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에서 몰아내면 따라야… 김부겸-정세균과 문제의식 공유”
출당요구 청원 2만명 넘자 언급
“탈당 언급 아니다”면서도 신당 여지
김부겸 “걱정 공유… 변화 지켜봐야”
정세균측 “당장 움직일 상황 아니다”
“당에서 몰아내면 받아야지 어떻게 하겠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강성 지지층이 자신의 출당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린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앞서 3일 민주당 홈페이지에 “이 전 대표가 당내 통합에 장애가 된다”며 올라온 출당 요청 청원은 5일 오후 7시 반 기준 2만2440명이 동의했다. 5만 명 넘게 동의하면 당 지도부가 답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5일 MBC 라디오에서 ‘혹시 몰아내 주기를 바라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바라기야 하겠냐”라며 “그러나 당원들이 그렇게 하고 당이 결정한다면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탈당을 말한 것은 아니다”라며 “당원들이 나가라 하고, 당에서 몰아내면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다만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고 그대로 열어 뒀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충분히 매력 있고 국민이 보기에 신뢰할 만한 상태가 된다면 (신당 창당 등) 그런 얘기들이 잠재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정치적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다”고 했다. 내년 총선 때 민주당에서 역할을 요청할 경우 수락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엔 “별로 생각 안 해 봤다”고 일축하며 “(국가를 위한 역할을) 당을 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2주 전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와 만난 사실도 이날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와의 당의 위기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총리와 만나) 당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며 “정 전 총리도 (당의 상태에 대해) 많이 상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세 사람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거기까지는 진척되지 않았다. 모색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단지 현 상황에 대해 매우 깊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총리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같은 문재인 정부 출신으로서 걱정을 공유한 것”이라며 “(당 상황을)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당을 맡은 사람들이 자기 결정과 책임 내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도 현재의 어려움과 국민들의 평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 발 떨어져 있는 입장에서 우리가 당장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 전 총리 측도 “현재 당 상황의 심각성은 충분히 우려하고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당장 움직일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낙연 신당’이 본격적으로 언급되는 데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부담감을 표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아직까지 (이낙연) 신당이 구체적으로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며 “그런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당내에서 잘 화합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페이스북에 “배제의 정치가 아니라 통합과 단결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단결을 촉구했다. 이 대표 측은 “이 전 대표 출당 청원에 대한 응답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