말 ! 도대체………! 이 덜렁대는 성격이 화근이라니까……!!
진짜 무안해 죽겠네, 힝.
말없이 김치며 나물이며 밥이며 국이며 허겁지겁 퍼 먹었고,
그런 날 보며 고개를 까딱거리는 세자 저하.
국 한 술을 떠 먹으며 내게 말한다.
" 그렇게 무안해 할 필요 없어, 무안해 하라고 한 말은 아닌데.
이거 너무 상처 받은 거 같은 걸? "
후이이잉…………(!)
아아아아아악………! 세자 저하, 지금 나 한테 말 시키지 마세요!!
지금 세자 저하의 안면 조차 감히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민망하니까요………!
시선을 온통 밥에다가만 꽂은 채 대답 없이 밥만 열심히 먹었다.
" 풋. "
그런 날 보며 피식 하고 웃더니 밥을 먹기 시작하는 세자 저하.
세자 저하가 밥을 먹기 시작할 즈음, 난 거의 밥그릇의 바닥을 드러 낸 상태였다……….
헥헥……하도 초스피드로 먹었더니………….
부엌에서 수라를 드시고 계시는 세자 저하를 남겨두고 나 혼자 빈궁전 방으로 들어왔다.
쾅.
문을 닫고 침대에 덤블링 하듯 몸을 던졌다.
" 아아아악! 내가 어쩌자고! 어쩌자고! 그런 민망한 추태를…………휴우……!!
결국엔 찍 소리도 못했잖아 ! 이제 세자 저하 얼굴을 어찌 볼까나……! "
나 혼자 얼굴을 감싸며 아까의 추태를 생각하긴 싫어서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그리고 정신분열증(;) 환자같이 침대를 정신없이 뒹굴었더랜다.
히히…………….
그래도……그래도 세자 저하………….
장난이 너무 심하고 심히 과묵할때도 많지만…………….
그래도 괜찮은 분 이신것 같아.
내 남편………헤헤………; 내 남편이신데.
그리고 앞으로 내가 가장 많이 의지 할 사람이 될테고.
몇 십년 동안을 같이 살아야 하는 사람인…………………………!!!………………………
아아아아악───!!
뭐……뭐시라고?! 세자 저하와……검은 머리 파 뿌리 되서 세상 하직 할 때까지
살아야 하는구나………!!
오, 주여 !
가녀린 저에게(;) 어찌 그런 고통을 주시옵나이까─.
내 나이가 몇인가, 이제 갓 18살이다.
그런데……………세상을 하직 할때라 하면………아마도 할머니가 되어
머리칼에 흰 눈이 소복히 쌓여 있는 그 때가 아니던가.
주름살이 주렁주렁 매달리고 키도 자그맣게 되구, 흐아아아아악!!
적어도 난 100살에 편안히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헌데, 저 세자 저하와 100살까지 같이 맞부딪히면서 살라는 말인가?!
세상……에…………….
이렇게 생각하니까 징그럽잖아, 끔직해, 완전 호러스럽잖아(!)
휴우………………………………………….
저런 세자 저하와 평생을 살 생각을 하니 내 창창히 빛나던 미래가…………
검은 잿빛으로 변해버리는 구나.
암담해, 암울해 !
앞으로 내게 펼쳐질 일들이 너무 뻔하잖아 ……… !
궁궐에서 늙어 죽으란 소린가 ?! 난 해보고 싶은게 많다고 !
아아아아악! 이럴 순 없어 ! 이럴…………수가………………………
이럴 수가………………………라고 아무리 부정해봤자 이게 현실인걸, 흐윽.
정말 미치겠다.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괴로워 하고 있었다.
혼자……내 암울한 미래에 참담해 하고 있은지 어느덧 한시간이 꼬박 넘었구나.
휴우…………… 심심한데 거실에나 나가볼까? 아까 TV 도 있던데, 헤헤.
벌컥.
문을 열고 조용히 거실로 걸어나왔다.
우 측에 크게 자리한 세자 저하의 방이 내 시야에 들어온다.
세자 저하는 쇼파에 편히 앉은 채 TV 를 시청하고 계셨다.
……에………(;) 여전히 민망해! 민망해! 밥풀을 저주 할테야.
" TV 보려고 나왔으면 멍하니 서 있지 말고 이 옆에 와서 좀 앉지 그래? "
항상 끝부분이 의문문으로 끝나는 세자 저하씨.
흐……음(;) 조심조심 세자 저하의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한 발자국 쇼파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어색한 분위기와 민망함의 극치가 쌍두대벽을 이루었기 때문에.
그냥………(;) 멍하니 TV 만 쳐다보며 맞잡은 두 손을 꽈악 움켜쥐며 서 있었다.
세자 저하는 리모콘을 테이블에 툭 - 하고 던져버리더니 날 올려다본다.
저 한 쪽 다리를 다른 한 쪽다리에 올려놓고 팔 하나로 쇼파의 윗부분을 어께동무하듯
짚고 있는 저 자세…………………………정말…………………………………………….
거만해 보인다………하하………(;)
" 거슬리게 진짜. 앉으라고. "
내 손목을 화악 끌어 잡더니 거칠게 쇼파에 앉히는 세자 저하.
앗………(!)…………….
그 바람에 난 앞으로 꼬꾸라 지듯 털썩………하며 강한 둔탁한 소리와 함께 앉혀졌다지.
휙.
세자 저하의 손에 잡힌 손목을 황급히 빼내고……고개를 돌렸다.
세자 저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금 TV 에 눈을 돌리고 있었다.
………………………아……얼굴이 화끈거린다……아, 민망해.
분명 아까 일 때문에 이러는 것일거야, 잡힌 손목은 왜 그리 뜨끈뜨끈 한지.
세자 저하가 열심히 보고 있는 TV 프로에 고개를 돌렸다.
내 옆으로…………아무 표정없는 무표정으로 진지하게 TV 를 보고 있는 세자 저하의,
옆 모습이 내 눈에 비추어져 온다.
………저 오똑한 콧날……….
하얀 피부와 대조되는 아주 새카만 머리칼.
새초롬하게 약간 붉은 빛이 도는 입술………….
맑은 눈동자……………눈동자도 새카맣다, 홍채가………정말 검은 것 같아….
………쌍커풀이 있는 듯 없는 듯 희미하게 져 있고,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
가지런히 서 있는 검은 눈썹.
……그리고 시선을 아래로…….
긴 목을 따라 흰 남방셔츠에 반쯤 풀어버린 듯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검은 넥타이.
………단추 2개를 풀어헤쳐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앗…………(!)………….
괜시리 부끄러져 옴에 고개를 홰액 돌려버렸다……….
후이잉………이러니까 내가 너무 변녀같잖아.
얼굴에 마치 심한 열병이 온 것 처럼 내 얼굴은 금세 붉어져 버렸고,
나는 얼굴을 감싸쥐었다.
남자 구경 처음한 걸 꼭 그렇게 티내야 겠니, 은새야, 휴우!
그래도 너무너무 민망하잖아, 으이잉.
혼자 고개를 도리도리 내 젓곤 세자 저하의 옆선을 바라보았다.
………우와…………턱선도 죽인다………이렇게 가만히 있으니까 정……….
아………!………변녀같애, 그만 하자 ! 그만 !
무슨 심오하게 관찰하는 관찰자도 아니구, 후우.
TV 에서는 정말 내가 싫어하는 프로그램 1순위인,
130분 토론(;) 정치토론(;) 이런 것만 방송되고 있었다.
세자 저하는 정말 진지하게 그런 프로그램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 거리면서,
진지히 보고 계셨다.
" 휴우………. "
심심하잖아, 이런.
오늘 밤에 토크쇼 하는 프로그램! 내가 애청하는 거 보려고 했는데.
이 세자 저하가 따아악 TV 를 차지해 버리시구………….
이렇게 진지하게 정치프로그램을 보시는데 감히 뺏을 수도 없고.
정말 미치겠도다.
물끄러미 세자 저하의 옆 모습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이런 프로그램을 자주 열심히 봐두는 걸 보니 아무래도……………
훌륭한 국왕이 되기 위해 열심히 자기 노력을 하는 것 같아.
히히………나도 훌륭한 중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할텐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아, 히히.
휙.
갑자기 내 쪽으로 고개를 휙 돌려버리는 세자 저하.
으아아악! 깜짝 놀랐다…………!!
아, 아니 갑자기 그렇게 고개를 휘릭 돌리면 어쩌자는 거에요 !
사람 놀라게…………….
" 내 이름은 잘 기억해두고 있었지? "
" 예………? "
여전히 쇼파 윗머리에 팔을 거만히 걸쳐놓은 채 고개를 까닥거리며 내게 물어오는 저하.
아……이름이……유……유 시준이였던 것 같은데……
그때 너무 확연히 머리속에 박힌 것 같아.
" 예…알고 있사옵니다. "
세자 저하는 그런 날 보며 피식 웃어버린다.
이 사람은 도대체 뭐가 그렇게 웃기길래 나만 보면 피식 웃는 것일까?
" 이 봐, 갑자기 왜 또 그렇게 내숭이야?
아까처럼 바락바락 소리 지르던 모습은 어디 가고? "
이…이보세요, 세자 저하.
가뜩이나 지금 쪽팔려 죽겠는데 그런 소리를 꼬옥 해야겠습니까……?
" ………… "
아, 쪽팔려 쪽팔려 !
밥풀대기 ! 하얀 그 밥풀대기! 계속 생각나잖아.
헝헝, 아까 소리만 빠드득 질러대지만 않았으면 이런 일 없을텐데, 흐잉.
화제를 돌리자! 이 쪽스러운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 저……저하, 이만 밤이 늦었나이다, 이만 방에 들어가셔서 침수에 드시는 게
어떠하실런지요, 신첩도 곤하여서 잠을 청하고 싶나이다. "
정말 궁중말 섞어 쓰는 것도 곤욕이구나, 후잉.
화나면 욕도 못하고 ~ 으아아악!!
세자 저하는 그런 내 말에 묵묵부답 이였고, 피식 웃음만 짓고 있을 뿐이었다.
………휴우…………! 명색이 가례 첫날인데 세자 저하한테 통성명이나 할까, 그냥?
어색하잖아, 이 분위기!
고갤 살짝 올려 세자 저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휙 -
고개를 다시 숙여버렸다, 아, 쪽팔림의 극치구나, 정말!
…………앞으로 나랑 평생을 살아가게 될 이 사람…………….
" 신첩……오늘 궁에 들어와 모든것이 낯설기 그지없사옵니다.
세자 저하……신첩……잘 부탁하옵니다. "
조심스럽게 세자 저하에게 말을 건넸다.
" 풋. "
내 말에 작은 세자 저하의 실소가 들려왔고, 당황함에………(;)
등줄기로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뭐……뭐야! 나는 나름대로 용기내서 통성명을 하자고 제안하는 중인데……!
" 그 거추장스럽고 어색한 존대말은 좀 떼버릴 수 없냐? "
내게 딱딱한 말투로 말을 걸어오는 세자 저하.
거추장 스럽고 어색한 존대말 떼버리다니…………….
떼면…………(;) 이거 지아비를 기만하는 거라고 김상궁한테 배웠는데.
후훗, 나도 뭐 불편했는데! 세자 저하께서 떼라 하시면! 그래야지~ 뭐, 하하핫.
" 아……그럼 말 놓을까?! "
빙그레 웃으며 세자 저하를 바라보았다.
그런 나의 모습에(;) 인상이 굳어지는 세자 저하.
어…엇(;) 이 사람 뭐야!
지가 그러라고 해놓고선 이제 와서 왜……(;) 얼굴을 굳히고 난리야.
" 풋… 이 봐, 망설이는 척 이라도 하지 그래.
갑자기 아까 말 취소하고 싶은 걸? 내 말 기다렸다는 듯 냉큼 대답하는 거 보니,
어지간히 나한테 반말 하고 싶었던가 보군? "
그런 날 보며 계속 피식피식 웃어대는 이 세자 저하.
특기가 피식 대며 웃는 건가?! 사람 기분 나쁘게 ~ 바람 빠지는 웃음 소리 짓긴!
할 말 없어지잖아……! 사실 나도 존대말 하기 짜증난다고오오오.
나랑 동갑인 세자 저하고, 부부 사이에(!;) 에이, 뭐 높낮이를 따지나, 헤헤.
아이, 저하 ~ 그러지 말고 그냥 말 놓자요, 응?
허나.
" 신첩……송구 하옵니다……(;) 어찌 감히 그런 생각을 품을 수 있겠나이까. "
정말 비굴하도다…………!
이 놈의 짜증나는 예법들은 여자 들을 굽신굽신 거리게 만든다니까?
" 존댓말 떼어 버려라, 듣기 정말 거북하다.
정말 안 어울리는 거 알지? 넌 아까 그냥 바락바락 대드는 투가 낫다. "
장난 스러운 눈길로 날 바라보는 세자 저하.
이……이보세요……!………아까 일은 그냥 잊어주세요!
그 추태만 생각하면……으아아악!
당장이라도 떼어버리고 싶어! 하지만! 망설이라는 척이라도 하라며?!
" 하…하오나, 어찌 감히. "
세자 저하를 힐끗 흘겨봐주며 은근히 가시 섞인 말투로 어정쩡하게 대답하였다.
그러자 내 머리를 툭 치는 세자 저하.
아아……악! 혈압이야! 이 인간 지금 내 머리 친거야?!
……고개를 옆으로 살짝 흔들더니 날 보며 피식 웃으면서 장난 스럽게 말하는 세자 저하.
" 세자 로서 명(令) 한다, 지금부터 거추장 스럽고 불편한 존댓말 떼라.
……………………피식…………………난 내 부인하고 어색하게 지내고 싶지 않거든? "
시간 없어서 후딱 올리고 가요,ㅠ_ㅠ
Thanks to 담에 꼭 드리겠습니다, ^ ^
좋은 하루 되세요♡
읽으신 분들, 예의로 한번쯤은 꼬리말 달아주세요, ㅇ_ㅇ
꼬리말 보는 낙으로 사는 작가거든요ㅇ_ㅇ♡
사랑합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재밌당 재밌당이다사랑해요>_<
이거 궁과 똑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