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동산이 있다
수령150-200년된 소나무 군락이 늠늠한 자태를 뽐내고, 한켠에는 청정한 대나무숲이 동산을 감싸고 있는데 동산 한가운데 알프스 산장을 닮은 건물이 자리를 차지한다.
사람들은 나즈막한 동산이 꽤꼬리가 알을 낳는 형상을 닮았다고 하여 알미뜽이라고 부른다.
비슬지맥을 관통하는 팔조령 터널을 지나 약 3km를 달리다 양원삼거리가 나타나면 청도방향으로 좌회전 한다.
1km쯤 달리다 보면 조그만 삼거리가 다시 나타나고 직진하면 청도읍, 좌회전을 하면 용암온천 가는 길이다.
삼거리 주변에는 7-8월이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연꽃군락지인 유등지가 있고, 유등지 주변에는 전원까페로 유명한 곳이 몇군데 있다.
용암온천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0m가다 다시 좌회전하면 시멘트로 포장된 숲길로 이어진다.
주차공간은 충분하여 주말이 아니면 주차걱정은 필요가 없고, 메타세퀘이아 나무사이에 주차를 하고 산장같은 건물에 들어가면 된다.
"알미뜽" 이라는 찜질방이다.
가격은 대인기준 1만원으로 일반 찜질방보다 조금 비싸지만 절대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건물 한가운데에 원통형의 항토가마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황토가마를 중심으로 온도에 따라 여러개의 방이 준비되어 있으며, 남여공용이고 여성전용 공간도 따로 준비되어 있다.
대구에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찜질방이 여러곳 있지만 24시간 개방으로 불결하고 냄새가 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알미뜽의 최대 장점이라면 노천탕같은 사우나 시설과 청결함이다.
이용시간이 09:00-24:00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제한하는 첫번째 이유가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서란다.
탕안에 몸을 담그고 있으며, 통유리를 통하여 보이는 창밖의 풍경은 잠시동안 신선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축처진 소나무 가지가 손에 닿을듯이 창문에 바짝 기대고 있으며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목가적이다.
천연염색으로 물들여진 찜질복으로 갈아입고, 계단을 통하여 이층으로 올라가면 꾀꼬리 동산의 전경이 한눈에 차고, 특히 석양빛이 곱다.
찜질방에는 음료를 포함하여 다양한 먹거리도 준비되어 있는데 최고의 맛은 아무래도 팥빙수인것 같다.
찜질은 몸속에 노폐물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있고 장시간 찜질은 좋지않다고 하니 정당히 하는 것이 좋을듯 하다.
드라이브를 겸한 짐질이라면 그냥 팔조령으로 돌아오지 말고, 각북을 통하여 헐티재로 오면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있다.
청도방향 헐티재 중간에 위치한 손칼국수집에 들리면 호박전이 일품이고, 1000년 고찰인 용천사도 들렸다 오는 것도 괜찮은데 용천사 바로옆에 예가라는 커피 전문집이 자리잡고 있다.
잔잔한 클래식음악과 함께 차한잔을 하면서 창밖으로 비치는 전원의 아름다운 풍경은 오랫동안 기억으로 남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