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세종시 나성동에 소재한 세종보건소 남부지소 건강관리 담당 직원의 책상 위에 놓여있는 전화벨 소리이다.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이다.
담배를 피울 수 없는 장소에서 지금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단속해 달라는 전화이다. 물론 흥분하고 격앙된 민원전화이다.
1천 제곱미터 이상의 대형건물, 유초중학교 주변, 금연아파트 기타 시 조례 등으로 지정되어있는 금연 거리나 금연공원 등에서는 흡연을 할 수 없도록되어 있다.
어제(22,1,25) 14:40 경에도 이러한 민원전화에 의해, 세종시로부터 금연지도원으로 위촉되어 있는 금연지도원 A와 B 등 2명이 현장 출동을 했다.
세종시 아름동 해피라움 건물 1동과 2동사이 자전거 거치대 부근, 금연장소에서 흡연하는 사람을 계도하기 위해서다.
우선, 금연지도원 A가 휴대전화 카메라로 현장채집을 위한 사진을 촬영했다. 흡연자는 눈치를 챘는지 담뱃불도 끄지 않은 채 슬금슬금 현장을 피하여 달아나기 시작했다.
금년지도원 A는 빠르게 접근하며, 흡연자의 가는 길을 막으며 흡연사실 인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흡연자는 흘끗 흘끗 처다보며 가는 길을 멈추지 않고 4~50M 떨어진 거리의 커피솝으로 들어갔다.
이때 주변 장소에서 다른 곳을 살피고 있던 금연지도원 B까지 합류하여, 해당 커피숍에 서서 커피를 마시던 흡연자에게 흡연사실 인증서 작성을 요구했다.
이때부터는 금연지도원 B가 상황을 주도하며, 인증서 작성을 계속 요구했으며, 흡연자는 별스런 것들이 귀찮게 한다는 듯이 또 장소를 이동하여 피하려 했다.
(물론 이때 지는 척 그냥 보내 줄수도 있었지만, 부여된 사명이 있는지라 그럴 수는 없었으며, 흡연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금연지도원 B는 달아나려는 흡연자의 팔굼치를 움켜지며 달아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이때부터 상황은 급박해 졌다. 흡연자는 흥분하여 금연지도원 B의 옷깃을 맞잡으며 (공개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막말의 욕을 해댔다.,
금연지도원 B가 잡지도 않은 멱살을 잡았다고 덮어씌우기도 하고, 바쁜 사람 시간을 뺏었으니 보상하라고 억지 주장도 했다.
이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더 흐른후, 여기서 더 발전하면, 예기치 못할 상황으로 진전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금연지도원 A가 경찰을 부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흡연자에게 최후 통첩으로 '지금까지는 금년구역에서 흡연한 단순한 사건이고, 기껏해야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는 행정벌 대상에 불과한데, 여기서 더 진전되고 경찰이 출동하여 개입하게 되면, 형사사건으로 번질 수도 있으니, 여기서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흡연자는 이에 아랑곳 하지않고, 욕설을 계속하며 금년지도원을 더욱 자극했다.
현장에서 느끼기에, 금년지도원을 최대한 자극하여 실수를 유발하고, 그 실수을 빌미로 자신의 잘못을 상계하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금년지도원 B도 노련하여 이에 말려들지는 않았다.
그리고 금년지도원 A는 지금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녹음되며, 촬영도 되고 있음을 흡연자에게 알려주며, 더 이상 상황를 끌지 말도록 다시 경고했다.
이어서, 더 이상 지체하면 돌발의 불상사가 발생될 수 있겠다는 판단하에, 경찰 112로 신고했다. 신고로부터 채 5분도 되지 않아 경장1명, 순경 2명 등이 순찰차를 타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역시 그들의 조치는 노련했다. 우선 상황 중심에 있던 금년 지도원 B와 흡연자를 각 분리하여 자리를 달리하게 한다음, 그때까지 있었던 상황을 설명하도록 하며 감정을 누그려뜨려갔다.
그런데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금까지 기리기리 날뛰던 흡연자가 갑자기 얌전하고 다소곳 해 졌다. 그리고 흡연사실 확인서를 써주라는 경찰의 말을 순순히 따랐다. 말하자면 일 순간에 사태가 모두 해결된 것이다.
경찰 제복의 위력일까? 경찰의 노련한 용인술일까? 아니면 그 흡연자가 이 사건 이외 별개의 사건이 있어(가령 수배자?) 경찰서까지 가서는 않되는 속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한 여운이 남는 현장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