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훼란파(巢毁卵破 )
[뜻]
보금자리가 부서지면 알도 깨진다. 조직이나 집단이 무너지면 그 구성원들도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출전]
건안칠자(建安七子)의 한 사람으로 공자(孔子)의 20세손인 공융(孔融)은 한(漢)나라 헌제(獻帝) 밑에서 벼슬을 지냈다. 공융은 평소에 조조(曹操)에게 냉담했기 때문에 조조는 공융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다. 훗날 조조가 유비(劉備)와 손권(孫權)을 정벌하기 위해 50만
대군을 일으키자 공융은 이를 반대했는데, 조조가 듣지 않자 뒤에서 몇 마디 불평을 했다. 그런데 공융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어사대부 치려(郗廬)가 조조에게 이를 고자질했다.
화가 난 조조는 조정을 비방했다는 죄목을 들어 공융을 체포하여 사형에 처하도록 했다.
「공융에게는 일곱 살 딸과 아홉 살 아들이 있었는데, 어리기 때문에 체포하지 않고
다른 집에 맡기기로 했다. 둘은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공융이 잡혀가는 것을 보면서도
꼼짝하지 않고 묵묵히 바둑을 두었다. 사람들이 말했다. “아버지가 잡혀가는데 어째서
일어나 도망하지 않느냐?” 공융의 딸이 대답했다. “새집이 부서졌는데 어찌 알이 깨지지 않겠습니까?” 주인이 육즙을 주었다. 오빠가 마시자 여자아이가 말했다. “오늘 화를 당했는데 어찌 오래 살 수 있겠는가? 육즙 맛이 느껴지는가?” 그 말을 들은 오빠가 울다가
그쳤다. 누군가가 조조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자 조조는 다 죽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들
둘을 잡아 오도록 했다. 공융의 딸이 오빠에게 말했다. “죽은 사람에게도 지각이 있어 부모님을 뵐 수 있다면, 어찌 바라지 않겠어.” 말을 마치자 고개를 내밀고 형 집행을 기다리는데 얼굴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조금도 상심하지 않았다.(初, 女年七歲, 男年九歲, 以其幼弱得全, 寄它捨. 二子方弈潟, 融被收而不動. 左右曰, 父執而不起, 何也. 答曰, 安有巢毁而卵不破乎. 主人有遺肉汁, 男渴而飮之. 女曰, 今日之禍, 豈得久活, 何賴知肉味乎. 兄號泣而止. 或言於曹操, 遂盡殺之. 及收至, 謂兄曰, 若死者有知, 得見父母, 豈非至願. 乃延頸就刑, 顔色不變, 莫不傷之.)」
이 이야기는 《후한서(後漢書) 〈공융전(孔融傳)〉》에 나온다. ‘소훼란파’는 ‘복소무완란(覆巢無完卵)’이라고도 하는데, 뜻은 비슷하지만 출전의 기록이 약간씩 다르다. ‘복소무완란’은 《세설신어(世說新語) 〈언어(言語)〉》에 나오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융이 체포될 때 공융에게는 아홉 살 된 큰아이와 여덟 살 된 작은아이가 있었다.
두 아이는 마침 장기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조금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하던 놀이를 계속하였다. 공융이 사자에게 말했다. “처벌은 나 혼자 몸에서 끝나게 해 주시오. 두 아이는 다치지 않게 해 주시오.” 그러자 아이가 천천히 나아가며 말했다. “아버님, 어찌 뒤집어진 새집 밑에 온전한 알이 있을 수 있습니까?” 얼마 후, 두 아이도 체포되었다.(孔融被收, 中外惶怖. 時融兒大者九歲, 小者八歲. 二兒故琢釘戲, 了無遽容. 融謂使者曰, 冀罪止於身, 二兒可得全不. 兒徐進曰, 大人豈見覆巢之下, 復有完卵乎. 尋亦收至.)」
[용례]
회사가 잘되어야 직원들도 안온한 삶을 누릴 수가 있는 것인데, 회사가 망했으니
‘소훼란파’가 되어 직원들의 생계가 막막하게 되었구나.
[글]
김성일
김성일(金聖日)은 문학박사. 전라북도 도청에서 국제정책전문위원으로서 중국과의 국제교류 업무를 담당하는 한편, 단국대학교, 전남대학교,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백석대학교 등에서 중국어문학을 가르쳤다..펼쳐보기
[출처]
고사성어대사전 | 김성일 | 시대의창 전체항목
선인의 경험이 깃들어 있고, 지혜와 지식의 보고인 고사성어.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일상의 언어이기도 하다. 고사성어에 얽힌 역사적 사실과 문화적
배경을 철저한 조사와 고..펼쳐보기
첫댓글 노가리 님 감사합니다 ^*^
감사 합니다 샬롬 !!
화사한 화요일 멋과 맛 향기로 보람 되시고...
항상 건강 하시고 편안 하시며 웃는 삶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