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지
목필균
A4용지가 버려졌다
공무원이 공문 작성 초고였을까
늦깎이 대학원생의 논문 초고였을까
승진을 앞둔 부장님 보고서였을까
정리된 보고서도, 논문도, 공문도 되지 못하고
폐기된 이면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면지를 거두어 차곡차곡 정리해 둔다
공문서 뒷면에 미완성 시를 메모하고
논문 초고에 아쉬웠던 첫사랑을 생각하고
보고서엔 서툴렀던 인생살이를 돌아본다
징검다리 건너가듯
미숙한 대로 이미 지나갔지만
돌아본 젊음의 상처만큼 성숙했을까
깊어진 느낌표가 이면지를 채워간다
내리막길 가속도를 견디며
역주행의 시어들을 낚으며 채워간다
빛살에 비추어지는 불확실한 문자 위에
여백을 채워가는 일이 남아있다는 것
무디어진 내 손이 살아있다
첫댓글
지금 제 책상 밑에는 이면지가
엄청 많이 있습니다
어제도 오래된 서류 정리하면서
이면지로 쓸수 있는건 또 따로 정리해 놨습니다
오래전 직장생활 할 때 직원들에게
이면지 사용을 권장했더니
대부분 입들이 튀어 나오더라구요...
전 아직도 이면지 활용은 잘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프린터로 출력물 만들때도
좋거든요...
사실 이면지에 대한 욕심이 많기도 합니다
이면지가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까워서 딸한테 가져다 달라고 해서 활용합니다.
메모지로도 쓰고, 글의 초고도 쓰면서... 앞뒤가 빼곡해지면 분리 수거합니다. 알뜰한 마음은 우리 세대들을 비숫한데... 요즘 친구들은 그냥 버리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네요~
우리세대들은 이면지 사용에 거부감이 없을겁니다.
물자절약을 국가적 사명감으로 여기며 살아왔으니까요.
지금도 집에있는 잉크젯 프린트로 출력한 인쇄물의 용도가 끝나면 모아서 뒤집어 재사용하고 있지요.
손녀가 와서 그림을 그리겠다면 이면지 거나 지난해 달력 한 장 시원하게 뜯어내 준답니다..
목시인님의 이면지는 시어들로 채워지고 있다니 얼마나 소중한 쓰임인지요..
저도 당연히 달력 뜯어서 씁니다 선배님
이면지도 쓰구요...^.^
물자절약이란 말이 참 생소한 요즘입니다.
혼분식을 장려하던 시절부터 교직 생활을 했는데.... 보리가 섞이지 않은 도시락을 점검하는 것이 정책이니까 했지만 요즘은 참 무슨 전설인지 모르겠습니다.
제 페이스 북에 나눔 하겠습니다, 감사~!!
일신국민학교 18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