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어느새 김강현이라는 녀석과 일한지 두달이 다 되어간다.
" 푸하하하!! 저거 존나 웃긴다. 그치! "
정말 젠장맞게도.
" 사비야~ 일루와봐! 쟤 존나 웃긴다니까? 엉? 푸하하하!! "
" 죽을래? 누나 안붙이냐? "
" 에이~ 사비씨. 우리한테 그런건 어울리지 않어! "
" 시끄러워. 안부르면 대가리 박살나는줄 알아라. "
" 어머어머! 사비씨! 무섭잖아요. 흐흑~ "
자기가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도 되는줄 아는지,
눈물을 흘리는 척 하며 내 표정을 힐끗 쳐다본다.
" 에이~ 마누라야. 삐졌어? 엉? "
그런 모습을 보고 아무런 말이없자, 천천히 다가오는 놈.
" 악!! "
난 그런틈을 타 대가리를 쎄게 박아주었다.
" 아씨. 아프잖아! "
" 당연하지. "
" 아씨.. 씨.... "
난 그런 김강현을 무시하고 티비에 열중했다.
뭐가 뭔지는 하나도 모르겠지만, 지금 김강현을 쳐다보면 왠지 안될것같은 느낌이다.
" 아우씨.. 마누라, 나빴다. "
쾅. 회장실 문을 닫더니 이내 나가버린다.
저러면 뭐하냐. 몇분있으면 또 들어올걸.
벌컥.
몇초 안되서 열리는 문.
" 민사비! "
" 사비야! "
" 아씨. 민사비!! "
익숙한 목소리에 문쪽을 쳐다보니,
이를 갈고있는 비진영, 윤세안, 이휴민의 모습이 보였다.
" 야!! 내가 얼마나 찾았는줄 알아?! 어?! "
자신의 분을 못참겠는지, 바로 나에게 달려와 내 등짝을 떼리는 윤세안.
아..아파 죽겠다. 손은 존나 맵다.
" 그래. 윤세안 더 쎄게 때려! 더 쎄게! "
퍽. 퍽.
비진영의 부추기는 말에 난 더 맞아야했다.
" 야. 너 대체 그렇게 병원을 퇴원하면 어떡하냐! 어?!! "
" 맞아. 사비야.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
표현법이 다른 이 둘.
비진영은 화를 내면서 날 걱정했고.
이휴민은 날 잘 타이르는듯 하며 걱정했다.
" 그럴 사정이 있어서 그랬어. "
조금은 진정이 됬는지, 내 옆에 나란히 앉더니 날 빤히 쳐다본다.
" 무슨 사정? 뭔데? "
" 이 회사를 물려받게 됬어. "
궁금하다는듯 물어보는 이휴민의 말에 난 바로 대답해주었다.
" 이 회사? 은명그룹 말이야?! "
옆에있던 윤세안이 놀라 소리쳤다.
" 뭐야, 갑자기 왜? "
" 회장이 위독하다고 해서. "
" 회장이 위독한데 니가 왜 여길 물려받는거야? "
" 여기 회장이. 내 아버지란 사람이거든. "
내 막힘없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날 쳐다본다.
벌컥.
또 다시 열리는 문.
나와같이 문쪽을 쳐다보는 이들.
" 뭐야! 왜 나 안찾.....어.. 손님? "
화난듯 들어오더니, 이들을 보곤 얼굴을 굳힌다.
" 와. 저사람 누구야? "
" 같이 일하는 사람. "
" 아.. 사비야. 우리 그만 가볼게. "
갑자기 일어나며 말하는 이휴민.
" 왜? 더 있다가 가. "
" 아니. 그냥 얼굴만 보려던 참이었어. 얼굴 봤으니까 됬다. "
" 그래. 갈게! 사비야. 우리 연락처 알고있지? 전화 좀 해라! "
" 간다- "
아직 서있는 김강현을 지나쳐 가버리는 이들.
오랜만에 만나서 꽤나 반가웠다.
쾅.
문을 닫더니 내쪽으로 다가오는 김강현.
" 누구야, 저 사람들? "
" 친구들. "
" 아.. 그렇구나. "
약간 풀이 죽은 모습이었다.
안잡아줘서 삐진건가.
" 화는 풀렸냐? "
" 아. 맞다!! 나 화 안풀렸다! 나 따지러 왔어! "
" 피식. 내가 잘못했으니까 일이나 하자. "
내가 금방 사과하니 재미없다는듯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 아~ 마누라야. 일이 그렇게 좋아? 엉? "
" 해야되니까 하는거지. "
" 쳇. 알았어. 이번껀 여기 근처야. 공원에서 절도사건 있다해서.
근데 그게 우리 물건이라네? 찾으러 가야지~ "
" 몇시 쯤 ? "
" 8시라고 했으니까 지금 가면 맞겠다. 가자! "
여느때와 같이 내 손을 꼭 잡고 가는 놈.
맨날 놓으라고 하는것도 지겨워져서, 그냥 포기해버렸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나와 차에 시동을 거는 놈.
난 여느때와 똑같이 좌석에 앉아 안전밸트를 매고,
녀석은 일일히 잘 살피더니 공원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어느새 도착한 공원.
" 이번놈들 위험하데. 조심해라 마누라! "
차에서 내릴때 살짝 귀뜸에 주는 김강현.
차를 안보이는 곳에 잘 세워놓고,
우린 일단 숨어서 지켜보기로 했다.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몇분이 지났을까.
여러병의 발자국소리가 공원을 울린다.
" 저 놈들인가 본데? "
" 그러네. "
여러명의 사내들이 상대쪽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건내주고있다.
" 저건 뭐야? "
" 아마 절도한 물건이겠지. "
너무나 태평스럽게 말하는 김강현.
" 야. 너 너무 긴장 안하는거 아니냐? "
" 마누라. 나 걱정하는거야? "
난 김강현의 말을 씹고 다시 놈들에게 눈을 돌렸다.
" 뭐야.. "
그놈들이 없다. 젠장. 놓친건가?
난 불안한 마음에 김강현을 보았다.
하지만. 김강현도 없었다.
뭐야.. 납치라도 당한거 아니야?
아니야, 그럼 나까지 같이 했을텐데...?
벌떡.
난 김강현을 찾기위해 공원을 뛰어다녔다.
숨어볼만한 곳은 다 찾았는데도.
머리카락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어딜 간걸까.. 혹시 구타당하고 있는거 아닌가..?
그놈이 좀 싸가지가 없어야지.. 후..
" ...끌려간건 아니겠지.. "
난 너무 지쳐서 그 자리에 풀썩 앉아버렸고,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 하아.. "
너무나 고요한 이 공원.
어두운건 질색이라, 그냥 눈을 감고있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혹시라도 김강현이 올까봐 계속 기다렸다.
펑.
갑자기 들리는 폭죽소리.
피용- 펑펑. 펑.
그리고 이내 폭죽은 이어서 계속 터졌다.
난 살짝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고,
어느새 공원은 폭죽하늘에 뒤덮혀 있었다.
난 왠지 기분이 묘해져 하늘을 계속 쳐다보았고
점점 폭죽들은 하늘에서 그림을 그리던것을 멈추고 사라져갔다.
" 피식.. 이뻤는데. "
난 중얼거리며 반사적으로 앞을 바라보았고,
내 앞에는 환한 촛불들이 길을 만들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난 얼떨결에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냥 이 촛불이 환하게 켜져있는 길을 걸었다.
" 누가 이런거지.. 꽤나 돈 썼겠네. "
계속 이어져 있는 촛불.
난 호기심에 계속 따라갔고,
그 초는 어느새 하트모양으로 다르게 날 맞이하고 있었다.
난 그대로 하트모양 안으로 들어갔고,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팟.
갑자기 켜지는 전광판 하나.
아니, 점점 숫자는 늘어갔다.
이내 전광판은 7개로 들어났고 글자들이 나타났다.
난 글자들을 쭉 읽어 보았다.
[마][누][라][♡][사][랑][해]
유난히 튀는 빨간색 하트.
난 전광판에서 눈을 떼어 주위를 둘러보았고,
멀리서였지만 누군가가 내게로 걸어오고 있는것을 보았다.
내가 왔던 그 환한 촛불길을 따라서.
" ......... "
점점 사람의 형체가 드러났고, 그 사람은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펑. 펑. 펑.
또 터지는 폭죽들.
난 여러색의 폭죽에 살짝 웃음 지었다.
그리고 마침내 내 앞에 나타난 한 사람.
" 김...강..현..? "
김강현이었다.
사라진줄 알고 정말 걱정했던사람.
그런 김강현이 지금 빨간 장미꽃을 들고 내 앞에 서있다.
정말 행복한듯 활짝 웃으며.
" 감동먹었지? 역시. 그럴줄 알았어. "
" 피식.. "
분위기 깨는 김강현의 소리에 살짝 웃었다.
" 아- 근데 벌써 감동먹으면 안되는데. "
" ? "
" 내가 더 큰 이벤트를 마련했거든. "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오더니 무릎을 꿇는 김강현.
" 뭐하는거야? "
" 마누라. 아니. 민사비! "
" 누나 안붙이냐....? "
" 자, 잠깐. 누님! 나 진짜 이거 준비할려고 존나 애 먹었거든! "
살짝 굳어있는 내 얼굴을 피려고 노력하는 놈.
" 후아..후아.. 누님아! "
" 왜. "
" 나랑. 결혼하자!!!!! "
그 놈의 말과 동시에 박수를 치며 나타나는 사람들.
아까 그 사람들이었다. 거래를 하던..
" 받아줘! 받아줘! 오~~! "
" 푸하하. 누님아. 받아주랜다~ 나 무릎아픈데. 엉? 받아주세요! "
날 웃게 만드려고 애쓰는 김강현.
" 피식.. "
" 사비 누님! 이 꽃 안받으면 나 혀 깨물고 자살한다! "
반 협박적인 말에 꽃을 받았다.
" 김강현. "
" 응? 왜?! "
" 결혼은 안되고. "
" ........ "
" 사귀는건 허락한다. "
" .....진짜?! "
아까보단 더욱더 큰 함성소리와 박수가 들린다.
" 아- 마누라! 행복하다. 푸하하~ "
" 김강현! 이건 결혼 고백할때 써먹어야지 새꺄!! "
" 씨바 힘들어 뒤지는줄 알았잖아!! "
여기저기서 김강현의 친구들이 나오고, 김강현을 무자비로 줘 패는 놈들이었다.
" ...... "
김강현의 고백에 난 기뻤다.
하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
정말 기뻤지만, 너무 슬펐다.
" 내가 2차 쏜다!! 가자!! 마누라! 빨랑 와! "
날 부르는 김강현.
난 애썼다는 마음에 안쓰러워 살짝 웃어 다가갔다.
그리고 날 보더니 소리치는 놈.
" 마누라!! 정확히 3년 뒤에 나랑 결혼하자!!! "
#完
3년 뒤.
23살. 긴 파란색 머리에 흰 피부. 170정도 되보이는 키. 누구나 다 한번쯤은 반할 얼굴.
그리고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정장하나를 입고 거리를 활보중인 그녀.
민 사 비.
그런 그녀의 옆에서 울상을 지으며 따라오는 22살의 남자.
블루블랙의 긴 머리, 은색의 피어싱, 180정도 되보이는 훤칠한 키.
민사비 그녀앞에선 항상 귀여워지는 그.
김 강 현.
" 아씨. 여보야. 나 힘들다. 우리 내일 결혼하잖어..흑흑.. "
" 시끄러워, 김강현. "
" 아아.. 여보야. 화 풀어라. 응? 진짜 그 여자애랑 아무 관계도 아니라니까? "
" 화난거 아니니까 조용히 해. "
" 흐엉.. 그니까.. 그 여자얘를 왜 만났냐면!
저번에 프러포즈할때 준 반지있잖아! 그때 걔가 반지 골라준거거든.
그래서 내가 고마워서 밥 한번 산건데.. 아! 그리고 걔는 고등학교 동창생.
더이상 그 위도 아니야!! 진짜! 믿어주라! "
" 화 안났다고 했잖아. "
" 여보야, 마누라, 자기야, 당신! 우리 내일 결혼이다..엉?
우리 할일 많잖어.. 흑흑.. 제발 화 푸세요.. "
정말 화난거 아니었다.
괜히, 내일 결혼한다는 말에 이상하다는 기분이 들어서 그런거라면 김강현은 믿을수 있을까.
" 후.. 알았어. 화 풀게. "
" 진짜?! 나 다음부터 절대 여자 안만날께. 흑.. 화 풀어줘서 고마워요. "
눈물을 찔끔 흘리며 날 쳐다보는 김강현.
" 헤헤. 배 안고파? 우리 밥먹으러 가자! "
" 응. "
" 흐음~ 오므라이스 집이 어딨더라! 아. 저깄다! "
내 팔을 질질 끌며 식당안으로 들어가는 김강현.
딸랑.
은은한 종소리가 가게안을 울렸다.
" 어서오세요, 손님! 이쪽으로 앉으세요. "
내 손을 끌며 자신의 앞자리에 앉히더니, 곧 자신도 나와 마주앉았다.
" 오므라이스 2개요. "
" 예, 손님! "
주문을 받더니 주방 쪽으로 달려가는 종업원.
" 여보야. 여기 기억나? "
" 뭘? "
" 에씨- 내가 그때 여기서 여보야한테 말걸었잖어. "
" 그래? "
" 아씨! 진짜 기억안나? 엉? 그때. 나 빨간 머리였을때.
막 교복입고, 내 친구들이랑 나랑 여보야 쳐다봤는데
여보야가 너무 뜨거운 눈길을 주길래~ 그때 내가 말걸었더니 바로 나갔잖아! "
아.. 그때.. 피식,
근데, 난 뜨거운 눈길을 준적이 없는것 같은데..?
" 기억 나. "
" 그치? 기억나지. 하하~ 그때 여보야가 나한테 뻑갔었잖어~ "
" 몇대 맞을까. "
" 하하. 뻥이야. 하하.. 실은 내가 여보야한테 반했었걸랑! "
나한테 바짝 다가오더니 조용히 속삭이는 김강현.
나도모르게 살짝 웃음이 났다.
" 푸하하~ 그때 내가 내기했었지. "
" 무슨 내기? "
" 내가 작업걸어서 여보야가 나한테 넘어오나 안넘어오나. "
" ........ "
" 그래서 내가 이기면 나중에 만원씩 주기로 했걸랑. 근데 요놈들이 아직도 안준다? "
날 가지고 내기를 했다 말이지..
" 헉.. "
녀석도 내 굳어진 얼굴을 봤는지, 어설픈 웃음을 짓는다.
" 김..강..현... "
" 하하... 여, 여보야.. 우리 내일 결혼이다.. 하하..~ "
" 피식.. "
" 어? 화 안내? 아. 그럼 더 무서운데, 그냥 지금 화내라. 나중에 쌓아둬서 터뜨리지 말구. "
나중에 복수가 두려웠는지, 눈을 찔끔감고 머리를 가까이 대는 놈.
" ...뭐하냐?... "
" 빨랑 때려. 먼저 맞는게 나은거 같어. "
" 진짜 때리기 전에 치워. "
" 헤헤~ 역시. 우리 여보야는 마음도 넓어요. "
살짝 웃으며 말하는 김강현.
김강현이 웃을때마다 보이는 덧니. 꽤 귀엽다.
" 오므라이스 2개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
나란히 오므라이스를 두더니 김강현을 보며 싱긋 웃는 종업원.
" 와. 맛있겠다. "
그런 종업원을 무시하는건지, 못본건지 먹는거에만 집착하는 놈이었다.
살짝 무안했는지 재빠르게 가버리는 종업원.
" 쿡.. "
" 엉? 왜 안먹어? "
" 아냐. 먹어. "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왜 이렇게 웃긴걸까.
**
다음날 아침.
" 악!! 늦었다. 여보야!! 빨랑 일어나! "
" 우음....왜그래.. "
졸린 눈을 비비며 호들갑 떠는 김강현에게 물었다.
이자식은 맨날 지 집처럼 드나든다.
" 여보야. 너무 쎅씨하다. 덮치기전에 빨랑 일어나. "
" 변태새끼. "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김강현을 한대 쳐주고 ,
이제서야 생각난 결혼식때문에 재빠르게 준비하고 밖으로 나갔다.
" 유후- 우리 자기는 언제봐도 예쁘다니까. "
" 늦었다며. 빨리 출발이나 해. "
난 차안으로 들어가 안전밸트를 매고,
여느때와 같이 날 잘 보더니 이내 출발한다.
" 아. 여보야. 지금 몇시야? "
" 9시. "
" 아씨. 11시에 결혼식인데. 많이 늦은거 같다.. "
더 속력을 내며 달리는 김강현.
사고가 날듯 말듯하게 요리조리 잘 가는 놈.
꼭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모습에 살짝 웃음 지었다.
" 으아~ 저기다. 그치. 저기지? "
" 어. 맞아. "
김강현은 내 말에 잽싸게 주차를 하더니, 날 끌고 호텔안으로 뛴다.
" 야. 천천히 가! "
" 아씨. 여보야. 내가 업을 상황이 못 되요. 미안합니다. 뛰어! "
한참을 내 손을 잡고 뛰더니, 날 신부대기실에 넣어버린다.
" 여보야! 화이팅! "
이 말을 남기고서.
젠장. 힘들어 죽겠다.
" 민사비 신부님? "
" 네? "
" 어머, 맞나보네. 많이 늦으셨어요!
시간이 장난 아니게 걸릴텐데. 어서 앉으세요. 서둘러야 되겠어요! "
날 무작정 의자에 앉히더니 얼굴에 찍고 바르고..
하아. 힘이 들어서 저항할 기운도 없다.
" 후... "
" 호호. 많이 긴장되세요? "
" 뭐가요? "
" 결혼 말이에요, 결혼~ "
" ........ "
" 신랑이 참 미남이던데. 신부도 참 미인이네요! 아, 그리고 말이에요~ "
입도 아플만 한데, 끊임없이 질문하는 여자.
난 일일히 다 답을 해줘야 했고, 말을 씹으면 일부러 힘있게 내 얼굴을 두드렸다.
" 휴.. 정말 힘들었어요. "
" 네? "
" 화장 다했고, 머리손질 다했고.. 아이고 맥빠져.. "
난 여자의 말에 눈을 떴고, 거울에 비친 내모습은
평소에는 찾아볼수 없었던 그런 색다른 모습이었다.
" 후아..후아.. 신부가 너무 늦어서, 정말 초스피드로 했습니다.
그래도 화장은 잘 먹혔네요. 호호. 역시~ 머리 손질도 잘됬고.
드레스도 손님 잠깐 주무실때 저희가 갈아입혔거든요? 아이고 힘들어.. "
여자의 말이 맞았다.
너무 피곤해서 잠깐 졸았던 것 같았는데.
어느새 준비가 다 끝나있었다.
" 휴. 그럼 저희는 이만 나가볼게요. 결혼 축하드려요~ "
머리에 맺힌 땀을 닦더니 싱긋 웃어주곤 나가버리는 사람들.
" 후... 결혼. 두번하면 죽겠네. "
벌컥.
" 꺅! 사비야. 존나 이쁘다!!! "
" 오- 이쁘다. "
" 이쁘네. "
문이 열리더니 활짝 웃는 얼굴로 날 찾아준 비진영, 이휴민, 윤세안.
정말 오랜만이네. 1년전까지는 연락 했었는데, 그 후론 연락 한다는것도 안하고.
" 어휴. 기지배. 연락도 안하고. 얼마나 놀랬는줄 아냐!
니 전화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날아오는건 청첩장이더라. 얼마나 황당했는데. "
" 쿡, 미안. "
" 됬다 됬어. 그나저나, 진짜 이쁘다.. 아씨. 나도 결혼하고 싶은데.. "
" 아~ 윤세안을 누가 데려가나 몰라. "
" 됬어 빈대새끼야. 너한텐 안붙어!! "
" 아이고. 존나 감사하다. "
" 둘다 그만하고~ 좀있으면 신부 입장하니까. 우리도 빨리 자리가서 앉자. "
이휴민의 한마디에 둘은 입을 다물더니, 조용히 화이팅 이라는 말을 남기고 나가버렸다.
아... 진짜 피곤하다.
벌컥.
또 활짝 열린 문.
후.. 눈좀 붙이려고 했더니.
" 신부... "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 하하. 사비야, 이쁘구나. "
" ...아...... "
회장이었다.
" 신부 입장이라는데.. 어서 나가봐야 하지 않겠느냐? "
다정한 말투로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난 살짝 내민 손을 잡아주고, 천천히 이동했다.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 큰 화환 안의 수많은 사람들.
" 오! 저기 신부가 오네요. 모두 박수~! "
내 모습이 비춰지자, 모든 사람들이 날 보며 박수를 쳤다.
왠지 떨렸다. 아. 이게 결혼이구나 하는 마음에.
" 행복해야 한다.. "
조용히 나에게 말하는 회장....아니.. 이순간 만큼은 아버지.
" ...네.. "
내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내 손을 김강현에게 넘겨주었다.
김강현은 내 모습을 보더니 활짝 웃고 내 손을 붙잡았다.
" 예쁘다. 되게. 나 천사인줄 알았다. "
" 쿡... "
김강현의 천진난만한 말에 웃어버렸다.
" 자~ 신랑, 신부. 경례! "
우린 사회자의 말에 따랐고, 김강현은 나에게 살짝 웃음지었다.
\
" 아이고, 신부가 너무 예쁘네. "
" 아니야. 신랑이 정말 멋진데? "
결혼식이 끝난 후, 우리는 옷을 갈아입고 풍선이 메달려 있는 자동차 앞에 섰다.
" 엄마, 아버지! 나 다녀올게요! "
" 그래 임마. 잘 갔다와라. 허허. "
" 강현이, 재밌게 있다 와. 그리고 아가. 너도 즐겁게 있다 오렴. "
인자하게 생기신 김강현의 어머니.
내 손을 꼭 잡아주시더니, 웃음으로 마무리 짓는다.
" 사비야. 잘 다녀오너라.. "
" 네. "
조용히 나에게 말을 건내는 아버지..
예전엔 어땠을진 몰라도..
오늘은 가장 행복한 아버지의 딸이었어요.
" 쿨럭.. 조심해서 다녀오렴. "
" 그럼 아버님! 조심해서 다녀오겠습니다! "
" 그래. 하하.. 역시 강현군이야. "
아버지를 향해 환하게 웃음짓는 김강현.
" 어머님, 아버님. 잘 다녀오겠습니다. "
내 말에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주시는 두 분.
" 사비야! 잘 다녀와~ 전화 꼭 하구! "
" 잘갔다와라! "
" 다녀와~ "
씨익 웃어주는 비진영, 이휴민, 윤세안을 뒤로한채
우리는 그렇게 차에 올라탔고 바다로 향했다.
**
몇시간을 달려 도착한 바다.
햇빛이 바다에 비춰, 마치 바다에 별이 떠다니는듯 했다.
그만큼, 바다는 너무 아름다웠다.
" 와~ 되게 예쁘다. "
" ........"
김강현의 어린애같이 좋아하는 모습에 나도 웃음이 지어졌다.
" 흐음. 우리 호텔가서 짐 놔두고 다시 나오자. "
" 알았어. "
내 말에 씨익 웃더니 먼저 달려가는 놈.
나도 살짝 웃음 지어 그에게 다가갔다.
툭-.
김강현에게 가고 있을때 너무 앞만 봐서였는지, 어떤 사람과 부딪혔다.
지나치도록 까만 흑발머리에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남자였다.
" ..아.. 죄송합니다. "
난 그 남자가 떨어뜨린 물건을 쥐어주고 그를 쳐다봤다.
" 저도 잘못 한거였는데.. 감사합니다. "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그는 선글라스를 쓴채 날 쳐다보았고, 난 그냥 살짝 웃음지었다.
" ......... "
이제 지나쳐야 되는데,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왜 일까.. 갑자기 가슴이 너무 아팠다..
너무나 익숙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너무..그리웠던.. 그런 향기가 나서..
" 여보야!! 뭐해? 빨리 와! "
" ....그럼 이만.. "
날 바라보고 있는 남자.
난 살짝 인사를 하고 날 부르고 있는 김강현에게 다가갔다.
선글라스에 비치는 눈..
너무나도 슬프게 날 바라보는 남자.. 그 남자를 지나쳐서..
............
.......
호텔로 들어가버린 사비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남자.
이내 깜깜해서 안보였던 선글라스를 벗더니, 그녀가 주워준 물건을 슬프게 바라봤다.
... 파란 눈을 가진 남자..
민사비가 가슴 한쪽 부분에서 너무나 그리워했던..그런 남자..
.......사천후.....
그는 매말라있는 입술을 떼어 나즈막히 속삭였다.
" ....울지마...... "
..이젠..니 눈물 닦아주지 못하니까...
" ...항상 웃고........ "
...바라만 봐도 행복할테니까..
" ..정말.... 질투할 정도로 행복해라..... "
..안그럼....넌 바보같이 울어버릴테니까.........
아직 그녀의 향기가 남아있는 그 곳에서..
그녀가 아름답게 바라본 그 바다 앞에서..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들릴 듯 말듯 속삭였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녀에게 말하지 못했던..
...그래서 너무나도 가슴아팠던... 그 한마디를..
" ...사랑한다...민사비.... 미치도록...사랑해....... "
그리고 .. 너무나도 슬퍼보이는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
..자신의 모든것을 줄수있었던 만큼.. 그녀를 사랑해버린 사천후.....
....정말 사랑했던 그를..... 기억속에서 지워버린 민사비......
그는 그녀를 너무 사랑했고..
그녀 또한 그를 너무 사랑했지만.....
결코 이루어질수 없었던 그런 사랑..
...그들의 엇갈린 슬픈 사랑 이야기..
...The End..........
============================================
아, 완결이네요 ^^
천후 번외는 팬카페에만 올리기로 했구요,
제 소설. 사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이 소설 완결쓸때, 뭔가가 허전했는데.
하하.. 좋은하루 되시구요, ^^
항상. 행복하세요 ~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 나는 문제아다 ◆ - 113 ~ 完 -
르네브
추천 0
조회 612
05.01.27 15:22
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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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완결내기까지 고생이 참 많으셨을 꺼에요..수고하셨습니다..^^
ㅜㅜ 천후랑 이어 지지 않아서,,,,ㅜㅜㅜ 그래도 이제 까지 재밋게 잘 봤습니다,,^_^
ㅠ0ㅠ허업; 천후랑 이어지지 않다니.....완결 축하드려요♡
천후 너무 불쌍해욧~ ㅠ0ㅠ 그래두 살아있어서 다행이네요 -ㅁ-
ㅜㅜ 새드네요 재미있게 봤어요
어억. 그러게요. 새드네요..ㅜ_ㅜ 그냥 천후랑 이어주지..ㅜ0ㅜ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완결 축하드려요
너무 슬프네여,,
우욱,ㅠ-ㅠ.. 천후 팬이였는덱...ㅠ-ㅠ..천후야.....ㅠ-ㅠ.. 근데 르네브님 팬까페가 어디에요?+ㅁ+ 말해주세요~!
이럴수가.. ㅠ0ㅠ....... 둘이 이어지길바랬는데 안타깝습니다 여튼완결축하드리구요 다음소설도 기대할게요
허억-ㅁ- !!!!!!!!!!!! 르네브님 너무 대단하셔,ㅜㅜ이 대단한 소설을 다 쓰시다니..[흑흑]
우와~~대단해요,,,,,,천후불쌍해....천후야!!!!!1ㅜㅡㅜ흑...
정말정말 재밋께 봣쑵니다 ! ^ ^ 우리 천후 불쌍해서 어뜨케 ㅜ ㅜ !!
죽은게 아니었군요!!ㅠㅠ;;;;난 강혀뉘 싫옹 ㅠㅠㅠ;;;넌 천후가 더... 해피엔딩해주시지요!!
정말 슬퍼요 ㅠ_ㅠ 천후가 너무 불쌍해요 ㅠ_ㅠ 할튼 르네브님 완결 축하드려요 ^^ 다음소설도 기대하겠습니다 ^^
우리 천후 천후 천후 ㅠㅠㅠ !!! 천후천후천후!!!!!ㅠㅠ우옥 말이 안나오네 ..
아뭐야!!!! 왜안됬어!!! 사비랑천후되지!!! 아뭐야ㅜㅜㅜ우앙ㅇㅇㅇㅇㅇ 르네브님아무튼완결축하ㅜㅜㅜㅜ새소설기대할께요~번외는잇겠죠?
완결까지 수고하셨네요^^ 재밋게 잘 봤습니다^^
천후 어떻게....씨..ㅜ.ㅜ
천후는 어떻게 된거야요ㅠ_ㅠ불쌍한 천후ㅠ_ㅠ 그래도 사비랑 강현이 잘되서 다행이네요^^
번외!!! +_+ 번외가 있어야죠!!!! 아니면 2부라던가....
번외!!! +_+ 번외가 있어야죠!!!! 아니면 2부라던가....
안되 불쌍한 천후는 어떻게 되는겨 믿고 싶지 않아 불쌍해 ㅠ_ㅠㅜ_ㅜ 아무튼 완결 축하드려요
천후랑 연결을 시켜야지
으악!! 강현이도 좋앗는데!! 천후가 불쌍하네요!!> ㅛ<ㅎㅎ
천후가 불쌍해요..ㅇ_ㅠ; 읽으면서 강현이가 천후아닐까? 했엇는데... 아니네요ㅇ_ㅇ;; 쿨럭;; 천후랑 이어주면 더 좋앗을껄..~_~ 읽으면서 노래를 듣고 잇는데, 노래때문에 소설이 슬퍼졌어요...ㅇ_ㅠ 아무튼 존경스럽습니다1!
천후 아~눈물나 (벌써났다ㅜㅜ)슬픈노래더들으니간 더슬프다ㅜㅜ
넘 슬프네요^^*한편 넘 감동적이고 잼있었요
열심히봐써용 ㅇ_ㅇ;;;
천후랑이어주시지.ㅠ.ㅜ.그래도감명깊게봤어요~ㅋㅋ
천후랑 이어주시지는~~ㅠ0ㅠ 아참참.. 그리고 이 소설 재밌게 봣습니다^^;
우욱.. 천후 천후 천후 천후 천후 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천후랑 이어 주시지~~~~ㅠㅁㅠ
천후랑 이어주시지..ㅠ_ㅠ
저기요... 팬 카페 폐쇄 됐어요? ㅠㅠ;...
팬카페....=_=;;;; 폐쇄 됬나요??? 없어졌...ㅠ0ㅠ
마자요 없어졌음 ㅠ_ㅠ 왜 없어 져써요.
이런 천후랑 잘되는줄 알았는데..갑자기 김강현이란 남작 나타나고....좀 아쉽네요...ㅋ 죽었다는 천후가 살아있다니...다행이긴 하는데..사랑하는 사람에게 눈을 줬다는 그사실이 넘 아름답지만 슬프네요...난 사비가 기억이 돌아왔음 했는데..암튼 잘봤어요~ㅇㅅㅇ 태클은 아니지만 앞뒤내용이 좀 안맞는듯 싶어요~ㅎ
힝~ 천후랑 이어주지 천후랑 잘될줄 알았는데...
헉! 천후 불쌍해요ㅜㅜ 아무튼 재밌어요~
천후랑 이어주지 ㅜ.ㅜ 천후가 넘 불쌍하자나요~~ 글구 잘 봣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