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년시절에 책을 읽지 못했다.
너무 시골이라서 책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시골 닷세 장에 가면 난전에서 파는 헐벗은 잡지나
엄마찾아 삼만리, 저승고개 같은 만화가 고작이었다.
만화책은 표지가 너덜거릴 정도로 읽고 또 읽었다.
엄마찾아 삼만리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눈물 같은 것을 흘렸던 것 같다.
아, 책이 사람에게 이렇게 감동을 주기도 하는 구나...
엄마찾아 삼만리...
처음 읽을 때는 그 배경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보니 그게 아르헨티나로 식모살이 간 엄마를 찾아 나선
이탈리아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흥청거리던 유럽 각국이 몰락하고
아르헨티나가 신흥 부자로 등극할 무렵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중학교에 들어가니 커다란 도서관이 있었고,
거기에는 책이 가득했다.
세계 명작은 그 때 모두 섭렵했던 것 같다.
처음으로 읽은 소설이 그 유명한 작품 <슬픔은 강물처럼>이었다.
도시의 친척 집에 갔다가 그걸 발견하고는 밤새 읽었다.
그리고 속으로는 나도 이런 소설 함 써 봐야지...했다.
이효석의 메밀꽃...만큼이나 문장이 유려했다.
작가 최희숙,
당시 이화여대 재학생으로 성에 대한 금기를 깨는 발칙한 책을 써서
일약 베스트셀러가 됐던 소설이다.
그것으로 최희숙은 이대에서 퇴학을 당했다.
가끔 최희숙 작가는 지금 무얼 하나...했다.
추적해 보니, 퇴학을 당하고 난 뒤 곧 바로 쓴 소설이
좀 더 파격적인 <창부의 이력서>였다.
그 소설은 어느 신문 연재로 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홍보 차 발표한 소설의 제목과 줄거리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1회 연재도 하지 못하고 묻히고 말았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2-3년 전에 <창부의 이력서>가 드디어 출간되었다.
작가의 아들이 출간했다고 한다.
최희숙은 아마도 작고했지 않을까.,..생각된다.
허영심 가득한 여대생 A,
고관대작이나 재벌의 딸로 위장한다.
그녀의 화려함을 부러워 하는 또 다른 여학생 B...
그러나 하나 하나 벗겨지는 A의 행적,
A는 모든 게 가짜였다.
그래도 B는 A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A의 행동을 따르지는 않아도 A의 생각을 공감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관대작의 딸을 위장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그러기 위해 남자들을 만났다.
결국 모든 여자는 허영심 앞에서는 마음 속으로 창부이며,
그녀들과 놀아나는 남자들은 모두 얼간이라는 줄거리...
참,
아까운 재능의 작가였지만
60년 대 한국 사회에서 받아주지 못하는 비운의 작가였다.
*
다시 다이어트 들어갑니다.
이 가을 동안 체중 2-3 키로 빼야지~~
노을~
첫댓글 일찍 일어나셨네요.
작가 최희숙.
시절 때문에 빛을 못 본
작가가 또 있었군요.
그래도 아들이 몫을 하네요.
기억하고 있는 책 이 나와서
반가우실거 같네요.
그런데 뺄 살 이 오데 있다고...
다시 글 쓰기에 돌입한다는
다른 표현인가요?^^
글쓸 때는 보통 4, 5시에 일어납니다,..
뺄 살이 없으면 뼈라도 깎아야지요, ㅎ~~~
작가의 사후에라도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노을회장님께서는
집필 들어가신거네요.~^^
끝없이 뜨거우신 열정
부럽습니다.
몸 무게는 유지하셨슴 합니다.ㅎ
건강 유념하시구요.~
할 줄 아는 게 책쓰기와 이슬이 마시기 뿐이니...
나도 참 한심한 사람~~~
이러니까 인생의 좌표가 엄청 차이가 나는군요. 같은 시대에 태어난 우리 두사람이 한사람은 책을 읽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작가님이 되셨고 어렸을 때 부터 화투짝들고 '섯다'나 '짓구땡'을 해가며 1월부터 12월까지 줄줄 외고 다녔던 나는 이렇게 삽니다.
이거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노을님처럼 다시 살고싶은데 이제 돌이킬 수도 없는터 에라 내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조금 더 오래살자 이거 하난데 살까지 빼시겠다면 뱃살이 1m도 넘는 내가 감당하기도 벅차 마지막 희망인 '장수'도
틀린 것 같습니다. 부디 다이어트에 성공하시고 좋은 36번째 작품도 탈고하셔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시길 바랍니다.
에고,..감사합니다. 늘 다짐합니다. 이번에는 꼭 명작을 남기리라,
그러나 잘 안 되도라구요, ㅎ~~~
시기와 시대에 맞지 않는 글이라 하여 퇴학당하고
최희숙 안타깝습니다
여인의 허영심은 아무도 못말리는 그 나름의 이유와
사는 낙이지요
허영심이 도를 넘으면 패망이지만
적당한 허영심은 자기 개발도 되지요
여자의 허영심이 때로는 약이 된다?
그럴 수도~~~
다이어트 잘 하셔서 어여 동동 구르므 하나 받게 만들어 주시길요^^
언제나 선구자들은 핍박(?)을 받노니
한 사람의 아까운 재능을 밟아 뭉갠 건 아닌가 싶네요....
그렇습니다. 최희숙은 그렇게 절반만 성공했지만 그녀의 뒤를 이은 박계형은
고대 2학년 재학시절 '젊음이 밤을 지날 때'를 써서 베스트셀러의 맥을 이어갔지요,
ㅎ~~~
너무 안타깝네요.
그래서 사람은
시대를 잘 타고나야ㅎ
그러게 말입니다~~~~
슬픔은 강물처럼을 읽으셨군요.
저도 16살때 쯤 이 자전적 소설을 읽고
음악 감상실인 돌체나 쎄시봉을 찾아 갔었드렜죠.
이 작가에게 거의 빠져 버려서
주인공 여자가 된듯 착각하기도... ㅎ
제가 언젠가 이 작가에 대한 글을 쓰기도 했는데...
그녀는 한국의 프랑수아즈 사강 이란 찬사를 받으며
문학계에 나타났지만, 결국 한국의 전근대적인
속성을 이기지 못하고 좌초했지요.
저 이여자 흉내 무지 내고 다녔는데... ㅎㅎ
그렇군요~~~
최희숙 아는 사람 많지 않은데~~~
나도 보헤미안이란 단어를
그 책 읽고 처음 알았어요~~~
해서 나도 나중에 보헤미안 흉내를
내 봐야지~~~했답니다! 보헤미안
나와 당신과 우리를 벗하는 모든 이들은 언제가는 죽어서 흙이 될
것입니다! ~~서문에 나오는
문구 가 아직도 생각이 나는 군요~~
나도 그 멋진 남자주인공 보헤미안이
되고 싶었답니다~~~~ㅎㅎ
@노을이야기 정말 멋진 소설!~~~
은숙 님이 소설의 그 여주인공이 되고,
제가 남자 주인공 보헤미안이 되었더라면
지금 삶방 방장은 누가 하나요...? ㅎㅎ~~~
@노을이야기 아~~제가 최초로 상상의 세계
매력에 빠졌던 작폼, 낭만파
보헤미안이 되고 싶었는데~~~
주정뱅이가 되고 말았습돠~~흑흑^^^
@노을이야기 아니 노을님...우째서리...비밀글로 설정?
별 이야기도 아닌데. 오해하것어요...
자물쇠 풀어주시지요. 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10.21 09:32
저도 제목보니 읽은거 같은데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없습니다
많이 읽으면 뭐합니까
기억에 묻혀 떠오르지 않는데 ..ㅎㅎ
음, 제가 어려서 읽었으니...어쩌면 읽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가을에 좋은 책 구상도 하시고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이쁜 가을 맞으실 거지요?
노을이야기회장님
회장님 글을 읽다 보면 참 많은 걸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맘으로 다음 글을 기대하게 됩니다.
이 가을에 꼭 베스트 셀러가 탄생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노을이야기님 글 읽습니다.
매일 저녁이면 볼수 있는 노을이지만..
오늘은 일기불순으로 붉게 물든 노을 볼 수 없으니 아쉽군요..
오늘도 새로운 이야기 소개 감사합니다.
노을님은 어린시절부터 작가의 꿈을 가지셨네요.
꿈을 이룬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좋은 책을 내기 위해 한번씩 잠수도 하고
이슬이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 좋아하고...
삶의 방 방장도 역임하시고...
못 이룬 꿈이 아직도 남았습니까
시대의 명작이 나오길
_()_ 두손 모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