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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39] 다시 진해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시간대의 진해역은 칵스가 탈 제 4482열차와 함께, #4482 이후에 출발할 남원행 #4450 (아까는 곡성발 아니던기-_-a) 의 취급이 비슷한 때에 이루어지고 있어 이렇게 안내판을 두개 비치해두었습니다.
[장면 140] 벚꽃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발걸음에도 진해역 구내의 벚꽃은 자신을 잊지말고 내년에도 또 오라고 당부하고 있었습니다. 진해역 구내에 RDC가 들어와 있는 장면도, 그리고 2번 선로를 쓰고 있는 장면도 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열차에 올라탄 칵스는 칵스가 탄 9018호의 운전실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잠시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한가지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칵스는 9017호가 9507호에서, 그리고 9018호가 9508호에서 개조되었다고 언급하였고, 또 그리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열려있던 9018호의 운전석 패널에는 9512호라는 숫자가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곳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운전석 주변의 기기들에는 3곳에 9512라는 숫자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검수를 받는 중간에 부품을 교체했을 경우도 있었겠지만, 한 부품이 아닌 여러 부품들에서 동시에 9512가 쓰여져 있었다면 이 차량은 9512호로 의심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9017호는 과거 9507호였는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9018호 만큼은 원래 태생이 9512호였음이 드러났습니다.
아무리 9018호가 과거 9508호가 아닌 9512호였다지만, 결국 칵스는 어느쪽이든 처음 타보는 차량입니다-_-V 몰랐던 사실이나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것을 알게될 때의 재미, 바로 이 재미에 칵스는 철도계를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을 것이며, 세상 사람들이 지식을 추구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장면 141] 이웃한 3번 승강장에서는 남원행 전세열차가 출발 대기중입니다. 곡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전선 순천방향을 가야 하므로 편리하게, 미리 장폐단 상태로 운행해서 창원에서 위치를 바꾸어 다시 출발할 것입니다.
그런데 눈썰미가 있다면, 이상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4450의 견인기 DEL 7436호는 아침에 서울에서 출발한 관광열차를 견인해서 온 것인데 이번에는 곡성으로 향하려 하고 있습니다. 서울로 가야 할 #4404는 아직 유치선에 대기중인데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4404에는 아까부터 이 곡성에서부터 #4450을 끌고 온 7311호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진해로 들어올때 장폐단으로 들어온 7311호는 서울 방면으로 갈때 운행이 용이해지므로 아예 이 가관차로 바꿔 연결한 모양입니다.
꼭 지정된 기관차를 배치하라는 법은 없지만 이로서 또하나의 차돌리기 현장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전국구인 DEL은 어제는 부산에 있다가 오늘은 의왕에서 발견되고 오후에는 장항으로 간다는 등, 그야말로 신출귀몰의 행적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런 식으로 교체가 되는 것입니다. 칵스는 설마 객차도 바꿔치기 당하지는 않았을런지 살짝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_-
앞서 기관차의 전환을 언급하면서 칵스는 진해역의 수송원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은 총 6편이 되는 이날 진해역 여객취급열차들을 정리하면서 무척 힘들었을 것입니다. 4대의 기관차를 통제하고, 구내에서 돌려가며 하루종일 기관차를 떼었다붙였다도 해야하고, 유치선에 있는 객차를 승강장에까지 끌어오기 위해 장외에까지 나가서 선로 변환도 해야 하는 등, 벚꽃맞이 행락객들이 편하게 진해를 즐기고 갈 수 있도록 안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그들의 임무를 다해준 노력 덕분에 칵스도 이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그들에게 이자리를 빌어 박수를 보냅니다.
[장면 142] 장폐단 DEL과 단폐단 DEL이 만났습니다. 왼쪽의 것은 #4450이고 오른쪽에는 #4450가 발차한 뒤 그 자리에 들어올 청량리행 #4414로서 기관차는 방금 경화역에서 조우한 7474호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윽고 오늘 창원로템공장을 견학하고 진해에서 벚꽃을 즐겁게 감상하고 돌아온 관광객들을 실은 #4482가 발차합니다. 칵스도 9018호 객차 좌석에 몸을 맡기고 오늘의 여정을 곱씹습니다. 진해역과는 이것으로 오늘은 작별이지만, 다시 언젠가 올 날을 기약합니다.
* 진해를 뒤로 하고 BGM - ♪ もう一度君に會いたい (풀메탈패닉TSR ED)
[장면 143] 창원역에 정차한 #4482는 5분 지연을 하고 있는 진해행 #1085를 기다렸습니다. 마치 #4482의 탑승객들의 아쉬움을 다시 진해로 전송해주는 양 두 열차는 가까히 붙어 있습니다.
[장면 144] 밀양에 정차하였습니다. #4482의 왕편인 #4481는 동대구에서 시발하였는데 복편인 #4482는 밀양에서 종착합니다. 이것은 KTX와의 접속문제가 있는데 #4482의 뒤로 있는 3편의 여객열차들의 시각표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중간에 대피를 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연계가 되어야 할 KTX와의 접속이 불가능하기에 그런듯 합니다. 돌아갈 때 밀양까지만 운행한 #4482는 이후 승객들을 내려줌과 동시에 출발해서 중간에 대피를 몇번 하다가 그대로 동대구까지 회송으로 달려 입고할 것입니다.
[장면 145] #4482의 뒤를 쫒아온 마산발 #1034가 정차하였습니다. 앞서 밀양에 도착하기 전, KTX를 타기 전에 승강장에 진입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탑승하지 말라는 안내방송을 들은 관광객들은 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1034의 뒤에서 PP동차를 밀 동력차는 147호...바로 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주인공입니다. 비록 영화상에서는 '단 한번도' 이 동차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번호 자체는 여러차례 등장한 바이기에 여기에 의미를 붙입니다.
[장면 146] #1034는 많지 않은 승객들을 취급하고 이내 발차합니다. 전광판을 보면 마치 지금 발차하고 있는 이 열차가 17시 54분에 발차하는 무궁화호로 보입니다.
[장면 147] 그리고 마지막으로 #1034는 밀양에 진입하는 #145와 교행하며 한국철도의 자존심 대결을 벌입니다.
[장면 148] 밀양에 정차한 #145는 특유의 길다란 몸체를 드러내며 종착역인 부산을 향해 내려갑니다. 그리고...
[장면 149] 여기는 스트라스부르, 파리에서 출발한 TGV와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한 보통열차가 교행...이 아니라 #145는 부산에서 올라오는 서울행 #1220와 서로 교행합니다.
#1220는 비록 부산발 서울행 장거리 열차이지만 시간대가 시간대인지라 거점역 사이의 역들에서 많은 학생들과 통근인들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지금 밀양역에서도 열차가 문을 열자마자 쏟아져 나오는 중고등학교와 대학생들, 그리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밀양역 승강장을 가득 메워 육교 통로를 통해 역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마치 지역 특정의 스쿨 트레인, 혹은 커뮤터 트레인을 방불케 합니다.
[장면 150] 드디어, 칵스를 비롯한 군항제 단체관광객들이 마지막으로 타고 올라갈 제 156열차가 부산, 그리고 구포에서 출발해서 밀양에 진입합니다. 그런데...그런데 말입니다. 진입하고 있는 KTX 편성은 바로 32편성...@.@!!!
32편성은 칵스의 "애차"(펑!)로 2006년 1월 19일에 처음 타본 이래 2번을 더 타고, 이번에 4번째로 탑승하는, 칵스의 최다 탑승 및 인연을 가진 편성입니다. 어째 오늘 아침에 출발할때부터 왠지 뒷통수가 간지러워 어디선가에서 32편성을 볼 예감이 작게나마 있었는데 이렇게 조우할 줄은 몰랐습니다.
[장면 151] 밀양을 발차하기 직전, 창 밖 풍경을 바라봅니다. 서울발 부산행 #1211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밀양역 하선 3번 승강장은 채워져 있었습니다. 열차를 기다리면서 사람들은 서로 대화하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내고, 음료수를 뽑아먹으며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철도 자체도 어딘가로 가고, 어디선가 오고, 한 곳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철도라는 풍경은 참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인간살이의 함축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장면 152] 울긋불긋한 풍광을 빠른 속도로 통과해갑니다. 봄을 가로지르며 오늘도 KTX는 달립니다.
[장면 153] 땅거미가 깔리는 가운데 석양이 내리지는 선로 위로 KTX가 선회합니다. 이 얇은 두 줄의 길을 인간만사 싣고 달리는 열차는 서서히 자연과 동화되어갑니다.
* 상경길 BGM - ♪ co・no・mi・chi (수호캐릭터 두근 2기 ED)
[장면 154] 달리는 KTX의 차내에서 달리는 KTX의 차체를 확인하는 재미는 오로지 잎뒤가 길쭉한 KTX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장면 155] 남성현역을 통과합니다. 달리는 차내에서 통과하는 각 역들을 모두 촬영하는 칵스가 항상 벼르지만 실패하는 남성현역은, 오늘도 보기좋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_-
[장면 156] 미래역에 정차해 있는 K-AGT 1세대 모델입니다. 남성현~삼성 이 구간은 한국철도의 미래상을 바라볼 수 있는 상징적인 곳입니다. 왼쪽으로 살짝 첨단역의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장면 157~8] 칵스가 참가한 여행상품은 중식이 제공되지 않는 상품입니다. 해군사관학교에서 시간을 그냥 버린 뒤 이곳저곳을 둘러보느라 시간이 없던 칵스는 차내에서 점심 및 저녁을 이제서야 해소합니다.
[장면 159] 신선 구간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않던 #156가 영동 부근에서 모처럼 300Km/h를 마크합니다. 해는 완전히 지고 주변이 이미 깜깜하게 된 이때, #156는 빠른 속도로 서울을 향하여 올라갑니다.
여행을 마무리짓는 지금 시점에서도 내내 잠시도 쉬지 않는 박준규님, 그리고 우해원님 이 두 가이드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서 찬사의 박수를 올립니다. 두분은 정말 오늘 하루종일 거의 앉아있지도 못하고 돌아다니면서 차내에서, 그리고 창원에서, 진해에서 계속 각종 안내나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쌀이 찌푸려지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몰지각한 승객들입니다. 가이드를 부를때 존칭이 아닌 "야"로 부르고, 시종일관 반말로 응대해오는 사람들, 가이드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하수인이나 비서라도 된 양 막 대하는 사람들, 조금만 충돌이 있어도 금세 역정을 내는 사람들, 남의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질문만을 계속해서 물어오는 사람들...
이 사회는 자기만 생각하는, 자신만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식이 너무 팽배해 있습니다. 칵스가 몸 담고 있는 철도 동호계 역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찾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만을 바라보는, 그런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철도 동호계 뿐만 아니라 이 사회 전반의 문제일 것입니다.
[장면 160] 차내 모니터로 종착역인 서울역의 안내가 나옵니다. 이것으로 칵스의 "앞뒤가 뒤바뀐" 여행도 막을 내립니다.
* 여정의 정리 BGM - ♪ Up Side Down (세인트테일 2기 ED)
분명 주 메뉴는 군항제 투어였지만, 칵스에게는 오히려 사이드 메뉴인 로템공장의 견학과 경화역 방문이 주가 된 이 "주객전도"여행을 마무리짓습니다. 특히 로템공장의 경우는 앞으로는 이런 공장 견학 기회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이때, 참으로 귀중한 체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통해역을 시도한 것과 맞물려 칵스는 두 곳의 군 과련 시설을 Try하고, 1승 1패를 거두었습니다(-_-V)
칵스가 이 여행상품에 참여하고 있을때, 관광객들 사이에는 연합뉴스의 기자도 동행하고 있었습니다. 군항제 여행 취재차 동행한 그들은 로템공장에서 많은 사진을 촬영하여 인터넷 뉴스에 업데이트 시켰는데 관심있는 분들은 이곳(http://news.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ws&query=%EB%A1%9C%ED%85%9C%2C%20%EA%B2%AC%ED%95%99&sm=tab_nmr&ie=utf8&frm=mr)을 클릭하여 보면 칵스가 방문한 로템공장의 내부가 어떻게 되었는지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혹시나해서 뒤져보았는데 사진 속 그 어디에서도 칵스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_-;;;)
칵스의 금번 여정은 777.2Km, 2009년 총 누계는 1044.6Km를 기록하였습니다.
작성 090414
게시 090415
집필시점 0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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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기 재밌게 잘 봤습니다.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먼 길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