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소주시장의 시장규모는 팽창하고 있지만 전북지역의 내 고장 술, 즉 자도주시장은 고사위기에 직면해있다.
내 고장 술은 단순히 특정회사의 매출규모가 줄어든다는 의미 외에 엄청난 세원이 타 시도로 유출돼 그만큼 도내에 예산투자가 적어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최근 소주시장의 판도와 고사위기에 처한 내 고장 술 실태를 살펴본다.
<내 고장 술이란 무엇인가>
내 고장 술이란 광역시도를 경계로 한 지역, 즉 광역자치단체별로 각기 자기지역에서 생산되는 소주를 의미하는 것으로 일명 ‘자도주’라고 부른다.
자도주는 자기지역에서 생산되는 술이라는 의미에서 그 매출을 늘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애향심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서민들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내 고장 술’은 술 판매로 얻어지는 세금의 상당부분이 지역에 환원되는 이유로 지역발전기여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술 판매에 따른 주세는 국세지만 100%지방양여금의 재원으로 활용돼 해당 자치단체의 환경사업등 각종 개발사업에 재원으로 지원되기 때문이다.
또한 법인세 같은 각종 세수입과 고용창출 등의 잇점으로 자도주가 지역에 기여하는 바가 큰 게 사실이다.
하이트 주조의 경우 지난해 약 110억원의 주세에 대한 기여를 했으며 주정회사에서도 연간 2억7,000여 만원의 세금을 냈다. 이 돈이 모두 전북에 투자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지방양여금 세원에 기여한 셈이다.
또 법인세와 250여명에 이르는 고용창출등을 감안하면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자칫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로 여겨질 수도 있는 ‘내 고장 술마시기운동’ 같은 캠페인이 자치단체 주도로 행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북의 내 고장 술은>
전북의 내 고장 술은 익산에 본사를 둔 하이트 주조가 생산하는 보배와 하이트 소주다.
옛 보배소주가 전신인 하이트주조는 현재도 ‘보배20’ ‘보배 골드소주’같은 보배 브랜드의 소주와 ‘하이트21’같은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
전북 뿐 아니라 다른 자치단체도 해당 자치단체에 본거지를 둔 소주를 자도주로 부르고 있다.
서울과 경기도는 진로, 강원도는 경월소주, 대전, 충남은 선양소주, 대구, 경북은 금복주, 부산은 대선소주, 경남은 무학소주, 이웃 광주, 전남은 보해소주가 그것이다.
이들 소주들은 해당지역에서 향토 술로 인식돼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92%에 이르기까지 해당 지역의 소주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의 자도주인 하이트주조, 즉 보배소주만은 다른 지역 자도주의 해당지역 점유율을 크게 밑돌고 있으며 해마다 그 점유비가 하락해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하이트 주조의 지난 99년 전북시장 점유율은 최저 54%에서 최고 63%선.
지난해에는 연 평균 38%선을 유지해 나름대로 자도주로써의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들어 시장 점유율을 급속하게 내주기 시작해 지난 7월 43%까지 체면을 유지했던 것이 8월에는 32%, 9월30%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지난 10월에는 급기야 28%까지 추락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선 유지도 힘들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도 지난 99년 500억원 대에서 지난해에는 300억원, 올해는10월말 현재 220억원으로 급락했다.
서울, 경기를 기반으로 한 진로소주가 92%, 경북의 금복주가 96%, 경남의무학소주가 8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하이트주조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이 회사가 지난 97년 법정관리상태로 부채상환이 우선이어서 광고나 판촉에 상대적으로 투자가 소흘한게 가장 큰 원인.
하지만 다른 지역 애주가들이 ‘내 고장 술’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자치단체 차원에서도 대대적인내 고장 술 마시기 운동을 펴는 것과 달리 도내의 경우 내 고장 술에 대한 의식이 희박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 김동환 마케팅 담당 과장은 “다른 시도의 경우 내 고장 술 마시기 운동이 자발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나 유독 전북은 내 고장 술에 대한 의식이 희박하다”고 설명하고 내 고장 술 마시기는 비단 특정 회사의 매출을 올리는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내 고장 술 마시기를 호소했다.
<국내 소주시장은>
소주는 서민들의 대중주로 매년 인구증가 폭만큼 매출이 늘어나는 게 특징. 특히경기가 나쁘면 다른 고급주 매출이 줄고 소주매출이 늘어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국내 소주시장은 1조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상자 단위로는 전국적으로 한달 평균 2홉들이 30병짜리 1,000만상자가 팔리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북지역은 전국 시장의 3%수준인 한달 평균28만 여 상자가 팔리며 이 가운데 하이트 주조의 ‘보배 20’ ‘하이트소주’등이 28%가량 팔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