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뇌 기능 손상으로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갈수록 떨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알려진 퇴행성 뇌 질환과 뇌혈관 질환에서 비롯되는 혈관성 치매가 대표적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천500만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2030년에는 이 숫자가 7800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나라여서 치매 유병률이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2020년 10.39%(84만명)에서 2050년에는 15.06%(271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치매 발병에는 여러 위험 요인이 관여하는데, 보통은 극복할 수 있는 것과 극복할 수 없는 것으로 나뉜다.
강북삼성병원 심장내과 성기철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국민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서 뇌졸중과 치매를 앓은 적이 없는 고혈압 환자 65만476명(40∼79세)을 평균 9.5년 동안 추적 관찰해 이중 치매로 진단받은 5만7천112명(8.78%)을 대상으로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친 위험 요인을 살폈다.
이 결과 고혈압 환자에게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 ‘교정할 수 있는 요인’은 신체활동 부족, 흡연, 음주, 비만 순으로 분석됐다.
활발한 신체활동은 국내외의 여러 연구에서 인지 장애를 약화하고 치매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관찰됐다. 유산소 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운동이 치매를 부르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조절하고, 염증을 줄이며, 대뇌 혈류를 개선함으로써 인지 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는 꾸준한 신체활동이 혈관 내피 성장 인자를 증가시키거나 뇌 속 시냅스 형성을 촉진함으로써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성기철 교수는 “치매에 있어 규칙적인 신체 활동과 운동이 갖는 유익한 효과는 노인을 포함한 모든 연령대에 적용된다”면서 “아울러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고혈압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이미 위험성이 확인된 담배와 술을 멀리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