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특별한 건 아니고 용어순화와 관련해서
철도청이 한국도로공사를 좀 본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를 들면 그간 도로변 비상도로에 대해
노견이라는 전혀 이해하기 힘든 단어를 사용하다가
갓길이라는 이해하기 쉬운 순수 우리말로 바꾼 바 있습니다.
갓길로 확정되기 이전엔 한자어를 그대로 직역해서
길어깨라는 단어가 간혹 사용되기도 했습니다만. ^^
또한 몇년 전부터는 Interchange. 즉 I.C. 라는 영문 외래어를
차량이 나가고 들어오는 목이라고 하여 나들목이라는 단어로 순화 사용하는
용어순화와 관련한 특별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철도청은 일제시대 때 물려받은
왜색 짙은 철도용어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내부적으로 뭐라고 지지고 볶던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문제는 대외적. 즉 고객 응대와 관련해서도
이와 같은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각 역 매표 창구 상단에 게시되어 있는 열차운임표가 좋은 예가 됩니다.
각종 정보를 표로 자세히 정리해놓은 것까지는 좋은데 표 맨 우측을 보면
기사 라는 표제를 가진 난이 눈에 뜨입니다.
처음 이 난을 보았을 때. 기관사 이름이라도 새겨놓는 곳인가 하고 의아해했었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도 무슨 뜻인지 모릅니다.
그 단어의 의미부터가 기사-機事-외부에 드러나서는 안 될, 매우 비밀스러운 일
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대충 그 밑의 영어단어 Remarks 를 보고.
아 대충 비고 등의 뜻으로 써 놓았구나 하고 짐작하고 있을 다름입니다.
세상 천지에 한국사람이 한국말로 써 놓은 단어를 못 알아보고
그 밑에 병기된 영어단어를 봐야만 내용을 알 수 있는 게시물이란 게 존재하고
또 그것이 전국에 수백 개소씩 존재하는 공공장소에 버젓이 내걸려 있으며
그 주체가 정부기관이라는 것이 참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_-
열차의 행선지 라는 단어도 일제 때 들어온 일본식 한자어로.
목적지 등으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합니다.
가까운 예로 90년대 초반까지도 planet 을 뜻하는 한자어로
일본식 한자어인 혹성 이란 단어가 쓰였으나
요즈음은 행성이란 단어로 교체해서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바로타 예약 사이트에서도 과도한 정체불명의 한자어 사용이 눈에 뜨이는데
이구간조회예약 이라던가
대납수령자입력 같은 메뉴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바로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메뉴들이
정체불명의 한자어로 점철되어 있어
그런 기능이 있는지도 모른 채 철도를 이용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에도 이구간조회예약 이 異구간조회예약인 것은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왜 This 구간을 조회하고 예약하는 메뉴가 따로 있을까?
저구간조회예약은 왜 없을까? 별의별 희안한 궁금증을 품었었던 게 참 우습게 느껴집니다. -_-
그나마 대 고객 쪽이라 이 정도고
현업 쪽으로 파고들어가면 문제는 점입가경의 극을 달리게 되는데
아예 한국어대신 일본어를 사용해버립니다. -_-
일단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심심치 않게 사용되는 열차운전시각표를 뜻하는 다이아 라는 단어도
diagram 이라는 영문 단어를 일본에서 다이야 로 줄여 부르는 것을 그대로 따온.
말하자면 그 단어 자체가 이미 일본어이고.
Jumper Cable 같은 경우 점퍼선 등
멀쩡한 원 발음이나 로마자 독음법을 무시하고
쟘바선 등 일본식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습니다.
뭐 잘은 몰라도 아직까지 Computer 도 콤퓨타 라고 읽고있지나 않나 걱정스럽습니다.
KTX의 차상 콤퓨타는. 뭐 이런식으로. -_-
내부적으로 어떻게 지지고 볶든.
또 괜히 용어를 바꿔불렀다가 혼선을 초래해서 안전에 문제라도 생기면 곤란하니
관계자들끼리는 내부에서 일본어를 쓰든 외계어를 쓰든 알 바가 아니지만
최소한 대외적으로도 사용되는 용어들은 좀 알아보기 쉽게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57분 교통정보에서 나들목 나들목 하는 단어를 듣다가
언뜻 생각이 나서 주절거려 보았씁니다. -_-
흠... 전 한국도로공사 하면 부실, 방만경영이 생각나서요... ㅎㅎ 그런데 그런 식으로 용어 순화한 것은 한국도로공사에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언론에서 하는 것 같은데요. 한국도로공사 어디에서도 나들목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쓰는 것을 못봤습니다. 여전히 IC죠...(이 말도 한국과 일본에서만 쓰는 약자같음)
한자나 일본식 용어 사용과는 관계가 없는 말입니다만, 고속철에서 기관사를 기장으로, 실비를 받고 제공하는 도시락을 기내식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항공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고속철의 고급성을 강조해 보고자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항공에 쓰이는 단어를 철도에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원래
하나만 더 지적해 보겠습니다. 잘 쓰는 말 중에 입환(入換)이란 말이 있죠. 이것 또한 일본어죠. 우리말로는 換入이 맞을 겁니다. 환승(換乘)이란 말은 우리말로 순서대로 바꿔타다죠. 일본말로는 승환(乘換)즉 노리가에 죠. 따라서 열차를 바꾸어 넣다는 의미는 환입작업이지 입환작업이 아닌 것 같습니다.
첫댓글 "기사"라는 말은 "기타사항"의 준말이라는 말도 있고... 참고로 제가 이걸로 한번 글을 올린 일이 있습니다.
그래도 한때 대합실->맞이방 플랫폼->타는곳 바꾸려고 노력은 하지 않았나요?
일부 전철역의 전광판에는 "행선지" 대신에 "길머리"라고 되어 있는곳도 있던데요 ^^
기타사항 → 줄임말로 기사 보단 통상적으로 기타 라고 하지 않나요?
기사라.. 저도 차라리 "기타" 라고 쓰는게 차라리 나으리라 봅니다. 뭔 말인지도 모르니.. 쩝..
동감합니다. 우리말로 바꿀 수 없는 외래어나 한자어라도 최대한 일본식을 피할 수 있다면 그리해야하고, 우리말로 바꿀 수 있다면 바꿔야 합니다.
흠... 전 한국도로공사 하면 부실, 방만경영이 생각나서요... ㅎㅎ 그런데 그런 식으로 용어 순화한 것은 한국도로공사에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언론에서 하는 것 같은데요. 한국도로공사 어디에서도 나들목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쓰는 것을 못봤습니다. 여전히 IC죠...(이 말도 한국과 일본에서만 쓰는 약자같음)
물론 갓길이라는 말은 이제 완전히 정착되었지만... 하지만 철도청의 용어순화, 귀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예전에 제가 비슷한 주제로 글을 올렸던 적이 있는데 제가 많이 부족해서 그런지
동감...
네 도공에서는 아직도 IC라고 쓰더군요. 대표적인 고속도로 상황정보 사이트인 로드플러스에서도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할때 지명뒤에 "IC"가 있습니다.
동감입니다.
이구간조회예약은 철도회원 사이트의 띄어쓰기 소홀로 인해 벌어진 것 같습니다. 열차표예약 메뉴는 모두 띄어쓰기가 안되어 있지요. 그래서 '이 구간 조회 예약'인지 '이구간 조회 예약'인지 헷갈리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요즘 맞춤법은 지키지 않아도 되고 한자는 당연히 몰라야 할 정도로 사람들의 국어·한자 수준이 낮은 것도 부차적인 이유가 되겠습니다.
한자나 일본식 용어 사용과는 관계가 없는 말입니다만, 고속철에서 기관사를 기장으로, 실비를 받고 제공하는 도시락을 기내식으로 표현하는 것 또한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항공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고속철의 고급성을 강조해 보고자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항공에 쓰이는 단어를 철도에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원래
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일 뿐 아니라 '철도는 비행기보다 한 수 아래이다'라는 것을 자인해 보이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하나만 더 지적해 보겠습니다. 잘 쓰는 말 중에 입환(入換)이란 말이 있죠. 이것 또한 일본어죠. 우리말로는 換入이 맞을 겁니다. 환승(換乘)이란 말은 우리말로 순서대로 바꿔타다죠. 일본말로는 승환(乘換)즉 노리가에 죠. 따라서 열차를 바꾸어 넣다는 의미는 환입작업이지 입환작업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리에 보면 적환지 지향 공업이 있는데, 이것또한 뜻의 구분이 불명하죠. 한자를 보면 積換(쯔미가에), 우리말로는 옮겨싣다가 되는데요. 한자로 옮기면 환적이 되겠죠.
'나들목'이니 '갓길'이니 하는 건 도로공사가 아니라 교통방송과 경찰청의 공로로 보아야 할 듯 싶습니다만?
그런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은 굳이 바꿀필요가 없을 것으로.. 심하지 않은 것은 그냥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