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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 아디다스 유로캠프보다는 유럽 리그 쪽 활약을 참고해서 이 글을 쓰겠습니다.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유로캠프에서 단 3일간 선수를 관찰해서 그 선수에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보다 몇 개월씩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유럽 리그에서 활약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게 낫다고 보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해외 스카우터들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글 들어가겠습니다. 일전에 여러번 언급한 이름들(사토란스키, 옐리넥, 데도비치)이 있지만, 그래도 다시 언급해보겠습니다. 철저히 제 주관임을 밝힙니다.
니헤드 데도비치(1990년생, 198cm, 슈팅가드/스몰포워드)
데도비치는 올해 개인적으로는 참 복잡한 일이 많았습니다. 원래 올해 1월, 이탈리아 리그(Lega A Basket) 비르투스 로마에서 스페인 리그(ACB) 무르시아로 이적이 확정되었지만, 로마 측의 일방적인 이적 유보로 스페인 리그 컴백(원래 데도비치는 바르셀로나 임대 선수로 여러 팀을 옮겼습니다.)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리고 올 시즌 유로리그(Euroleague) 16강에 오르며 터키 리그(TBL)의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갈라타사라이가 로마에게 접근하여 데도비치의 이적을 끌어내는 데 성공하죠.
갈라타사라이에서 데도비치는 기복이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평균 11.4점(11.6점 로마에선)을 기록하며 괜찮은 시즌을 보냈습니다. 유럽 특유의 로테이션 농구에 로마보다 팀 전력이 강하고, 네임벨류 있는 선수들(야카 라코비치나 이번 드래프트에서 얼리 엔트리를 신청했고, 2011-12시즌 전 NBA 단장들이 뽑은 최고의 해외 선수 4위에 랭크되었던 퍼칸 알데미르가 바로 이 갈라타사라이 소속의 선수들입니다.)이 있기에
개인 기록이 로마 시절보다 어느정도 손해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괜찮은 활약을 펼쳤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데도비치는 시즌(갈라타사라이는 터키 리그 4강에서 탈락)이 끝나고 바르셀로나와 잔여 계약이 남아 있었지만, 바르셀로나 리턴을 포기하고, FA로 NBA 드래프트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NBA 드래프트 이후에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http://twitter.com/#!/NihadDjedovic
What's up guys?? My vacations are done tomorrow, first I go to Treviso then to USA, after that national team! Something new in Galatasaray?
이것은 데도비치가 자신의 트위터(6/8일자)에 스케줄을 올려놓아서 이렇게 올려봤습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국대에 참여하는 것은 2013 유로바스켓 지역예선(8월 중순부터 시작입니다.)때문입니다.
데도비치는 참 다재다능한데다가 플레이 자체가 무척 저돌적이고 공격적입니다. 늘 쫄지 않죠. 스피드의 강, 약을 조절하는 능력이나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가가 돋보이는 선수입니다. 유럽 선수치고 빠르기도 하구요. 수비력도 과거 단순히 스틸만 노리는 수비에서 이제는 팀 수비 이해력까지 더해져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미드-레인지 점프슛이나 볼 없을 때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백도어 플레이를 보이는 장면은 이 친구의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싱 센스도 있구요.
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마누 지노빌리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는데, 마누만한 실력은 아니지만 가끔 그와 비슷한 느낌을 보여주는 플레이도 종종 보여줍니다.
3점슛 능력이 터키 리그 초반에는 개선되었는데,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 이 친구는 좀 위험한 패스(팀원들이 받기 어려운 패스랄까요?)를 자주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좋게 보면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치려는 느낌이고, 나쁘게 보면 조금은 보여주기식 패스 성향을 보인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슛 타점도 조금 더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데도비치는 이번 드래프트 자동대상자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GWo9yDgh7Xo&feature=related
http://www.youtube.com/watch?v=DSNL1HwvBBM
두번째 영상은 데도비치가 영어로 인터뷰한 게 있어서 올려봅니다. 트위터를 영어로 쓸 정도로 이 친구, 영어에 아주 능통합니다.
데이비드 옐리넥(1990년생, 196cm, 가드)
토마스 사토란스키, 얀 베슬리와 함께 체코 농구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는 옐리넥은 올 시즌은 사실 2010-11시즌(2010-11시즌 스페인 리그 기량발전상 후보였고, 사토란스키도 당시 기량발전상 후보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기량발전상 수상은 올해 뉴올리언스 호네츠에 입단해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마친 구스타보 아욘이 받았지요.)에 비해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토오루님이 말씀하신대로 지난 시즌에 비해 기복이 있었고, 소속팀 호벤투트 성적이 연패와 연승의 롤러코스터적인 성향을 보였으며 또한 막판에는 플옵(8위)싸움때문에 약간 로테이션을 더 넓게(선수들의 교체를 더 활발하게)가져간 느낌이 있어서 옐리넥의 개인 성적은 시즌 전 기대보다는 좋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Van Lacke(191cm, 가드)때문에 시간을 반분한 느낌도 들구요.
하지만 올 시즌 자신의 스페인 리그 데뷔 이래 최다득점(우니카하 전 32분간 25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성장세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는 아닙니다. 그리고 좀 더 1대1 돌파도 세밀해지면서 깔끔해진 느낌도 있구요. 아디다스 유로캠프 이야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1,2일째에는 부진하고(뭔가 냄새가 나는 페이크같은 느낌도 들고,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는 느낌도 드는--;;)
3일째 올스타 팀과 프랑스 U-20팀과의 경기에서 올스타 팀 멤버로 나서 21분간
21점(2점 6/10, 3점 1/2, 자유투 6/7), 3리바운드로 갑자기 폭발하며 팀의 승리(66-60)를 이끌었습니다. 옐리넥의 21점은 이번 아디다스 유로캠프 한 경기 최다득점입니다.
David Jelinek showed some interesting stuff on the drive, on defense and as a shooter.
요새 자꾸 드는 생각이지만, 옐리넥은 폭발하는 날만큼은 스페인 리그의 슈퍼스타 후안 까를로스 나바로(192cm, 가드)같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정확한 3점슛과 가끔 상대 수비수를 영리하게 제끼는 돌파 능력까지 은근히 닮은 구석이 있습니다. 실제 경기에서 보여지는 순발력과 스피드도 나쁜 편이 아니구요.
문제는 토오루님도 지적하셨지만, 기복이 올 시즌 무척 심합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선수지만,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해 버립니다. 이걸 조절 못하면 옐리넥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방해요소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올 시즌은 공격이 터지는 날보다 안 터지는 날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옐리넥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구단은 단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입니다.
http://cafe.daum.net/ilovenba/7n/224441
거의 대놓고 스페인에 스카우터를 파견할 정도로 남다른 관심을 보였고, 현재 미네소타의 2번 자리가 약점으로 지적되기에 옐리넥정도의 선수라면 벤치 강화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볼만 합니다. 거기에 호벤투트 출신들을 미네소타에서는 상당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9년에 리키 루비오를 뽑았고, 2라운드에서 또다시 호벤투트 소속의 행크 노렐을 뽑았죠. 루비오를 잡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쨌든 호벤투트 출신들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래서 RFA인 루디 페르난데스를 미네에서 찔러볼 수 있다는 제 생각도 있구요(루비오 옆의 루디라면 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루비오와 친구 사이고, 14살때 루비오가 스페인 리그 성인 무대에 첨 올라왔을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선수입니다. 유럽 최강의 백코트진을 호벤투트에서 구성한 바 있고, 스페인 대표팀에서 둘의 호흡도 잘 맞았지요.).
어쨌든 제가 아디다스 유로캠프의 1,2일째 저조한 활약을 펼친 옐리넥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옐리넥은 크게봐야 2라운드감의 선수입니다. 현재 미네소타는 1라운드 18번픽(유타가 플옵을 나가면서 얻게 된 픽)과 2라운드 58번픽(오클라호마 픽)을 가지고 있습니다. 옐리넥을 1라운드로 뽑기에는 당연히 오버고,
하지만 2라운드 후반픽에서는 충분히 뽑을 만 합니다.
거기다가 3일차에는 사토란스키, 데도비치, 푸르니에같은 선수들이 모두 유로캠프 경기에 참가하지 않아 느바 스카우터들의 관심이 조금 떨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제 생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다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 아디다스 유로캠프의 디렉터로 참가한 빌 베이노는 바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어시스턴트 코치입니다. 마지막 날에도 선수들에게 농구 기술과 관련해 여러가지를 가르쳤습니다. 뭐 이정도면 감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http://www.acb.com/redaccion.php?id=85115
What are your plans ahead of the next few months before the season starts?
"This summer will be important. I am with the selection of the Czech Republic and probably go to some training to the United States. "
아무튼 이 친구가 언드래프티가 될 수도 있습니다만 이번 드래프트에서 돌아가는 상황은 어느 순위가 되었든 웬지 이 친구의 이름을 볼 듯한 느낌입니다. 그 예로 위에 올린 스페인 리그 홈피와의 인터뷰를 그 증거로 제시하겠습니다.
영문은 저 기사 내용 중 번역기로 돌린 겁니다.
이번 여름 미국에서 트레이닝을 하겠다는 (유로바스켓 지역예선에 참가하는 체코 대표팀 훈련 전까지.)인터뷰를 한 기사인데 아무래도 모종의 NBA 팀에게 언질을 받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퍼왔습니다. 옐리넥은 데도비치와 마찬가지로 이번 드래프트 자동대상자입니다.
이 친구는 특이하게 유투브에 있는 풀경기 영상을 올려드리겠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VCA-cWjcMUE
http://www.youtube.com/watch?v=f6Q-O7msE3Q
첫번째는 일전에도 올린 바 있는 우니카하와의 경기로 회색 유니폼 22번이 옐리넥이고, 두번째는 레알과의 경기로서 호벤투트가 3점차(78-75)로 이긴 경기입니다. 초록색 유니폼 22번이 옐리넥입니다.
토마스 사토란스키(1991년생, 201cm, 가드)
정말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사토란스키에게 이번 2011-12시즌은 조금 가혹한 시즌이 되었을 지 모르겠습니다. 방카 시비카에서 올 시즌 사토란스키는 약간 리키 루비오의 바르샤 시절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출장시간이 너무 적었고, 팀 롤도 너무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작년에 얼리 엔트리를 제출했다면 지금보다 오히려 주가는 더 높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작년에는 유로컵에서 소속팀을 준우승으로 이끌 정도로 활약이 좋았고, 분명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사토란스키는 매력적인 선수입니다. 201cm의 신장에도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소화할 수 있으며 운동능력도 여전히 빠방합니다. 패싱 센스도 여전하구요.
수비 범위도 유럽에서는 넓은 편입니다. 문제는 이 친구가 올해 워낙 부진했기에 과연 NBA에 와서 얼만큼 해주느냐에 의구심이 드는데, 그게 어느정도냐 하면 상대적으로 옐리넥이나 데도비치에 비해 소속팀에서 사토란스키의 올 시즌 활약은 보여준 게 너무 없습니다(옐리넥은 올해 기복은 있었지만 터지는 날에는 정말 미친듯이 터졌습니다.).
물론 잠재력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고 아디다스 유로캠프 1일차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본 경기에 들어가기 전의 예비 시험 정도로 생각해봐도 되기에(다른 건 몰라도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유럽 선수를 판단할 때 전 캠프나 워크아웃보다는 프로 경기에서의 활약을 좀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 친구를 드래프트하는 팀은 이런 면에서 약간 하이 리스트를 갖고 픽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터지면 아마 우리가 지금 생각하는 이상의 엄청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었으면 좋겠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KgreJjonDog
http://www.youtube.com/watch?v=9wnv1GyuK48
코스타스 파파니콜라오우(205cm, 포워드)
올 시즌 올림피아코스는 유로리그와 그리스 리그를 동시 정복하며 늘 자신들보다 몇발짝 앞에 있던 파나시나이코스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바실리스 스파놀리스같은 유럽의 농구 스타가 잘해준 것도 있지만 파파니콜라오우같은 신진 선수가 혜성처럼 나타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것도 있습니다.
파파니콜라오우는 그리스 대표팀 훈련(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하죠.)때문에 이번 아디다스 유로캠프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굳이 전 참가할 필요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름아닌 유로캠프보다 몇백배는 훨씬 큰 메인 무대 즉 NBA 스카우터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대회인 유로리그 파이널 포(4강, 결승)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죠.
올해 유로리그 파이널 포에서 워낙 눈부신 활약을 펼쳤기에 (2경기 평균 13.5점, 4리바운드) 주가가 갑자기 급등한 케이스입니다.
일단 올림피아코스와의 계약이 남아있기에 이번 드래프트에 뽑혀도 당장은 NBA 진출을 노릴 것 같지 않습니다. 이 친구의 인터뷰를 봤을 때 때를 기다린다(nba 입성을 안하려는 게 아니고 자신의 실력을 키운다음에 진출)라는 느낌이 들어서 무척 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http://www.eurohoops.net/2012/06/one-on-one/5842
왼손잡이인 파파니콜라오우는 스피드보다는 점프력이 더 좋은 선수입니다. 사실 느려서 NBA에 오면 벤치 자원 이상을 기대하기는 좀 어려운 선수입니다. 하지만 좋은 수비수(오펜스 파울 유도나 수비 센스 측면에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며, 유로리그 결승때의 활약처럼 공격에서는 한 번 터지면 무서운 슛감도 가진 선수며 속공 가담도 적극적으로 하는 선수입니다. 몸싸움에도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좀 열정적인 타입의 선수랄까요? 이 친구의 플레이는 짧은 시간이지만 공격과 수비 능력이 모두 담겨져 있는 동영상을 올리겠습니다(유로리그 파이널 포입니다.). 첫번째 영상은 토오루님이 한 번 올리셨지만, 다시한번 올립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Ma_R5ekMKdM&feature=player_embedded
http://www.youtube.com/watch?v=P0FTS9fvm7g
http://www.youtube.com/watch?v=w6qurAC4BVw
이 정도로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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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네소타가 생각보다 유럽 선수들에게 정성을 많이 쏟고 있었군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마누 지노빌리....별명이 대단히 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