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려 안돼" vs "치료 목적 허용해야"
(타이베이=연합뉴스) = 뇌물수수 등으로 복역 중인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가석방 여부를 놓고 대만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치료를 위한 천 전 총통의 가석방 문제는 정치 사안이 아니며 법 규정과 의료 전문가의 판단을 통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는 정치적 고려에 의한 가석방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법무부도 성명에서 "천 전 총통의 건강 상태는 가석방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
제1 야당인 민진당 쑤전창(蘇貞昌) 주석은 이에 대해 "천 전 총통이 병을 앓는 것은 사실이고, 교도소 내에서 적합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치료 목적의 가석방을 할 수 있도록 법은 규정하고 있지만 마 총통이 이를 마음대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가석방 논란은 지난달 중순 천수이볜을 상담한 정신과 주치의가 복역기간 3차례 자살을 시도했다는 그의 주장을 공개하면서 본격화됐다.
주치의는 천 전 총통이 쇠고랑을 찬 모습이 자주 언론에 공개되면서 모욕감을 느껴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를 벗어나려고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시 교도소 측은 단식을 시도한 사례는 있지만 자살 시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집권 국민당의 차기 총통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하오룽빈 타이베이 시장이 나서 사회통합 차원에서 가석방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진당 출신인 천 전 총통은 재임기간(2000~2008년) 총통 재량자금 횡령, 비자금 조성, 정부계약 관련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돼 17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심장질환 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나 현재 앓고 있는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