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1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에 무표정… "이게 재판이냐"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을 일으킨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한 특검에 웃음 짓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날 선고가 이어지는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선고가 끝나자 법정 안팎에서는 지지자들의 욕설과 비난이 쏟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2월 19일 오후 3시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선고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에 대한 선고도 진행됐다.
선고 전부터 법원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방청객들은 보안관리대 앞에서 신고 온 신발을 모두 벗은 뒤 법원 측에서 준비한 일회용 슬리퍼로 갈아신어야 했다. 대법정까지 이어지는 복도에 법원 경위들은 일정 간격마다 양쪽 벽에 줄지어 서 있었다. 법정 내부에는 경위 15여명이 방청객들이 정해진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지귀연 부장판사 입정 후 선고에 앞서 “소란이나 기타 이상행동이 있을 경우 법정 퇴정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으니 방청객들은 유념해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께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여느 때와 같이 감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고 출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그대로 멈춰 서 재판부에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후 두 팔을 휘적이며 피고인석으로 향하다 다시 재판부에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앞선 결심공판과 달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얼굴에서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선고가 이어지는 동안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그는 12·3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에 해당한다는 재판부의 판단에도 두 눈만 깜빡였다. 무기징역형이 선고될 때도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일어선 채 정면을 바라봤다. 표정 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판결에 불복하는 경우 일주일 이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는 재판부 안내에 고개를 끄덕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선고를 마치고 나서는 재판부에 고개 숙여 인사했다. 재판부가 퇴장하려는 마지막 순간에도 다시 한번 고개 숙였다. 맞은 편에 있는 특검 측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변호인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재판 내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김홍일 변호사가 말을 건네자 마침내 활짝 웃어 보였다.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 변호인단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이후 터덜거리는 발걸음으로 교도관들에 둘러싸여 퇴정했다.
재판부가 퇴장하자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들은 일제히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는 소리가 나오자 방청석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윤 어게인’(Yoon Again)이라며 목청을 높였다. 반면 재판부에 “이게 재판이냐”, “국민에게 빌어라” 등 항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지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퇴장하고 나서도 법정에 남아 있었다. 한 남성은 퇴장하라는 경위의 안내에도 10초 동안만이라도 있겠다며 협상을 시도했다.
지지자들은 퇴장 이후에도 분이 안 풀린 듯 고함을 쳤다. 경위들의 제지에도 “엉터리 판사는 회개하라”, “지귀연 판사가 어딨냐”고 외쳤다. 일부는 이재명 대통령,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이름을 외치며 정치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한편 이날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징역 30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열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내란을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해 무죄가 선고됐다.
◆ ‘대통령’에서 ‘무기징역범’으로… 윤석열의 1500일 권력 흥망사
"비상계엄 선포로 국회 권한을 침해했으면 내란죄에 해당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무기징역에 처한다."(지귀연 재판장,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별의 순간'에 오른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윤석열. 그는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명분으로 임기 3년차였던 2024년 12월3일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단 5시간 만에 국회에 의해 저지를 당했다. 그 여파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 선고로 대통령직에서 탄핵됐다. 1년 후인 2월 19일 이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권력의 정점에 오른 지 4년 만에 내란 무기징역범으로 전락한 것이다.
2021년 6월 2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정치 참여와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팀장과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을 지낸 핵심 인사가 당시 살아 있는 권력에 직접 대립각을 세우자 여론은 크게 들끓었다. 이후 그는 한 달 만에 국민의힘에 공식 입당해 대선 본선 후보로 결정됐다. 이듬해 3월 9일 48.56% 득표율로 지금의 대통령인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47.83%)를 0.73%포인트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권력의 정점에 등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곧바로 청와대 시대를 끝내고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었다. 그가 임기 중 핵심으로 내세운 과제는 노동·교육·연금·의료 개혁을 통한 카르텔 청산이었다. 여기에 전임 정부의 잔재 청산도 진행했다. 무분별한 현금 살포성 복지 정책을 비판하며 건전 재정 기조를 내세웠고, 탈원전 기조도 이념 편향정 정책으로 치부하며 원전 생태계 복원에 앞장섰다. 기존 소주성(소득 주도 성장) 기조도 민간 주도 성장으로 탈바꿈시켰다.
◆ '별의 순간'처럼 빠르게 등극 후 몰락한 윤석열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중반부터 20~30%대 박스권을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일방통행 리더십과 거대 의석을 가진 야당이 계속 충돌하면서다. 정치 경험이 부족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화와 타협 대신 '반국가세력'을 거론하며 야권과 대립각을 세우기 바빴다. 그는 임기 기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도 한 번 밖에 만나지 않았다. 그마저 2024년 4월 총선 참패로 위기에 몰리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회담에 응한 것이었다.
여당과의 관계마저 순탄치 않았다. 본인과 30년 지기로 통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권을 잡았을 때는 이른바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과 '대파 발언' 논란 등으로 여당이 총선에서 대패하는 결정적 단초를 제공했다. 여기에 언론과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당초 그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통해 기자들과 활발히 국정에 대해 소통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바이든-날리면' 논란으로 언론과 마찰이 발생하자 취임 60일 만에 곧바로 중단시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 암초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였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논란을 비롯해 임기 후반에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통하는 공천개입 파동까지 터졌다. 야당은 수차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거부권 철퇴로 번번이 막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말 10%대까지 추락했다.
◆ '내란죄' 탄핵 이어 심판 정국도 마무리 수순
2024년 12월 3일,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정부 예산을 삭감한 부분을 명분으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겠다"며 45년 만에 비상계엄을 선포해 탄핵소추를 자초했다. 계엄 정국은 선포 당일 밤을 넘기지 못하고 해제됐다. 국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물어 같은 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이듬해 4월 4일 헌재는 재판관 8명 의견 전원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형사 사건 수사·재판도 함께 받았다. 검찰은 비상계엄 선포 54일 만인 지난해 1월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이고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이 항고포기를 결정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구속 48일 만에 석방됐다. 하지만 이재명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가동된 내란 특검팀에 의해 같은 해 7월 10일 다시 구속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은 지난해 4월 14일 정식 공판을 시작으로 올해 1월 13일 결심공판까지 총 43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그간 재판에는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을 포함해 총 61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이처럼 444일 동안 이어진 형사 절차는 이날 일단락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형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재판장)는 이날 오후 3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지귀연 재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성립을 인정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범행을 직접 주도했고 사과하지 않았으며 재판 출석을 거부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아주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또 전과가 없고 오랜 기간 공무원으로 근무했으며, 65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참작 사유로 언급했다.
‘노동절 공무원도 쉬나’… 헌재, 위헌 심판 돌입
헌법재판소가 공무원 유급휴일에 ‘노동절’을 포함하지 않은 현행법에 위헌 소지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절에 공무원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법정 공휴일로 확대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에서 헌재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2월 18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헌재는 최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위헌 확인’ 안건을 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헌재는 청구인 대리인인 정지욱 변호사와 이해관계인인 인사혁신처장, 국회의장, 법무부장관에게 심판회부통지서를 송달했다.
지난달 1월 30일 문성호 원주시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2조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앞선 지난해 11월 18일 시 노조 이름으로 한 차례 청구했으나 개인이 청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되자 개인 이름으로 다시 청구한 것이다. 문성호 위원장은 헌법소원 청구서에서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보수를 얻어 생계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공무원도 본질적으로 ‘근로자’인데 합리적 이유 없이 노동절에 쉬지 못하는 것은 헌법에서 규정한 평등권(11조)과 단결권(32조)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심판 대상 조항의 입법 목적은 ‘대국민 행정서비스의 중단 없는 제공’이라는 공익에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으나 노동절 단 하루, 모든 공무원을 예외 없이 근무시키는 것이 이런 목적 달성을 위한 유일하고 적합한 수단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직 근무, 비상 대기, 온라인 민원 처리 등 시스템을 통해 이미 설날과 같이 여러 날에 걸쳐 있는 공휴일에도 행정 공백을 방지하고 있고 노동절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면 된다는 논리다. 당직·교대 근무 체제를 활용할 수 있음에도 모든 공무원을 노동절에 출근하도록 한 것은 기본권을 최소한으로만 제한해야 한다는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위반된다고도 주장했다.
대리인인 정지욱 변호사는 “헌법재판관이 본안 심리에서 저희가 주장한 내용들을 모두 확인한 다음 평등권을 심하게 저해한다고 판단하면 인용하게 되고 아니면 그 사유를 달아서 기각 판결문을 쓰게 된다”며 “인용될 경우에는 해당 규정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는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이 계류 중”이라며 “이 법안이 먼저 통과하게 되면 헌법소원청구는 실익이 없어지게 된다”고 부연했다.
원주시 노조는 지난해 9월 국회 소통관에서 박정하 국회의원(원주갑)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의 노동절 휴식 보장을 촉구하는가 하면 원주 출신 최혁진 국회의원(비례)과 간담회를 갖고 노동절 휴식 보장을 건의하는 등 공무원 노동절 휴식권을 위해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 같은 움직임에 노동절 공무원 휴식권을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1일 노동부 업무보고에서 “금융기관은 다 쉬고 있는데 공무원들만 출근해 일이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인사혁신처와 협의해 모든 일하는 시민이 하루 격려받을 수 있도록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추진 중”이라고 답했다. 현재 노동절 공휴일 지정 관련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행정통합과 지방선거 등으로 이달 중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안이 2월을 넘기면 올해 적용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정부 안팎 관측이다. 문성호 위원장은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1차 관문을 통과해 본안 심리와 최종 선고를 남겨두게 됐다”며 “이른 시일 내에 120만 공무원 염원인 노동절 휴식이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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