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뜻으로, 농업을 장려하는 말
다음 사전에 이렇게 나온다. 나도 그래서 농자가 되고 싶었고 농대 축산과를 일부러 갔고 농사 지으며 소 키우고 돼지 키우고 흑염소 키우면서 재밌게 살려고 농자의 딸인 아내와 결혼을 하였다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65세가 되었다. 지금도 조금 기운이 나면 집 팔아서 시골 가서 땅 사고 집 짓고 논밭도 사고 동네 뒷산도 조금 사서 초지조성 하고 가축 키우면서 사는 행복한 생각에 잠기곤 한다만 부질없는 생각이다.
하여튼 그 농부셨던 장인어른이 어느날 꿈에 언뜻 보였는데 굉장히 힘들어 하시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고 혼자 차를 가지고 성주 처가로 향했다.
도착해서 보니 장인어른이 느낌에 얼마 안 남으신거 같았고 그래서 준비를 해드려야 할 것 같았다.
차로 모시고 나오는데 뒷자리를 고집하신다.
자가 운전자일 경우는 운전자 옆자리가 2등석이고 기사가 운전하는 자가용은 뒷좌석 오른쪽이 1등석이다.
그래서 원하시는 대로 뒷좌석에 앉혀 드리고 차를 몰고 목욕탕으로 가면서 보니 장인어른 얼굴에 은은한 미소가 번지고 고개에 힘을 주고 딱 버티고 앉아계신 모습이다.
속으로 생각하길 (아하~ 사장님 자리에 앉고 싶으셨구나....그렇다면 내가 기사가 되어 드리지요. ㅎㅎ)하면서 목욕탕에 도착해서 보니 낮이라 사람이 없고 한가하다. 장인어른이랑 같이 벗고 탕에 들어가서 때를 불리고 나와서 때타울로 얼굴부터 시작해서 발끝까지 때를 미는데 엄청나게 많은 때가 나왔다. 시원하신지 가만히 계신다. 나도 말없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밀어드리고 비누칠 해 드리고 샤워기로 비눗물 빼고 머리도 감겨드리고 다시 탕에 들어가 계시게 하고 얼른 내 몸 샤워만 하고 나와서 이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는데 이발사가 하는 말이 (박박 미시는 게 이젠 편하실 겁니다)하니... 장인어른 표정이 순간 어두워지더니 (그러시게)하면서 고개를 끄떡하시는 데 자신의 마지막 날이 다가온다는 걸 아시는 것 같아서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집에다 모셔다 드리고 바로 차를 돌려 내 집으로 향하면서 이런저런 회상에 잠기며 운전을 했다.
아내가 어디 갔다 오느냐고 해서 촌에 가서 장인어른이랑 놀다 왔다고 하고 저녁 먹고 뻗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에 장인어른은 77세로 하늘로 가셨다.
알파칸 올림.
첫댓글 77세의 나이로 돌아가신 장인 어른의 명복을 빕니다.
마지막. 가는 길을 훤하게 달려가신 어른입니다.
좋은데 곳에서 사위자랑으로 분주하실 겁니다.
오늘 밤도 좋은 꿈 꾸십시오.
아주 잘 하셨 습니다
그때 큰 처남은 제주호텔신라 다니고 있었고 막내 처남은 군에 있었나? 경산에 사시는 처형의 남편, 동서가 있지만 직장 다니느라 바빴구요. 그러니 저에게 하느님이 장인 돌아가실 때가 되었으니 가서 돌봐드리라고 꿈에 보여 주신 거 같더라구요. 근데 처가는 불교인데도 보이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게 하느님은 종교를 상관하지 않으시고 나랑 관계가 되는 사람이 어려움에 있으면 보여주시는 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만신을 주재하시는 하느님, 만군의 주님이시라고 사람들이 고백하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