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9월 출생아 17만7000명 ‘역대 최저’
출산율도 0.7명 역대 가장 낮아
올 들어 9월까지 태어난 아기가 17만 명대로 역대 가장 적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한 결과 8년 새 반 토막 났다. 흑사병 때보다 빠른 인구감소를 초래한다고 지목된 0.7명대 합계출산율마저 연말 0.6명대로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1∼9월 출생아 수는 1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후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적다. 1년 전(19만3000명)과 비교하면 1만6000명(8.1%) 줄었다. 1∼9월 출생아 수는 1981년 65만7000명이었지만 이후 점점 줄어 2002년 30만 명대로 주저앉았다. 2015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감소세를 보여 2017년 20만 명대, 지난해 10만 명대로 떨어졌다. 최근 들어선 출생아 수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2021년 1∼9월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3.8%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지난해는 5.0%, 올해는 8.1% 줄며 하락폭이 커졌다.
출산율 사상 첫 0.6명대 가능성… OECD 유일
9월까지 출생 역대 최저
올 3분기(7∼9월) 합계출산율도 1년 전보다 0.1명 줄어든 0.7명으로 역대 가장 낮았다. 남녀 성비가 같은 상황을 가정했을 때 200명이었던 인구가 다음 세대엔 70명으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2021년 기준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58명이다. 미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섯은 최근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합계출산율 0.7명인 한국은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유럽보다 빠르게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흑사병 수준의 재앙이란 평가를 받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올 4분기(10∼12월)엔 0.6명대로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 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전망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은 2021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명으로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31년 1.0명, 2046년 1.21명까지 회복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계청이 전망하는 저점은 추계 때마다 늦춰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저출산 흐름이 계속되면 2022년 5200만 명이던 한국의 인구 수는 2070년 3800만 명대로 쪼그라든다. 그렇게 되면 생산연령인구(15∼64세)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게 돼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늘게 된다. 지난해에는 생산연령인구 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했다.
세종=송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