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산 영도에서 태어나서 23년을
영도에서만 살았다
토박이 원주민이다
초딩4학년때
우리동네에 봉자가 살았다
봉자는 여자아이가 아니다
봉자는 생김새가 겨울에 국끓여먹으면
너무나도 시원한 물메기 같이 생겼다
즉, 몸이고 얼굴이고 퉁퉁하면서
별윤곽없이 생긴 몽타쥬다
봉자남편은 택시운전을 했고
한 5살 정도되는 아들이 있었다
극히 어느 동네에서나 있음직한
평범한 여인이었다
보통 동네 아낙을 부를때는
그집 큰애 이름을 붙여서
누구엄마 이렇게 부른다
예를들면 우리 엄마는 몸부림이 엄마!!
근데 봉자는 그냥 지이름을 그대로
남녀노소가 불렀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
어느날 마당에서 작은공을 가지고 놀고있는데 누가 나무대문을 세차게 뚜드린다
문을 열어보니 봉자다
이불호청 시치던 우리 엄마가
방안에서 물어보신다
누고? 누가왔노?
내가 그랬다
엄마~ 봉자다 봉자가 왔다!!
봉자가 나에게 아주 무서운 얼굴을 바짝 붙여서
목소리깔고 그랬다
이 쫌만한 새끼야~ 내가 니칭구가?
어따대고 봉자고?
되바라진 그 조디를 칵~ 쥐박아뿔라마!!
나는 한마디 말도 못하고 공포에 떨었다
봉자는 마치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행님~ 곗돈 가지왔심더 하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후 우리 엄마에게 봉자가 그랬다는 말도 못하고
우리동네에서 개나 소나 다 봉자라 불렀는데
나만 절대 봉자라 못불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좋은 동네푼수에다 호구였던 봉자는 왜 나에게만 글케 야무딱지게 지밥그릇 챙겨묵으려 했을까??
차마 내입으론 말하기 싫지만...
호구는 호구를 알아본걸까? ㅋㅋㅋ
첫댓글 우쨋든 호구는 호구를 알아본다~~정답!! ㅎ
그래서 제가 모렌도님을 바로 알아봤다 아임니까? 반가워요!! 구야님!!ㅋㅋ
오늘의 명언 이로군요.
호구는 호구를 알아 본다.
모렌도님이 정답이라면 나도 정답..
말 많은것은 말 많은 종자 싫어하고
성질드러븐거는 성질 드러븐거 싫어합니다
비슷한 맥락일까요?^^
장미여관의 봉숙이라는 노래가있지요.
봉숙이동생 봉자.....
봉수기도보고싶고
봉자도 보고싶고...
그녀들도 지금쯤은 나처럼
늙어가고있겠죠.
추억의 이름들입니다
봉자 돌림이 참 정답습니다
봉자 봉순이 봉규 봉식이
뒤로 봉字가 붙어도 멋지지요
일봉이 삼봉이 오봉이 육봉이 칠봉이 팔봉이^^
비옵니다 뭐하세요? 저는 미스터 썬샤인봅니다
남들이 다 그렇게 부른다해서 부르면 큰일납니다
내가 호구인줄 알아 하면서 핏대를 올리고 덤벼듭니다
비가 많이 오는날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