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방영하는 TV프로그램을 보면, 가끔 이런곳이 일본인가.. 하는 생각이 들때있다. 한편에서는 주부대상으로 절약하는 방법, 값싼방법으로 수납공간 마련하기, 저축테크닉과 같은 프로그램을 하다가 갑자기 패션이나 유행에 관련된 코너만 등장하면 어김없이 몇십만엔이나 하는 옷이나 가방을 소개해 준다. 화려한 아줌마를 길거리에 세워놓고 지금 입은 옷의 총금액을 퀴즈로 맞추기도 하고, 자칭 마담이란 사람의 집을 방문해서 옷과 가방, 보석등의 악세사리를 펼쳐보이며 값비싼 수다를 떨기도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당장 빈부의 격차를 조장한다는둥,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둥 난리가 날 터인데 일본사람들은 이런 방송을 당연하게 여기는지.. 그 속마음을 알수가 없다.
이런 값비싼 패션코너를 소개할때 등장하는 곳이 일본의 대표적인 번화가, 쇼핑가인 긴자(銀座)이다. 긴자(銀座)는 중산층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형백화점과 각양각색의 고급점포, 명품브랜드의 매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곳으로, 어떠한 매장은 청바지 차림으로 들어갈 수 없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긴자(銀座)라도 가게되면, 나부터 옷차림에 신경쓰이게 되는 것은 이 긴자(銀座)라는 독특한 지역적 특색이 있어서라고 할수 있을까… 하여튼 긴자(銀座)의 거리는 그 흔한 굵직하고 붉은색의 자극적인 간판들과 번쩍거리는 네온사인을 거의 볼수 없다. (앗, 긴자욘초메에 있는 미쯔코시백화점과 히비야 쪽으로 가는 소니빌딩 사이는 제외.. 이 거리는 그래도 조금 시끄러운 편)
또 하나의 긴자(銀座)의 특징은 서양풍(洋風)과 일본풍(和風)의 스타일이 동시에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서양풍(洋風)은 쥬얼리나 악세사리, 패션브랜드에 일본풍(和風)은 일본식레스토랑, 고급 주점에서 찾아볼수 있다. 이는 중상류층의 라이프스타일과 그들의 소비지향가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루이비통의 가방을 들고 스시를 먹으러 긴자(銀座)에 가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이러한 스타일의 공존은 간판 디자인에서도 그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오늘은 긴자(銀座)의 간판들을 통해 일본디자인의 한 단편을 살펴보고자 한다.
| * 사진설명 : 벽면을 붉게 디스플레이한 화장품, 향수매장. 매장입구는 붉은 카펫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 * 사진설명 : 쥬얼리매장으로 로고와 타입이 입체화되어, 조명을 받으면 아래로 그림자가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