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4006]從吾所好(종오소호)-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從吾所好(종오소호)
내가(吾) 좋아하는(好) 바를(所) 따르다(從 나아가다)’
라는 뜻입니다.
子曰(자왈) 富而可求也(부이구가야)인댄
雖執鞭之士(수집편지사)라도 吾亦爲之(오역위지)어니와
如不可求(여불가구)인댄 從吾所好(종오소호)호리라
공자가 말하였다. “부(富)를 구해서 되는 것이라면,
비록 채찍을 잡는 사람이라도 나 역시 그것을 하겠지만,
만약 구할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좇겠다.”
* 雖 비록 수, 執 잡을 집, 鞭 채찍 편, 如 만약 여,
從 좇을(따를) 종, 吾 나 오, 所 바 소, 好 좋아할 호
• 富 : 부(富)는 넉넉하다, 부자의 뜻이다.
• 雖 : 수(雖)는 양보와 역접의 맥락을 나타내는 접속사로서
비록 ~할지라도, 그러나, 만약, 다만의 뜻을 나타낸다.
• 執 : 집(執)은 손으로 무엇을 잡다, 지키다의 뜻이다.
• 鞭 : 편(鞭)은 채찍, 매질하다의 뜻이다.
편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직을 나타내는 말인 교편(敎鞭),
선생과 선배가 학생과 후배들을 타이르고 격려하며
앞으로 잘 이끌어가는 지도편달(指導鞭撻) 등으로 쓰인다.
• 士 : 사(士)는 무사와 문사의 뜻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오늘날 전문가에 해당된다. 집편지사(執鞭之士)는 채찍을
잡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직업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풀이가 있다.
채찍을 쥐고 말을 몰았다는 마부설,
채찍을 휘두르며 귀한 이가 앞으로 나아가도록 길을 열어주는 보디가드설, 시장에서 채찍을 잡고서 질서를 잡았다는 보안요원설 등이 있다.
여기서 세 번째 설에 따랐다.
• 吾 : 오(吾)는 1인칭 대명사로 나, 자신의 뜻이다.
• 亦 : 역(亦)은 또, 또한, 모두의 뜻이다.
• 如 : 여(如)는 동사로 같다, 따르다의 뜻으로 쓰이지만
접속사로 영어의 if처럼 가정의 맥락을 나타내는 만약의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 접속자로 쓰이고 있다.
• 從 : 종(從)은 좇다, 따르다, 받아들이다의 뜻이다.
원문= 논어(論語) 술이(述而)편 11장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부이가구야 수집폍지사 오역위지 여불가구 종오소호]
부유해지려 해서 부유해질 수 있다면,
비록 채찍 잡는 일일지라도 내 기꺼이 하겠다.
그러나 부유해질 수 없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
400여 년 전, 수은(睡隱) 강항(姜沆) 선생이 쓴 편액
‘종오소호’(從吾所好)가 17일 선생의 고향인 영광으로 돌아왔다.
이날 영광 내산서원에서 열린 기증식에는 일본의 강항 연구가
무라카미 쓰네오 씨에게 편액을 기증받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사토 신치로 수은강항선생 일본연구회장,
김동진 강항선생기념사업회장(광주대 총장),
강재원 내산서원보존회장 등이 참석해 400여 년 전,
선생이 남긴 뜻을 기렸다.
광주향교와 영광향교, 이흥서원 등 지역 유림과
영광지역 초·중·고생도 참석했다.
길이 1m50㎝, 너비 55㎝로 무게가 27㎏에 이르는 편액은
1995년부터 무라카미 씨가 보관해 오다 지난 5월
본인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이낙연 전 총리에게 기증했고
6월 인천세관을 통해 돌아왔다.
강항 선생은 정유재란이 일어난 1597년 일본에 끌려가
오즈와 교토에 억류돼 살면서 유학을 전수하다가 1600년 귀국한 뒤,
고향에서 후학을 가르치다 1618년 별세했다.
從吾所好(종오소호)
설명을 덧붙이자면 공자는 富 자체를 가벼이 여기거나 폄하한 것은 아니고, 다만 그것이 구해서(노력해서) 된다면 천한자의 일
(채찍을 잡고 辟除하는 것, 또는 마부)도 마다치 않고 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부귀는 有命이니) 거기에 얽매여 속박을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서예하는 분들이 즐겨 쓰는 구절이지요.
* 辟除(벽제) : 고관이 행차할 때 "물렀거라!" 하면서
일반사람의 통행을 금하던 일. 辟=물리칠 벽. 除=덜 제.
공자는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열일곱(또는 스물 네 살) 때
어머니를 여의었습니다.
스무 살 때는 季氏의 창고지기가 되었고,
가축 사육하는 일을 맡기도 하는 등 부유한 집안 출신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공자는 스스로 자신을 일러 ‘吾少也(오소야)에 賤(천)이라.
故로 多能鄙事(다능비사)호니..즉, 내가 젊어서는 미천하였다.
그러므로 비루한 일에 잘하는 것이 많다고도 했지요(子罕篇 6장)
이런 문장은 젊어서 읽을 때는 그저 덤덤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더 의미 깊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從吾所好(종오소호), 기억해 둘 만한 구절인 것 같습니다.
子[ㅣ] 曰 富而可求也댄 雖執鞭之士ㅣ라도
吾亦爲之어니와 如不可求댄 從吾所好호리라
注
執鞭은 賤者之事라 設言富若可求인댄 則雖身爲賤役以求之라도
亦所不辭라 然이나 有命焉하여 非求之可得也면
則安於義理而已矣니 何必徒取辱哉아
○ 蘇氏曰 聖人이 未嘗有意於求富也시니 豈問其可不可哉시리오
爲此語者는 特以明其決不可求爾시니라
楊氏曰 君子非惡富貴而不求라 以其在天하여 無可求之道也니라
[언해] 子ㅣ 샤 富부를 可가히 求구 꺼신댄
비록 채를 잡 士ㅣ라도 내 려니와
만일에 可가히 求구티 몯 꺼신댄 내의 됴히 너기 바 조초리라
[James Legge] The Master said, “If the search for riches is sure to be successful, though I should become a groom with whip in hand to get them, I will do so. As the search may not be successful, I will follow after that which I love.”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富)가 만일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비록 말채찍을 잡고 수레를 모는 천한 일이라도 내가 하겠다.
그러나 만일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따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