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 56 카페 게시판(사랑방)에는 박목월 시인의 남도 삼백리 "나그네"가 정겨웁게 떠 오른다.
"술익은 강마을에
저녘 노을이여
강나루 건너서
밀 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녘 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유채잎과 동백꽃이 어우러지고, 산 그늘 마다 연분홍 진달래가 햇살을 받고, 길가엔 노란 개나리가 지천이며, 오르다 보면 억새밭이 넘실거리고 수 많은 다도해가 보이는 남도의 명산 천관산으로 산꾼이여 가자!.............
지난 2월의 제 127차 등산은 비가 오는 관계로 취소되고 3월의 산행은 다시 제 127차 모임으로 전라남도 장흥에 있는 天冠山(723m)으로 가자는 반가운 모임 안내이다.
가장 기다려지는 모임이 바로 인고 56 산악회 모임이다. 이번 일정은 영암에 있는 월출산의 무위사, 강진의 백련사 동백꽃 축제와 고려 청자도예지 그리고 장흥의 천관산 등산과 화순의 운주사를 돌아보는 1박2일의 국토순례 여정이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미국의 이라크 바그다드공격이 대서 특필되고 있으며, 주가는 당일 전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며 경제 또한 먹구름 속에 잠기어 국민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익에 반한다고 남의 나라를 침범하는 이번 미국의 행동이 잘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반전 운동 또한 더욱 거세어 지고 있는 요즈음의 근황에서 삶의 맛을 아우르는 산행 모임은 청량함 바로 그것이다.
2.003년 3월 22일(토) 오전 9시.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 모인 산우들 19명(서울 10명, 인천 9명)은 반가운 인사와 함께 설레이는 남도 여행길에 오른다, 특히나 인고 56 카페 회원인 강진의 은아, 보라와 호단등 아리따운 세명의 미씨님들이 안내를 하여 준다니 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는 일인가!
鄭石宮 산악회장은 지방 출장중이라 저녘에 강진에서 합류키로 하여, 田河鎭 등반대장이 대신 인사말을 전한다. 오늘의 일정은 영암 독천에서 연포 갈낙으로 오찬을 즐기고, 월출산의 無爲寺 탐방, 강진읍 백련사 동백꽃 축제 참관후 고려 청자 도예지를 견학하고, 내일은 장흥에 있는 천관산 등반후 귀경길에 화순 운주사를 둘러보고 올라오는 즐거운 일정을 알려주며, 곧이어 새롭게 산악회 살림을 맡을 鄭明燮 총장을 소개한다.
신임 鄭총장은 미흡한 사람을 추천하여준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는 뜻에서라도 열심히 소임을 다 하겠다는 인사말로 차내의 박수를 받는다.
특히나 이번 산행에 처음 참가한 인천 李未鉉동문이 금일봉을, 인천 李榮求동문이 향가 약주 1 b/x를, 홍성준 총장이 막내아들의 손녀 백일기념으로 백설기 떡을 전해주어 산우들의 변하지 않는 우정이 우리를 태운 애마 (주) 서울 아트버스 차내를 흥겨웁게 한다.
낮과 밤이 같다는 춘분을 지나고 계절은 낮이 길어지는 춘삼월 좋은 시절로 이어진다. 농군들의 밭갈이가 시작되고 주변 산천은 한 여름의 푸르름을 채색 하려는듯 꽃 망울은 그 잎술을 열려고 망울을 지어 간다. 유난히도 날씨는 화창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로 진입한 애마는 남으로 차머리를 향하고 신나게 달려 나간다.
오늘 참석한 산우들의 정다운 면면은
서울의 田河鎭 대장을비롯 金判石, 盧英根, 朴年培, 李康大, 李永圭, 李 振馥, 李熙培, 韓相根, 洪性俊동문,
인천의 宋相鎬 회장, 徐基昶, 吳秉益, 兪洪錫, 李未鉉, 李月成, 鄭明燮, 洪 錫天 그리고 筆者이다.
서울을 출발한지 한시간쯤 지나 우리는 장대한 서해대교를 통과한다. 다리아래 우측으로 보이는 평택항 부두에는 수출 선적을 기다리는 수많은 차량들로 꽉차여 있으나, 미-이라크 전쟁으로 계약중지 및 운송연기 요청등으로 중동지역 수출이 부진하다고 하니 빠른 전쟁의 종결만을 기다리고 있다.
쭉쭉뻗은 서해안 고속도로 주변 산하를 지나며 우리는 서산휴계소에 잠시 들려 커피 한잔을 나누고 곳바로 남도길을 재촉한다.
12시 정각, 금강대교를 건넌다. 멀리 군산시와 장항제련소의 굴뚝이 보이고 다리 아래 습지에는 많은 청동 오리떼들이 곳 북으로 날아갈 채비를 갗추면서 유유자적하고 있다.
곧이어 너른 부안 들녘이 시원하게 눈앞에 펼처지며, 변산/줄포를 비껴 지나가니 고창 선운산이 아련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호남 남도길에는 흔히 얕으막한 야산주변으로 소나무 숲이 둘려저 있고 시골의 자그마한 농가들이 어깨를 맛대고 다정히 늘어서 있어 예전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12시 40분. 고창 선운사 IC를 통과하고 고인돌 휴게소에서 또 한차례 휴식을 취한다. 도로 좌측으로는 전봉준 생가가 있고, 우측으로는 고인돌 돌무지가 있다. 서울을 출발한지 4시간 정도가 지나고 우리의 애마는 땅끝/해남의 이정표를 스처 지나가며 영산강 하구언을 통과한다. 만수된 영산호는 언제 보아도 시원하다.
오늘의 오찬은 지난해 두륜산 가련봉 산행시 들렀던 영암군 독천면 "독천식당"의 연포 갈낙탕이다. 식당 2층에 마련된 오찬장에는 반가운 우리의 미씨 3총사외에 두명이 더하여 다섯명이 반겨 맞아준다. 빛고을 광주의 무등산 아씨와 강진의 인어 아씨라고 자신을 소개한 두분의 미씨님들은 모두 보라/호단과 고등학교 단짝 친구들이라 한다.
그래 잘 만났다. 오랜만에 다시 맛보는 독천 연포 갈낙탕에 토하젓, 곤쟁이젓, 조개젓, 낙지젓 그리고 맛젓등 남도의 맛깔스런 젓갈이 입맛을 돋우고 미씨님들이 권해주는 호남의 잎새주는 오늘 따라 입술에 착 달라 붙는다. 흥겨웁고 화기애애한 오찬의 즐거운 시간을 마친 산우들은 은아와 보라가 앞좌석에 앉아 일행을 선도하며 無爲寺를 향한다.
월출산 산자락 깊숙한 곳, 남쪽에 아늑히 자리잡고 앉은 무위사는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에 위치하며 신라 진평왕 39년(617년) 원효대사에 의해 관음사로 창건되였고, 道詵國師가 두번째 중창하면서 葛屋寺, 고려시대 先覺大師 형미(逈微)가 세번째로 재건하면서 茅屋寺라 했다고 한다. 절안에는 조선 世宗 12년(1.430년)에 건립된 極樂寶殿이 국보 제 13호이며 고려 定宗 원년(946년)에 세원진 선각대사 遍光塔碑는 보물 제 507호이다.
오후 4시 20분. 일행은 강진만을 끼고 돌아 강진군 대구면에 위치한 고려청자 도요지로 향한다. 구강포 앞뜰에는 갈대밭이 길게 늘어저 있고 그 앞에는 너른 보리밭이 새파란 고랑을 이루며 반겨 맞아준다. 갈대와 보리밭이 조화롭게 시각을 장식하는 그 너머로는 강진만에 이어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구면 도요지는 용운리, 계율리, 사당리, 수동리 일대 671.726m*의 국내 최대 규모로서 188기의 가마터가 집단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국가 사적 제 68호로 지정되어 있다. 남쪽은 바다와 가까워 해로를 통한 수송이 발달했고, 북으로는 크고 작은 산과 가까워 땔감이 풍부 하였다. 또한 도자기의 원료인 고령토와 규석이 산출되는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 고려청자의 발상지인 대구면 일대는 통일신라 9세기부터 고려 14세기까지 약 500여년 동안 청자를 생산한 고려청자의 산실이기도 한 것이다.
청자박물관내 영상실로 안내되어 시청각으로 옛 고려청자와 중국청자를 비교해 보고, 고려청자의 다양함과 우수성에 감탄사를 발하면서 고려인의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은 청자의 비색속에 남아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박물관 중앙 벽면에 전시된 고려조 백운거사 李奎報 시인의 시구가 눈길을 끌어 이곳에 옮겨본다.
첫댓글 쓰시느라고 수고많아 했어요 산행기 2편이 기달려지네요..그런데 글쓰기 밑에 "HTML태그 포함"을 check하시는것을 깜박하신것 같은데요
고맙소이다. "HTML태그포함"을 하면 한도없이 글이 길어저서 못하고 있음을 양해 바라며 곧 미숙함을 없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천재문인이야!감칠맛나게 생생한 파나로마야...
"사도행전"이아니라, "56산꾼행전". 인생은 가도 행전은 영원한것. 다음편기대.
산 타듯 글쓰기역시 인내가 대단하십니다. 빠짐없이 소상히 적어주시니 산꾼들도 새삼 즐겁슴니다. / 이고생 그누가 알리오만. 산꾼들아! 너희들 이고생맛을 아냐???!!!
엄청 수고하셨슴다 시구가 새로와 감명깊게 읽었슴다
글쓰시느라구 무척 수고가 많었습니다
재성형의 산행기, 감칠맛나는 기록과 표현, 어느 작가가 이렇게 멋지게 쓸수 있을까? 멋진장문 쓰시느라 수고 많이 했어요. 잘 읽고 갑니다.
국토순례작가! 그누가 부인할꼬
재성형 ! 그대 있슴에 나는 행복한 시간을 또한번 음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