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부터 궁금증이 있었다.
발을 위아래로 차면 힘은 위 아래로 작용하는데 왜 몸이 앞으로 나가는 걸까?
나름대로 원리를 알아보자면
그것은 힘의 방향과 벡터 합에 있다.
여러 수영 코치들은 이 부분을 알기 쉽게
발목의 유연성, 다리를 펴고 찰 것, 허벅지 근육의 사용 등으로 표현해 온 것 같다.
물리는 어렵다. 원리만 이해하고 계산은 계산기에게 맡긴다.
아래와 같이 표면 저항이 거의 없는 매끈한 대리석 바닥에
나무 쐐기(형태의 어떤 것)가 있을 때,
쐐기의 빗면에 수직하는 방향으로 망치를 내려치면(1)
바닥이 아주 미끄러우므로 쐐기는 왼쪽으로 슉! 튕겨나갈 것(2)이다.
그렇다면 힘이 뒤로 작용한 것일까? 실제로 힘은 좌하측 대각 방향(3)의 벡터 합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쐐기가 파손되지 않을 정도의 힘이라면, 그리고 바닥이 충분히 미끄럽다면
바닥의 저항에 의해 추진력은 좌측(2)의 방향으로 발생한다.
이것을 물과 사람의 다리로 본다면 아래와 같다.
각 도형들은 다운 킥을 할 경우 하반신 각 관절에 따라 힘을 받는 물의 예시이다.
발목의 유연성, 다리를 펴고 찰 것, 허벅지를 사용하는 예가 된다.
(이는 단편적인 힘의 작용 방향을 나타낸 것으로, 인체의 복합적인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
위 그림의 도형들은 뒤로 밀어낸 물의 양으로써 그 면적은 추진력과 비례하고, 물을 아래로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밀어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인간의 신체 구조상 Kick을 할 경우 녹색 화살표 방향으로 힘이 가해지는 것이며, 선수들은 가능한 부력보다 추진력을 얻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수면 위에서 물장구 치는 발차기를 하게 되면 이 힘은 아래 방향을 향하게 되어 추진력을 얻지 못한다.
또한 발목을 뒤로 젖히지 않고 발끝으로 찍어 찰 경우, 발등 부분의 추진력만 손실되는 것이 아니라 정강이와 허벅지가 밀어내는 물을 가로막아 추진력이 상쇄되고 부력만 존재하게 된다.
Kick을 통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노란색 방향의 추진력이지만, 물에 작용한 실제 힘의 방향(초록색 화살표)처럼 추진력과 부력을 동시에 얻기도 하는 것.
다운 킥의 경우 Section 1에서 3까지 순차적으로 물을 밀어내게 되며 이해하기 쉽게 구분해서 보면,
Section.1은 물을 밀어내기 보다는 Section.2와 3 구간에서 효과적인 추진력을 얻기 위한 힘을 전달(*펠프스의 영상을 보면 애초에 복근-core 부터)하는 것이 목적이 된다. 그림에서 보여지듯 어차피 밀어낼 물은 거의 없다.
Section.2는 정강이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무릎을 굽혀 수면 위에서 차는 물장구(이후 나올 그림의 (A) 형태)가 되면 물을 아래로 누르게 되어 추진력을 얻지 못한다.
끝으로, 정강이는 발등보다 물에 닿는 면적은 넓으나 실제로 밀어내는 물의 총 량은 Section.3 에서 최대여야 한다. (도형의 면적은 Section.2가 3보다 넓어 보이지만, Section.3 구간에서는 Section.1과 2에서 밀어낸 물을 다시 밀어내게 되므로 이상적으로 적용하고자 하는 물의 총 량은 Section.1+2+3이 된다.)
자연과 생명, 돌고래의 발등(?)이 괜히 넓적할까
* 좋은 사례로 펠프스는 스트로크보다는 전매특허인 잠영에서 괴물같은 스피드로 역전극을 보여 왔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바로 옆 레인이었던 박태환은 훗날, 펠프스의 속도는 포기(..)할 정도라고 실토했다.
아무튼
상기와 같은 이유로 Section.3 발등에 해당하는 구간에서 최종적으로 가장 많은 추진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아래 그림의 (A)는 발목의 유연성이 부족하여 물을 아래로 첨벙!하며 내려 찬 경우의 힘과 추진력을 나타낸 것이고,
(B)는 발목을 뒤로 젖혀 효과적으로 슉!하고 채찍처럼 내려쳐 결과적으로 큰 추진력이 발생하게 됨을 직관적으로 나타낸 그림이다. (서문 '대리석 바닥의 나무 쐐기와 망치'를 참조)
처음에 설명했던 나무 쐐기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납작한 나무 쐐기는 내려치더라도 퉁하고 위로 튕겨날 뿐(물을 아래로 찰 경우 첨벙하고 튀듯이) 좌측으로 밀려나가지 않는다. 그에 반해, 발목을 (B)의 빗면처럼 세로로 젖히는 만큼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고급 수영인들이 아래 영상처럼 발목을 뒤로 젖히는 훈련을 하는 이유라 볼 수 있겠다.
과거에는 유튜브가 없었고 수영을 배워본 적이 없었기에,
물을 위아래로 차고 있었으므로 추진력이 발생하지 않고 몸을 띄우는 부력만 작용했던 것이다.
결론은, 나는 취미로 하는 활동이므로 이런 힘든 훈련은 안 해도 된다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으면
그도 해낼 수 있다.
나는 이것이 힘이 있다 믿기에
정신으로 남겨본다."
첫댓글 발등을 펼수록 좋겠네요. 배영의 경우는 유연성이 까지 있어야 힘을 뒤로 보넬수 있을거 같네요.
수영은 사소한것도 저항으로 작용하는거 같네요.
땅에서 잘되던 것이 물에서는 전혀 다른 작용을 하지만
끈기와 인내는 공통적인 것 같습니다.
'사소한 저항' 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두려움을 가지지만
물에 빠졌을 때 두려움이 없도록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올렸습니다 ^^
산행처럼 수영도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