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 넉달째 3%대 상승… 농산물은 13.6% 급등
국제유가 하락에 상승세 소폭 둔화
사과 56%-오이 40% 올라 서민 부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3% 오르며 4개월째 3%대를 이어갔다. 전체 물가 상승 폭이 넉 달 만에 꺾였지만 농산물 물가는 14% 가까이 뛰며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올랐다. 올 8월(3.4%) 이후 4개월 연속 3%대 오름세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5.1% 하락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보다는 0.5%포인트 낮아졌다. 물가 오름 폭은 8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커져 왔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이 전년보다 13.6%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2021년 5월(14.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사과가 55.5%로 가장 많이 올랐고 오이(39.9%) 파(39.3%) 상추(24.9%) 당근(21.2%) 등도 오름 폭이 컸다. 라면, 돼지고기 등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서민들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4.0%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정부는 사과를 비롯한 과일 가격이 기상재해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 전반적으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물가 상승률 둔화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11월과 같은) 빠른 둔화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종=김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