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불초 아랑입니다.
개막이 엊그제 같은데, 17/18 시즌도 약 10% 정도 일정이 지나갔습니다.
물론 아직 시즌 극초반임에 분명하죠. 날마다 생각지 못한 일들이 빵빵 터지고 있어 팬들을 더욱 즐겁게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몇 가지 쓸데없는 신기한 점에 대해서 잡담을 좀 늘어놓아볼까 합니다.
(이하 편의상 평어체를 사용하였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1. 폴 조지 트레이드의 대반전
폴 조지를 오클라호마가 올라디포 + 사보니스로 데려갔을 당시만 해도 언론과 팬들의 반응은 '사기 딜'이라는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올라디포는 거대 계약에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으로 오클라호마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었고 사보니스는 좋은
영건이긴 하나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대반전.


올라디포는 리그 넘버원 슈가를 넘볼 기세이며 (하든을 포가로 본다면...) 사보니스는 26분 밖에 되지 않는 출장시간에도 불구하고
더블더블을 기록하는 완소 유닛으로 성장했다. 받아먹기만 하는 선수가 아니고 활동반경이 좁지 않은데도 야투율이 68%에 이른다!!!
이 두 선수의 엄청난 성장세에 힘입어 인디애나는 팀의 중심 마일스 터너의 결장에도 불구하고 내노라하는 강호들을 줄줄이
때려잡으며 5승 3패라는 호성적을 마크하고 있다.

반면 오클라호마로 간 폴 조지는 아직까지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생산성이다. 서버럭, 멜로와 함께 걸출한 빅3를 구성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게 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워낙 커리어 내내 주인공이었던 세 명이 모였으니 합을 맞추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2. 매직이 별거냐? 우리가 바로 매직이다!

올랜도 매직은 시즌 시작하는 시점에서 ESPN 파워랭킹 24위로 지목되었다. 조나단 시몬스 영입 외에는 로스터상으로 이렇다 할
눈에 띄는 전력보강 없이 시즌을 맞이한 전년도 플옵 탈락팀(그것도 동부) 에게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ESPN은 앞으로
전력을 평가할 때 있어 인간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좀더 고민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환골탈태 삼인방에다가, 천문학적 연봉을 받고 계약한 대형 FA들이 여기저기서 동지 팥죽을 쑤어대고 있는 와중에
호올로 빛나는 가성비 갑 FA 슈퍼 식스맨 조나단 시몬스(3년 20m로 계약)까지 있다.

역시 믿고 쓰는 샌안산이랄까. 가성비로 따지면 단연코 오프시즌 최고의 FA계약이었다 할 것이다.
현재 올랜도의 성적은 6승 2패. 보스턴과 함께 리그 Top이다. 일정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클블, 샌안, 뉴올, 멤피스....
그들이 거둔 6승 중에 4승은 이와 같은 강적들을 상대로 거둔 것이다.
마법군단의 행진이 시즌 끝까지 이어져 뭔가 주는거 없이 얄미운 ESPN의 존문가들을 머쓱하게 만들어주기 바란다.
(그래. 스포츠 경기 보고 글쓰고 돈까지 받는게 너무나 배가 아프다. 크흑.)
3. 양보다 질이라고? 누가 그래?

OX퀴즈: 휴스턴 로켓츠는 3점을 잘 쏘는 팀이다?
당연한거 아냐? 사실 3점 하면 생각나는 스플래쉬 브라더스의 골스보다 더 독하게 3점을 쏴제끼는게 이번 시즌의 휴스턴이다.
그것도 아주 큰 차이로. (휴스턴 경기당 44개 시도, 골스 경기당 33개 시도)
하지만 놀랍게도 정답은 △. 왜냐하면 성공률이 바닥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번시즌 휴스턴의 3점 성공률은 겨우 31.3%로 리그 꼴찌에서 4등이라는 처참한 확률을 기록하고 있다!! 휴스턴보다 3점 성공률이
낮은 팀은 시카고(여기는 라빈 돌아올 때 까진 쏠 사람이 없고), 토론토(여기는 뭐 데로잔이 에이스인 탓이라 치고), 레이커스
(여기도 은근히 3점 쏠 사람은 없네?) 뿐이다.
한마디로, 휴스턴은 지독하게 안들어가는 3점을 들어갈 때 까지 계속 쏴제끼고 있는 것이다!!

내가 쏘라고 했지 넣으라고 하진 않았어!! 쏘다 보면 들어가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은 6승 3패로 서부 1위를 기록 중이다. 그것도 수많은 자원을 내주고 데려온 정상급 포가 크리스
폴의 부상 공백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솔직히 표본은 적지만 폴이 없을 때 휴스턴이 더 강한 느낌은 분명히 있긴 있었다...)
3점의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면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휴스턴. 댄토니볼이 런앤건을 넘어 건앤건의 영역으로 들어선 느낌이다.
은영전의 광팬인 필자로서는 (아....어쩔수 없는 아재스러움이여) 딱 비텐펠트의 흑색창기병대가 생각난다. 무지막지한 파괴력으로
전술이나 분석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무시무시하고 무식무식한 (양 웬리에게는 판판이 깨지지만 그건 양이 역대급 먼치킨
주인공이니까.....) 부대. 휴스턴의 색은 붉은색이니 '적색창기병대'라고나 할까? 실로 남자의 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4. 유타 재즈의 새 주전 PG는 공격형 듀얼가드

미네소타와의 6년간의 동거를 끝내고 유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는 루비오.
오늘 포틀랜드와의 경기에서 30점 1어시스트라는 극히 이기적인 스탯을 찍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고든 헤이워드가 사라진 '볼의 주인공' 자리를 바로 꿰찬 루비오는 현재까지는 시그내쳐와도 같은 창의적 패스보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평균 득점, 야투율(43.7%), 3점 성공률(37.2%) 모두 커리어 하이.
원래 루비오의 모습을 모르는 팬이라면 ' 이 친구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이구만' 할지도 모르겠다.
골밑 마무리는 여전히 안되고 있지만 점퍼가 쏙쏙 들어가고 있는 것이 비결.
미네소타 팬으로서 아쉽긴 하지만 루비오는 코트 위에서 자신이 사령관이 되어야 빛나는 선수다. 고든 헤이워드의 빈 자리를
메우기 딱 좋은 조각이었고, 선수 자체의 실링을 떠나서 미네소타에게는 티그가 유타에게는 루비오가 로스터상 더 맞는
조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디비전 라이벌이기는 하나 유타의 건승을 기원해 본다. (첫 맞대결에서는 혈전끝에
미네소타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루비오가 티그를 완전히 제압한 바 있다. 현재 성적도 두 팀 모두 5승 3패로 팽팽히 맞서있다.)
5. 졌잘싸? 이제는 이못싸의 시대다!!!

이번 시즌 4쿼터 종료 2분전 5점차 이내의 접전승부에서 가장 강한 팀은 어디일까?
정답은 미네소타. 5번의 접전승부에서 5번 모두 이기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덕분에 초반 험난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8경기중 원정5회, 백투백2회) 5승 3패라는 괜찮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음?
접전승부 5전전승인데 성적이 5승 3패?
그렇다. 한마디로 이 팀은 시원하게 상대를 밀어붙여 이긴 경기가 지금까지 단 한 경기도 없다!!!
접전승부에 강하다는 이면에는 3쿼터까지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쿼터에 끝끝내 접전으로 빠져들고야 만다는 함정이 숨어있다.
몇 점차로 앞서고 있었든 온갖 기기묘묘한 방법으로 끝끝내 클러치 상황을 창조해 낸다. 위긴스의 4쿼터 자유투 흘리기/볼 흘리기
같은거야 소득세같은거지만 버틀러도 4Q만 되면 은근히 포제션을 적지 않게 말아먹는다. 거기에 4점차에서 인바운드 파울하기
(자유투 하나 후 포제션이라 원포제션 게임을 창조해냄), 같은 편 등에 픽앤롤 넣기 등 13년간 갈고 닦아온 미네소타 특유의
클러치 풍습이 버무려지면 접전이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다.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은, 어쨌거나 이기기는 한다는 점. 매경기 실수가 터지고 스코어는 박터지고 팬들의 속도 터져 나가지만
어쨌거나 이기기는 이긴다. MVP와 빅3가 버티는 오클라호마와의 두 번의 대결을 싹쓸이 했으며 (티그가 희한하게 서버럭에게
엄청 강하다. 미네에 와서도 그런 특성이 유지되서 다행.) 유타, 뉴올, 히트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최후의 최후까지 빅샷을
주고받은 끝에 5승을 따냈다.
버틀러가 빠진 두 경기 (인디애나전, 디트로이트 전)의 참패는 이 팀에서 지미 버틀러가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려주는 결과.
아무튼, 졌지만 잘싸웠다와 이겼지만 못싸웠다 중 팬들이 원하는 결과가 어느쪽인지는 자명하다. 로스터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시원하게 이기는 경기가 점점 많아지길 기원해 본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ㅎㅎㅎㅎ
은영전 재밌나요?
정독했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