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의 성모’와 함께하는
이 시대 위로와 희망의 기도
천주교 서울대교구, 파티마의 성모 발현 100주년 행사진행
성모의 밤(5/8). 순례기도(5/13~10/13). 문화예술인특강(5/13~7/8)
금년 5월 13일은 ‘파티마의 성모 발현(發顯)’ 100주년이다. ‘파티마의 성모 발현’은 성모 마리아가 100년 전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세 목동(牧童)들에게 여섯 차례 발현(1917년 5월13일-10월13일)하여 ‘세상의 평화와 영혼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할 것’을 요청한 사건을 말한다. 이 발현을 계기로 전 세계 가톨릭교회는 ‘파티마의 성모’를 ‘평화의 모후’로서 공경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가톨릭교회에 ‘파티마의 성모’는 더욱 각별한 존재다. 특히 교구장이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는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는 금년 ‘파티마의 성모 발현’ 100주년을 맞아 5월부터 10월까지 교구 전 구성원이 함께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매일 묵주기도를 봉헌한다.
염 추기경은 지난 2일 교구 사제 및 수도자, 평신도를 대상으로 특별사목서한을 발표하고, “정치적, 외교적으로 매우 어렵고도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시기에, 특별히 한반도의 평화와 북녘의 교회를 위해 기도한다”라며 신자들에게 고해성사 및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지향으로 묵주기도를 권고했다.
이밖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다양한 기도모임과 특강을 연다. 다음은 관련 행사.
■ 성모의 밤
8일(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명동대성당 성모동산에서는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파티마 성모님께 봉헌하는 한반도 평화 기원 성모의 밤’(이하 성모의 밤)이 진행된다. ‘성모의 밤’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세덕 신부), 파티마의세계사도직 서울본부(회장 정인영), 서울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권길중)가 공동주최하며, 남과 북이 진정한 회개를 통해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시작예식(꽃봉헌), 봉헌예절(묵주기도·초봉헌), 말씀 전례, 문화제(편지낭독·시낭송·특송), 마침예절 순으로 진행되며, 행사 중에는 △세계 평화 △한반도 평화 △이산가족과 북한이탈주민 △우리나라 통합과 화해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를 위해 묵주기도가 봉헌된다.
■ 순례기도
교구 차원의 순례기도도 진행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국장 조성풍 신부)이 주관하는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 기념 순례기도’는 ‘파티마의 성모’가 매달 발현한 날짜에 맞춰 교구 주교단과 사목국장 신부가 교구 내 6개 성당을 돌며 진행될 예정이다. 순례기도는 △5월13일(토) 주교좌 명동대성당(주례-조성풍 신부, 기도지향-세계의 평화) △6월13일(화) 혜화동성당(주례-중서울지역담당 교구장대리 손희송 주교, 기도지향-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7월13일(목) 천호동성당(주례-동서울지역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 주교, 기도지향-사회적 약자들) △8월19일(토) 흑석동성당(주례-서서울지역담당 교구장대리 정순택 주교, 기도지향-가정의 평화) △9월13일(수) 역삼동성당(주례-유경촌 주교, 기도지향-사제들의 성화) △10월13일(금) 명동대성당 성모동산(주례-염수정 추기경, 기도지향-서울대교구 공동체)에서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다. 순례기도와 함께 매주 화요일 저녁 8시마다 명동대성당에서 기도모임이 열릴 예정이다.
■ 문화예술인특강
이 시대 미래인 젊은이들을 위로하고 신앙인들과 삶과 희망을 나누는 피정 형 특강도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국장 허영엽 신부)은 한비야 · 정호승 · 이소은 등 서울주보 필진으로 활동한 9명의 가톨릭 문화예술인과 함께 ‘파티마의 성모발현 100주년 기념 문화예술인 특강’을 마련한다. 특강은 5월 13일부터 7월 8일까지 9주간 매주 토요일 오후2시부터 서울 명동대성당 문화관 코스트홀에서 열리며 ‘두려워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잊지 않겠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특강은 매 시간마다 묵주기도로 문을 열고, △배우 이인혜(13일-우리 인생과 믿음의 해답은 공부입니다) △아나운서 황정민(20일-하느님은 나의 낙하산, 나는 하느님의 낙하산)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장 한비야(27일-내가 보태는 1그램의 용기) △가수 바다(6월 3일-Dream comes true 꿈은 이루어진다) △시인 신달자(6월 10일-내 인생에 가장 귀한 말씀) △방송인 이상용(6월 17일-인생은 아름다워라) △시인 정호승(6월 24일-젊은이들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 △방송기자 양영은(7월 1일-나를 발견하는 시간) △가수 겸 국제변호사 이소은(7월 8일-끌림에 응답하기) 일정으로 진행된다.
허영엽 신부는 “특강 주제인 ‘두려워하지 마라, 나는 너를 잊지 않겠다’는 세 목동 중 한 명인 루치아가 세상에 홀로 남을 것을 걱정하자 성모님께서 주신 말씀이다”고 설명하며, “고달픈 현실에 외롭고 지친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그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웠지만 역경을 딛고 일어난 가톨릭 문화예술인들이 멘토이자 신앙의 동반자로서 자신의 삶과 신앙의 여정을 나누며 용기를 전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사전접수(http://naver.me/xcPi3CY9, 메일 또는 방문접수 불가), 접수비 5만원, 문의 02-727-2035.
【참고자료】
■ 파티마의 성모 발현
파티마의 성모가 나타난 1917년은 1914년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이 절정에 이르는 동시에 러시아에서는 혁명이 일어나 세계가 혼돈에 빠진 상태였다. 이때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에 사는 세 명의 어린이 루치아(Lucia dos Santos, 1907∼2005)와 그녀의 사촌 히야친타(Jacinta Marto, 1910∼1920), 프란치스코(Francisco Marto, 1908∼1919)에게 1917년 5월 13일 처음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 세 어린이에게 나타난 파티마의 성모는 10월 13일까지 매달 한 번씩 나타나 이들에게 세계 평화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요청했다. 특별히 7월 13일 세 번째 발현에서 성모 마리아는 세 명의 어린이들에게 지옥의 환시를 보여주며 “인류가 계속 하느님의 마음을 상해 드린다면 더 무서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당신의 티 없는 성심이 승리하고 평화가 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참조: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한국본부
■ 파티마의 성모가 전한 세 가지 메시지
파티마의 성모를 목격한 세 어린이 중 2005년까지 수도자로 살았던 루치아는 교구장의 명령에 따라 성모님을 만나며 듣고 기억한 것을 문서로 기록했다. 2000년 6월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발표한 ‘파티마의 메시지’에서는 파티마의 세 가지 ‘비밀’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첫째 비밀은 지옥의 환시다. 루치아 수녀는 “성모님께서는 저희에게 땅 밑에 있는 것 같은 거대한 불바다를 보여주셨습니다. 그 불 속에는 마귀들과 인간의 형태를 한 영혼들이 빠져 있었습니다. 그들은 고통과 절망의 비명과 신음 소리를 내면서 사방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습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둘째 비밀은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에 대한 것이다. “불쌍한 영혼을 구원하시려고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티 없이 깨끗한 내 성심에 대한 신심을 세우고자 하신다. 만일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 것이 실천된다면 많은 영혼들이 구원을 받게 되고 평화가 올 것이다. 전쟁은 끝이 날 것이다”라고 루치아 수녀는 기록했다. 또한 “참혹한 전쟁(제2차 세계 대전)”과 러시아의 공산화에 대한 언급과 함께 “결국에는 티 없이 깨끗한 내 성심이 승리할 것이다. 교황은 러시아를 내게 봉헌하고, 러시아는 회개하며, 세상에는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이다”고 전했다.
2000년 5월 13일에 가장 늦게 셋째 메시지가 공개됐는데, 이는 파티마의 성모를 목격했으나 어린 나이에 숨진 히야친타와 프란치스코의 시복식에서 밝혀졌다. 세 번째 비밀은 ‘교황의 고통’에 대한 것이다. “교황 성하께서는 절뚝거리시는 발걸음으로 몸을 반쯤 떠시면서 고통과 슬픔에 짓눌리신 채, 도중에 널려 있는 시신들의 영혼을 위하여 기도하셨습니다. 산꼭대기에 오르신 교황 성하께서는 큰 십자가 밑에 무릎을 꿇으신 채 그분을 겨냥하여 총과 활을 쏘는 한 무리의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실제로 1981년 5월 13일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일반 알현 도중 터키 출신 청년에게 총을 맞고 4일 만에 의식을 회복하기도 했다. 그 이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온 세상을 봉헌하기로 결심하고 인간 세계를 성모님의 사랑으로 감싸달라는 내용의 ‘의탁 기도문’을 작성했다.
※참조: 교황청 신앙교리성 파티마의 메시지(2000.6.26)
■ 파티마의 성모와 교황들
교회는 성모님 발현 이후 성모님을 통해 드러내신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소중히 여기며 끊임없이 파티마 성모님이 전하신 메시지를 실천하고자 노력해왔다. 비오 12세 교황은 1942년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세계를 봉헌했고, 1944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을 제정했으며, 1946년에는 성모님을 ‘세계의 여왕’으로 선포했다.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중에 성모님을 ‘교회의 어머니’로 선포했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다시금 전 인류를 티 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봉헌하면서 파티마 발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발현 100주년을 맞아 파티마를 사목 방문하고, 현지시간 13일 오전 파티마 성모 성지에서 파티마의 성모를 목격한 세 목동 중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프란치스코와 히야친타 남매를 시성할 예정이다.
■ 한국교회와 파티마의 성모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라던 파티마의 성모는 분단의 아픔을 겪은 한국 교회에 매우 상징적인 존재다. 평양교구 6대 교구장인 홍용호 주교(1906-1950)는 평양교구 주교좌 관후리 성당을 평화의 모후인 파티마의 성모께 봉헌하며 평화와 화합을 기원했다.
이 때문에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교황의 제의실이 있던 명동대성당 문화관에 파티마의 성모상과 휴전선 철조망(1953년 설치되었다가 교체를 위해 철거됨)으로 만든 ‘가시관’을 전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기에 앞서 파티마의 성모상과 가시관 앞에서 남북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했다.
금년 3월에는 평양교구 설정 90주년을 맞았다.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기념미사는 미사 내내 파티마의 성모상을 제대 앞에 모신 채 봉헌됐다. 미사에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연방 바냐루카 교구장 프란요 코마리챠 주교가 참석해 평양교구와 바냐루카교구가 영적 자매 결연을 맺었음을 확인하며 두 교구의 영적 자매 결연서를 파티마의 성모께 봉헌하기도 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국 언론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