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피나무/홍혜향

[함종대]

왕초피나무

홍혜향



뿔이 돋았다
잎을 삼키고 열매를 삼키고

단단한 몸에 박힌 원뿔을 보고
뱀눈 먹그늘나비가 날아왔다 돌아갔다

꼭짓점엔 가시가
중심엔 혹이
밑면엔 집이

늦은 저녁 트리케라톱스의 발소리가 들린다

혹 속에 용접 불꽃이
혹 속에 기계 소리가
걸을 때마다 까만 씨앗들이 퍼진다
가장은 아픔을 견디는 것이 가족이라고 했다

사라진 잎이 돋지 않는다
등을 대고 누우면 금속성 소리가 난다
단단한 줄 알았던 팔이 변하고 있다
둘이 되었다가 셋이 되었다가
뾰족해지고 나면 찌르지 않는다

나를 꿰뚫는
마흔아홉 번째 뿔이 돋아나고 있다

[윤정오]

왕초피나무를 몰라 인터넷으로 보았네요
조금은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