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출발, 그래도 기대할 것은
[아무튼, 주말] [김황식의 풍경이 있는 세상]
김황식 전 국무총리
입력 2023.01.07
우리나라는 세계사에 유례가 없을 만큼 짧은 기간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달성하였습니다.
그러나 압축적 성장과 발전을 이루다 보니 과도한 경쟁, 물질 만능,
성과 지상, 승자독식, 빈부 차이 등 많은 부정적 현상이 생겨났습니다.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갈등과 대립도 극심해졌습니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지만 국민의 행복감은 오히려 떨어지고,
대한민국은 ‘분열 공화국’이라고까지 자조하는 형편입니다.
일러스트=김영석
이를 해결해야 할 사명을 가진 정치권은 매번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여야가 입장이 바뀌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 위선적인 난맥의 고리를 끊어주어야 합니다. 온 국민의 절실한 소망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가 과거의 퇴행적 행태를 단절하고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이룰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치는 그러하더라도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이 종교, 언론과 법원의 역할입니다. 영국이 한때 어려움에 빠졌을 때, 영국인들은 교회, 언론과 법원이 제 역할을 하면 영국은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 우리 형편에 꼭 들어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종교, 언론과 법원의 역할은 미흡합니다.
종교의 본령은 개개인의 영혼 구원과 더불어 사랑을 바탕으로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기적 기복(祈福) 신앙을 부추기거나 편향적 정치 활동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성직자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성직자가 대통령 내외를 저주하며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하기를 기도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자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극히 예외적인 성직자이길 바랄 뿐입니다.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의 사명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히고 그 바탕 위에 보편타당한 평가 분석을 통하여 사회를 바른 길로 이끄는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세상의 목탁(木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일부 언론은 특정 이념이나 정치 세력의 파수꾼 역할을 하며 사회 혼란과 국민 분열을 꾀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가짜 뉴스를 생산하기도 하고, 겉으로는 진리와 정의를 말하지만 그 속에는 탐욕과 위선이 가득 차 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연구소’가 2020년 6월 공개한 ‘디지털뉴스리포트 2020′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뉴스 신뢰도는 21%로 조사 대상 40국 중 40위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역시 부끄러운 일입니다.
법원은 국민의 신뢰가 그 생명입니다. 아무리 세상의 불의한 일이나 개인적으로 억울한 일이 있어도 법원에서 잘 가려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국민은 희망을 갖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법원에 대한 신뢰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저는 법관 대부분이 성실하고 바르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지만,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갖고 법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한 분위기 자체가 우려스러운 일입니다. 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과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는 극히 소수의 법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또한 부끄러운 일입니다.
정치, 종교, 언론, 법원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함에 따라 그 결과로 우리 사회 공동체 구성원 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증오의 언어와 분노의 표정들은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 대한민국에 결코 걸맞은 모습이 아닙니다. 국민이 깨어 있어 이를 바로잡아 주어야 하지만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솔직히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아 걱정입니다. 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찾아 나서는 새해의 우울한 출발입니다. 그래도 기대할 것은 국민의 각성과 올바른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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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평 2
2023.01.07 18:15:11
정치는 부패하고 이념으로 갈라치기하여 내편 네편으로 갈라 서로 적으로 만드는 데
언론 법원 종교 마져 그를 부추기고 있어 정말 걱정입니다.
언론은 제기능을 상실하고 특정 정파나 이념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법관은 법에 의한 판결이 아닌 본인 성향 따라 이현령비현령이고.
이를 타개할 수 있는 길은 국민이 깨어나 각성하고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하지만
그 마져도 기대하기 어려우니 걱정입니다
장미원
2023.01.07 15:17:59
현재 개인적 이해 관계가 걸려있는 '법원'이 가장 문제점 많은 집단으로 보인다.
공무원 신분에 일 처리 안해도 아무 간섭 안받고 민원도 통하지 않는,
국민의 고통엔 눈감고 정치적인 촉만 발달한 인간들 같다.
나의 경우, 민사재판 채권배당기일(2021.8.19) 변경통지서를 2021.8.3 받았는데
2023.1.7 현재 법원측은 묵묵부답이다.
나와 같은 경우의 채권자들이 많다고 최근 신문 기사에서 문제점으로 다룬것을 본적이 있다.
채권자(서민)들이 돈을 받아야 생활을 제대로 꾸려갈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