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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달걀과 흰색 달걀 간 영양학적 차이는 없지만, 맛에는 차이가 있다. 흰색 달걀엔 갈색 달걀보다 비린 맛을 내는 성분이 적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언젠가부터 우리 식탁에선 갈색 달걀이 대세다. 갈색 달걀이 흰색 달걀보다 몸에 더 좋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갈색 달걀과 흰색 달걀은 정말 건강 효과에서 차이를 보일까. 껍질 색깔이 다르면 영양성분과 맛에서 차이가 나는 걸까.
◇색깔에 따른 영양학적 차이 없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갈색 달걀과 흰색 달걀 간 영양학적 차이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원 홍의철 박사는 "달걀의 영양성분은 닭 먹이 사료에 의해 좌우된다"며 "품종이 다르다고 해서 먹이 사료가 크게 차이 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달걀의 영양성분 역시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달걀 껍데기의 색은 어미 닭이 흰색인지 갈색 닭인지의 차이로 결정되고, 껍질의 색깔은 달걀의 영양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이 '축산식품과학과 산업' 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흰색 달걀, 비린 맛 덜해
단, 맛에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평소 달걀의 비린 맛을 싫어해 달걀 섭취를 기피했다면 흰색 달걀을 먹어보자. 흰색 달걀엔 비린 맛을 내는 성분인 트리에틸아민 성분이 갈색 달걀보다 더 적게 함유돼 있다. 홍의철 박사는 "갈색 달걀을 낳는 닭 품종은 옥수수 등의 공유사료에 들어있는 콜린 성분을 대사하지 못한다"며 "대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콜린을 소장 안의 미생물이 트리에틸아민 분자로 변형시키는데, 이 분자가 달걀 속에 계속 축적되면서 비린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박사는 "일반적인 사람은 두 달걀 간 비린 맛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한다"며 " 이는 민감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차이"라고 말했다.
비린내가 덜 하다는 이유로 고급 호텔과 같은 곳에서 흰색 달걀만을 사용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과거 호텔조리장으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는 배제대 외식조리학과 김정수 교수는 "달걀색을 구분 지어 요리에 사용하고 있진 않다"며 "달걀색이 아닌 흰자가 노른자에 밀착하는 정도인 결착력 등으로 등급을 측정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선호도, 갈색 달걀 유통 증가로 이어져
맛과 영양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갈색 달걀이 흔해진 이유는 무얼까. 이는 소비자의 선호도 때문이다. 국내서도 1980년대까진 외국에서 들여온 화이트레그혼 품종을 길러 흰색 달걀을 시중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이후 달걀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달라졌다. 홍의철 박사는 "흰색 달걀은 닭 분변 등 이물질이 묻으면 갈색 달걀에 비해 지저분한 상태가 눈에 띄게 보여 소비자가 구매를 꺼렸다"며 "당시 흰색 피부를 병약하다고 생각하고, 갈색빛을 띠는 피부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소비자의 인식이 흰색 달걀은 영양가가 없고 갈색 달걀은 영양가가 더 좋다는 인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5/04/20230504021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