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벅 쇼월터 감독이 올 시즌 박찬호의 재기를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는 지난해보다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 또 경기를 치를수록 투구 내용도 조금씩 개선되는 중”이라며 그를 칭찬했다. 댈러스 모닝뉴스 등 지역언론의 일부 기자가 경기 후 인터뷰 때 드러내놓고 박찬호를 비난할 때도 적극적으로 감싸고 돌았다. 지난 시즌과 달리 박찬호의 재기를 굳게 믿는 듯하다.
그러나 4월 말부터 제2선발 박찬호를 제5선발의 일정으로 등판시키는 양면성도 드러냈다. 13일 탬파베이전에서 시즌 2승을 따낸 박찬호는 20일 오전 9시5분(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아메리퀘스트필드 홈경기에 등판한다. 원래 등판 날짜에서 하루 뒤로 밀렸다.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가 하루 더 쉴 수 있도록 등판 날짜를 조정했다”고 이유를 댔지만 제4선발 R A 디키가 4일 쉬고 박찬호의 원래 등판 날짜에 마운드를 밟는다.
선발 투수는 4일 휴식 후 5일째 투구하는 게 리듬을 맞추기가 좋다. LA 다저스 시절부터 박찬호는 5일 로테이션에서 가장 뛰어난 투구를 했다. 올 시즌 휴식이 5~8일로 들쭉날쭉해지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제1선발 케니 로저스에게만은 시즌 개막 이후 철저히 5일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다. 박찬호를 배려하는 등판 날짜는 절대 아닌 셈이다. 말과는 달리 박찬호의 투구 내용을 임시 선발인 라이언 드리스보다도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쇼월터 감독은 최근 텍사스 지역의 친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박찬호가 아직도 정신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5년에 6500만달러를 받는 계약보다는 한국민의 성원에 얼른 보답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