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집에서 TV로 드라마를 보다가 옆에 있던 딸아이가 자꾸만 내 눈을 쳐다보며
웃으며 놀리기 시작한다.
" 에이, 우리 아빠 또 우신다!!! "
그와 동시에 온 가족들이 내 눈 앞으로 확인차 달려들며 날 놀리기 시작한다.
" 에이! 남자가 왜 그래요? 아빠, 또 울어? "
난 그렇듯 눈물이 많은 바보다...
지난번 단체로 여럿이서 < 라스트 사무라이 > 영화보러 가서도 눈물이 넘 흘러
훌쩍거리기 챙피해 안경 밑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지 않고 안우는 척 위장하다
영화가 끝나면서 극장 안의 불이 밝혀지면서
엉엉 운 것이 들키고 말았던 기억도 있다.
이렇듯 감성적이고 마음 약한 타고난 천성으로, 속으로 많이 우는 편인 난 바보다...
그런 바보가 정모 후기를 쓸 수가 없었다...
왜냐면 후유증이 심해서다...
만남의 기쁨보다 헤어진 후의 여러 님들이 넘 그립고
뭔지 모를 갈증에 목이 말라서다...
아! 나는 왜 이러는가?
한번도 먼저 이별을 告해보지 못한 나의 이 나약하고 바보같은 심성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아마도 10살 때 넘 일찍 어머니를 잃은 설움에서 오는 것일까?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소중하고 듬직하고 따스한 언덕을 일찌감치 떠나보낸
어린아이 가슴에 깊고도 넓은 어머니의 절대적 사랑이 넘 그리웠을까?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난 이별이 정말 싫다.
한 때 사랑했던 이 마져도 인간적 교류를 스스로 끊어보지 못한
나의 이런 삶의 모습은
죽는 날까지도 이어질지 모른다...
난 안다.
내 죽은 묘비명에 우리 아들이 이렇게 써 줄 것을 ...
" 여기 세상에서 가장 정이 많았던 한 사람이 있습니다... " 라고...
제가 왜 이렇듯 장황한 글로 저를 피력하고 있는지 아시나요?
대전의 정모에서 헤어진 님들과의 후유증으로 웬지 마음이 허전하고
기분이 영 뜨질 않기 때문입니다...
난 아무래도 모든 이를 안고 살아야하는 이문열 소설 < 황제를 위하여 > 에
나오는
나만의 황제인
皇帝病 환자임이 틀림없습니다...ㅠㅠㅠ
대전 정모...
한 때는 우리세상에 마음이 편치 않았던 적도 있던 나였기에 이번 정모에의 사회는
많은 의미가 담긴 행사였다...
수많은 정든 이들을 뒤로 하고 모임을 떠난다는 게 넘 아팠던 나였기에
더욱 애착이 가는 모임이 우리세상이다...
내가 카페라는 곳을 이 세상에서 처음 만난 곳이 바로 ... 우리세상이다...
난 인연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다...
전라도에서 대구에서 부산에서 강원도에서 제주에서 멀리 해외까지
나의 정겨운 형제남매들이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이 곳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쉬움이 있어도 서운함이 있어도 내가 사랑하는 님들이 있는 나의 고향사랑방...
이 곳에 영원한 뿌리내림을 선언하는 나름대로의 뜻깊은 자리였음을 고백한다.
아울러 그 누구와도 죽음이 갈라 놓을 때까지 난 못 떠날 것이다...
이것이 내 팔자임을 난 안다...
대전 정모는 참 바쁘게 흘러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만남였다.
지난 금요일 밤 우리 부서의 후배들이 떠나고 오는 송별식겸 환영식을
홍익대 앞에서 밤늦도록 진행해온 후유증을 안고 졸린 눈으로 사당역에서
버스에 몸을 실었다.
반가운 우리님들을 손잡으며 정을 담고 어여쁜 매직님이 어깨 평수가 적어
얼른 옆자리에 앉았다.
남자끼리 앉으면 어깨가 부딪혀 불편한 탓도 있지만 매직님은 또 천하일색
소녀같은 미인이신 탓도 크다. ㅎㅎ
난 바로 잠을 청했지만 바로 자기엔 매직님의 미모를 무시하는 듯해 대화를 좀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나중에 보니 매직님이 더 열심히 주무시는 게 아닌가?
참- 어젯밤에 뭘 했길레?!!!
대전으로 가는 창밖은 푸르고 시원했다.
승용차들은 정체로 느린 걸음인데 버스 전용차선땜에 우리만 신나게 달리니
넘 신났다(?)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프다는데...ㅎㅎ
버스가 오다가 난 또 기적같은 이벤트를 연출하게 되었다.
평소 미술을 좋아해 인사동을 자주 가는데 그 곳에 항상 배고픈 미술인들을 위해
음악회를 열어주던 아름다운 그룹이 있었는데 그 가수가 바로 유상록씨였다.
우린 그를 안성휴게소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그 곳에서 불우이웃돕기
연주회를 휴게소 한 켠에서 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돌아서다가 긴급 벙개 제안을 했다.
밑져야 본전인데 뭘...
"상록씨! 나 중요한 행사 하러가는데 내가 이번에 모름지기 거시기로서
연예인 한명도 대동을 못해 영 섭하게 생각할 회원들이 많을텐데
자기가 좀 와서 자리 좀 빛내주면 안될까? "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는 기적처럼 "황@@님이 부르시면 가야죠!" 라는
대답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이거 이번 행사 웬지 될 것 같은 吉한 예감이 확 와 뿌렀다!!!
룰룰랄라 대전 정모야 우리가 간다!!!
대전 정모장엔 웬 미시 코리아를 도우미로 뽑아 아르바이트를 시켰는지
참 시청률 엄청 좋은 얼굴들이 도열해 인사를 하는데,
" 아이구 좋은 거!!! 안왔으면 후회 엄청할 뻔 했네!!!
그나 저나 우리 청원님 도우미 쓰느라 논답 좀 팔았겠는걸..."
온라인에서 보던 닠들로부터 낯선 얼굴들까지 모두가 우리세상 식구가 아니던가?
특유의 붙임성으로 손을 잡고 인사하며 얼굴을 익혀가며
사회자로서의 친근감을 위해 사전 리허설을 해갔다.
거기다가 지나님이 "사회를 같이 보시지 않을래요? 여성 회원님하고..."
하시는 게 아닌가?
이런 저런 분의 추천 끝에 보울링 방의 새 히로인- 섹시녀이고 지성미인인
소녀님을 추천하시는 게 아닌가?
아이구 이거 호박이 덩굴째 들어온겨...
그렇게 역사적인 대전 정모의 시작이 된 것이었던 것이었다... 짜잔!!!
개회사에 우리세상기 전달식, 정원님의 경과보고,
수고하신 청원님과 한들님께 감사패 수여,
제임스 주인장님의 기념사, 운영자와 각 방장님의 인사와 축하케익 커팅, 그리고...
소모임 임원진과 전 회원의 인사로 낯선 분위기를
정겨운 사랑방 분위기로 점화시켜 갔다...
2부는 그야말로 전국노래자랑보다 훨 신나고 장관인 난리부르스였다.
백미는 쉘방님들의 세계 댄스 경연대회였는데 쉘방님들 정말 대단하더이다...
감동!!!
각 방별 장기자랑은 정말이지 열기와 환호 그 자체였고
내년 정모 주최국인 부경방으로
우리세상기를 전하고 우린 바로 유상록 가수와 그의 밴드에
온 몸의 사지와 오장육부를 맡기며
서울 리버사이드 나이트 클럽 "물"의 열기보다 ,
브라질의 리오 카니발보다
더 징한 몸부림속에 온 몸의 세포와 영혼의 때를 날려 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손에 손잡고 해바라기의
" 사랑으로"를 합창하며 감동적인 1,2부의
피날레를 마무리했다...
가정적으로 외박을 인정받지 못한 착하고 착한 우리의 님들은
서울로 부산으로 대구로 일부 떠나고,
외박과 늦은 귀가를 위해 평소 투쟁력을 확보한 자랑스런 파르티쟌의
후예 40여 전사들은 장태산으로 결연한 도원결의를 위해 떠났다...
그 곳으로 가는 길에 우린 허리우드에서 활동하다 성형수술이 잘못되어
잠시 한국의 성형의사를 보고자 온 한국판 디카프리오님의 차를 타고 오며
불량청소년처럼
렉시의 " 애송이 " 노래를 부르며 차를 전복시킬 듯이 흔들며 장태산을 향했다.
넘 신나는 소년소녀의 드라이브였다.
장태산에 도착한 우리들은 차마다 라이트를 켜니
그게 바로 서부영화의 사이키족의 파티였다.
차에서 흐르는 디카프리오 프로덕션의 음악에 몸을 맡기고 흔드는 폼이 이미
우린 40,50대가 결코 아니었다.
우린 10대요 20대의 젊은이였다.
거기에 포근이님의 절묘한 키타연주와 모닥불 ,
그리고 막걸리, 석쇠에 구워지는 고기,
싱싱한 야채, 무엇보다 님들의 정겨운 정담과 그리운 우리시대의 노래 합창...
이 어찌 그 장태산의 아름다운 밤을 잊을까?
청원님을 비롯한 충청방님들의 완벽한 정모 연출로
우리모두의 행복한 밤은 그렇게
우리네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내려 앉고 있었으니...
그 후유증으로 황제의 가슴은 형언할 수 없는 떨림과 가시지 않는 아쉬움,
그리고
흥분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며 대전 하늘 위를 떠돌고 있답니다.
우리 님들 이렇듯 아름답고 아쉬운 추억 우리 모두 오래 오래 간직하며
형제의 우애와 사랑 죽는 날까지 안고 가요...
가슴뛰는 만남과 기쁨 그리고 그리움 심어준 모든 님들께 황제가 진심으로
사랑을 전합니다...
다음 만날 때까지 안녕...
여의도에서 황제올림.
카페 게시글
━━━━○ 이야기 샘터
정모의 눈물과 사랑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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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54
04.05.31 17:12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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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역시 피디님 다우신 글입니다.....황제님의 이런 감동이 넘치는글 자주 뵐 수 있었음 좋겠구요 유상록씨의 공연 넘넘 좋았습니다 멋진 음악에 감상을 해야하는데 흥겨워서 막춤 원없이 추고 왔네요..상록씨 이뻐요...ㅎㅎ
황제님의 글을 읽으면서 눈가에 이슬이 그렁그렁 맺혀 옵니다. 그 옛날 대륙을 정복하던 늘름한 모습의 황제님으로만 알았는데 감성은 저와 비슷함을 알았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황제님의 눈물과 사랑이 묻어나는 글입니다...어느 대목에서는 눈물이 어느 대목에선 사랑이...고마웠습니다..반가웠습니다..또 뵙길 바랍니다...
울제임스님과 ,황제님의 다정다감한 성품들이,.....진정한 인연의 소중함으로 상기 시켜주시어,저에게도 다시금 애뜻함으로 전해 지옵니다! ,...다정하신 님들이시여!,...영원히 우리세상의 행복과 함께 하소서!
황제님 안녕, 다시 만나 반가웠습니다, 그 날! 정모를 진행 하면서 매끄러운 사회를 부담없이 맡아준 님!의 모습에서 정겨움과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모로스한 재치와 감성어린 마음의 자연스러움을 주는 맨트의 시회는 예쁜 소녀님으로 해서 더욱 빛 났으며 못 잊을 추억으로의 밤이었습니다, 황제님 수고 많으셨구여
님!의 앞 날에 늘 건강 하시고 행복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감사 합니다*^^ 감사,
황제님 명사회자 였습니다..만나뵈서 반가었구요 아딤에 우리 산에서 다시뵈요 황제님의 춤을 보러 대전까지 간겁니다 ...^&
아니 왜이리 아픈가슴을 뒤흔드노. 맘이 편하니 안아 안갔드만 이렇게 즐거운줄 알았으면 가자고 조르는 사람들 성의 봐서라도 갔을건데 워낙 몸과 마음이 불편하여 안갔드만 후회가 막급이네요. 하지만 다들 즐거우셨다니 저 또한 즉겁군요. 사회두 잘 보고 밴드도 대동하고 수고 많땅했어요.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장소가 넓어서 혼잡하지않았고..능숙하신 님의 진행에 우리님들을 즐거이 정있는 정모로 만들었지요...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홍대앞이 저희집이있지요..ㅎㅎ..다음에 반가이뵈어요~^^*
너무긴글이라 지겨울줄알았는데 우와 감동이 파도를 치는군요..넘즐거웠구요 감사하네요.꾸뻑!
사회보시랴 정모 후기글 쓰시랴 수고 많으셨네요. 생일잔치 멋지게 치루었으니 이제는 열심히 산행하셔야죠?
황제님 안녕.... 잘 다녀오셨군요......^*~
모두 잘 다녀오셨다니 반갑습니다. 저는 꼭 가고 싶었는데 원자력병원의 응급 암환자때문에 못갔지만......회원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건강이 최고입니다......모두 사랑합니다.......
황제님 보고싶었는데 아쉽네요... 담에 뵐기회가 있겠죠? 글 넘 재미있게 감명이쎄게 보구요....
역쉬~~황제는 사회만 잘보시는줄 알았더니 글도 잘 쓰십니다/4050우리세상에 황제님 같은분과함께 있다는걸 자랑스럽게생각합니다/그리고 만나서 무지무지 반가웠습니다,...저 이제 헐리우드 안갑니다 ㅋㅋㅋ,황제님이 계시는 서울에서 지내렴니다...4회 5회 벌써부터기다려집니다
유 상록 밴드의 악단에 마춰 나오는 음악과 노래에 흠뻑 심취해 있다가 왔습니다, 더욱이나 무한천님이 올린 글(죄명)중에 나오던 노래를 유 상록 밴드가 부를 적에는 환상 적으루 들리드군여, 감미로웠어라~ 다음엔 애교매력도 음악 시디 항개 사야지,,,
황제님께 감사의 인사도 못하고 헤여져 죄송한 마음 이였는데...이렇게 멋진 후기를 올리셨군요...3회 정모를 아름답게 빛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우리세상을 사랑하시는 황제님...언제나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황제님...행복 해야해요 ^^*
만남과 헤어짐엔 기쁨과 슬픔이 언제나 공존하죠,그래서 더욱 그리움이 생기는거 아닌가요? 멋진 시회솜씨에 박수 보내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역쒸~~ 황제님의 닉이 진실로 황제였슴이,,,,,, ㅎㅎ 언제쯤 황제님을 상면할수 있을까?? 경인방 정모?? ^^ 그날이 몹시 기다려진다는 구름사이.....
정모를 다녀오면 언제나 느끼지요! 사랑과 정이 넘치는 우리세상~~^^ 황제님 께서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회도 일품이요,막춤도 일품이요,게다가 글솜씨까정...^^ 글구 대전에서 황제님 덕분에 친구집까지 편안히 도착했지요 감사드립니다.....
황제의 눈물을 알것만 같습니다 정 깊으신 황제님 마음 담긴 글 감동하며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늘 건강하시구 행복하세요~^*^
멋진 사회보시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부족한 졸고에 애정과 관심으로 보듬어주시는 우리 님들의 사랑...잊지 않으리라 다짐해봅니다... 좋은 만남으로 만나 기쁨주는 아름다운 교통들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원합니다...
다시 사회자로서 황제님을 뵈니 반가웠습니다. 첫사랑은 영원하듯이 첫카페는 잊지 못할겁니다. 항상 그 멋진 모습 보여 주소서...
황제님의 멋진 춤과 언변에 다시한번.....수고하셨읍니다.
황제님의 멋지고 활기찬 사회가 그 날 그 장소의 공기를 청아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나이 우는 마음을 거 누가 아랴" 나이가 들어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수 없나 봐요. 나도 tv나 영화를 보면서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난답니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막지는 못 해요. 좋은 날 되시길.
와우! 황제님 ~멋진 사회에 춤까지..감탄했습니당!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행사위해 수고하신 많은 운영위원님들께도 아울러 감사를 드립니다!
황제님의 위트와 재치 글구 멋진 사회 오랫동안 기억 될거에요 우리세상의 귀한 보배 였어요 ^^*
황제님의 글 잘 보았읍니다... 아무나 황제가 될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갑니다. 우리세상의 보배로군요. 부산에도 꼭 오셔요...
황제시라기에 위풍당당하실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눈물 많은 님이시네요. 그건 바로 마음이 여리고 착하다는 증거일 걸요? 정모 때에 수고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늦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