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 경매가 열린 31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경매4계. 강서구 등촌동 등촌3단지 주공 아파트 58㎡(이하 전용면적)가 경매에 나와 6억9558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8억6800만원)의 80% 금액이다. 한차례 유찰된 후 경매 최저가가 6억9440만원으로 낮아지자 응찰자가 생기면서 곧바로 새 주인을 찾았다. 이날 이 법원에선 영등포구 문래동 문래힐스테이트 119㎡도 감정가(17억원)의 80%인 13억6100만원에 낙찰됐다. 역시 한차례 유찰된 후 경매 최저가가 20% 내려가자 응찰자가 생겨 매매가 성사됐다.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5개월 만에 다시 80%대로 올라섰다.
31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5월 법원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81.1%로 전월(76.5%) 보다 5.6포인트(p) 상승하며 80%를 넘어섰다.
경매시장에서 서울 아파트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되면 경매할 수 있는 최저가가 20%씩 내려간다. 한차례 유찰되면 감정가의 80%, 두 차례는 64% 등으로 경매 최저가가 떨어져 다시 경매를 진행한다.
이달 4일 서울 마포구 용강동 및 공덕동 아파트 밀집지역. 임세준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76.5%를 기록하면서 70%대로 내려갔다. 이후 4월까지 5개월 연속 70%대를 이어갔다. 경매 참여자들이 평균적으로 감정가 대비 최소 두 번 이상 낙찰된 물건에만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반면 5월부터 강남 아파트 경매 건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 차례만 유찰된 물건에도 응찰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예를들어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를 진행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아파트 69㎡는 한 차례 유찰된 후 응찰자가 6명이나 몰려 낙찰가율이 91%까지 올라갔다. 감정가(26억원)의 80%인 20억8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를 진행했는데,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낙찰가가 23억7273만원까지 올라갔다.
심지어 두 차례 유찰된 물건에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80% 위까지 치솟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경매가 진행된 종로구 창신동 두산 아파트 85㎡ 경매의 경우 두 차례 유찰되면서 경매 최저가가 감정가(11억1000만원)의 64%인 7억1040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이날 세 번째 경매는 분위기가 달랐다. 응찰자들은 충분히 싸다고 느꼈는데 20명이나 몰렸고, 낙찰가는 9억5111만원까지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86%였다.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4월부터 응찰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연초 경매 건당 응찰자수는 4~5명 수준이었으나 4월 7.88명, 5월 7.83명 등으로 크게 늘어났다.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도 올랐다. 5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24.8%로 전월(19%) 대비 5.8%포인트 상승했다. 1월(55%)이나 2월(44%)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입찰하진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80% 위로 올라섰다는 건 평균적으로 한 차례 유찰된 물건에도 응찰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면서 “다만 주로 강남에 있는 아파트가 높게 낙찰되면서 평균 낙찰가율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는 만큼 이런 추세가 얼마나 계속 이어질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원:2023. 6. 1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