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를 막은 것은 '기생충'을 뛰어넘는 대박 영화였다…수수께끼 가득한 한국 계엄군 철수 병사에 시민들이 '수고하셨습니다' / 12/9(월) / 데일리신초오
◇ 투입된 특수 부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낸 '자폭 쿠데타'는 의회에서 철회를 요구해 자정부터 새벽까지 6시간 만에 종식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로 끝났다. 계엄령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야당 의원들의 국정혼란을 타개하기 위해서, 아니면 윤 대통령이 제의한 정부 예산안을 야당이 대폭 삭감하는 바람에 막혔다, 가장 사랑하는 아내인 12세 연하의 미모의 소유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 추궁을 따돌리려 했다는 등의 억측이 난무하고 있지만 쿠데타 실패 뒤에서 속삭이는 것이 국회 점거농성에 투입된 무장군의 행태다.
***
격렬하게 저항하는 국회의원과 심야에도 불구하고 모인 수천 명의 시민이 노호를 올리는 대혼란 상태에서 계엄군은 무력에 의한 실력행사에 진심이었느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지의 군사 저널리스트가 이렇게 분석한다.
"투입된 부대는 육군 특수부대인 제707특수임무단, 제1공정특전여단, 제3공정특전여단, 특전사 특수작전항공단,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특전대 등 280여 명이며 일부 부대는 국회의장 납치 및 의원 체포 임무를 명령받았습니다. 유리창을 깨고 국회 안에 침입하거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여성 대변인인 안귀련 대변인이 부끄럽지 않느냐고 외치자 총구를 겨누는 병사들의 영상이 나와 시민들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분명 군대의 폭력성과 비상사태의 현재진행형을 본 많은 시청자들은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런 시각도.
"계엄군의 모습은 분명 당혹스럽습니다. 북한 게릴라와의 총격전도 각오하고 왔다면 국회에 있던 것은 현역 국회의원과 직원, 그리고 무력한 시민이었습니다. 속공으로 의회를 점거, 강제 해산할 수 있었을 계엄군의 움직임은 제각각이고, 그 중에는 총에서 탄창을 뺀 병사나 90도의 절로 사죄하는 병사의 모습도 보이는 등 수수께끼 투성이입니다. 윤 대통령에 의해 계엄령이 해제되자 병사들은 철수를 시작했고, 그 뒷모습에 시민들은 "수고했어", "조심해서 돌아가" 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발포하여 사망자가 한 명이라도 나왔다면 온 나라가 난리가 났을 것이고, 총파업과 대규모 시위의 빈발로 한국 사회는 대혼란에 빠졌을 것입니다. 군의 절대명령 하에서도 자제한 병사들은 냉정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전출 군사언론인)
◇ 사기가 낮은 병사
이번 '자폭 쿠데타'를 기도한 핵심 인물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다. 윤 대통령의 고향인 서울 은평구 충암고 1년 선배로, 윤 씨가 대통령에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대통령경호처장을 지낸 뒤 국방부 장관으로 승진했다. 주위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윤 대통령은 정부 안보요원을 같은 고교 출신으로 꾸렸으며 국군방첩사령관과 특전사령관도 충암고 후배로 알려졌다.
선배격인 초매파인 김 국방부 장관에 대한 신뢰는 두텁게 감언이설로 쿠데타 계획을 실행에 옮겨버린 듯하다. 사실 윤 대통령 측근에 의한 쿠데타설은 8월에 이미 불거져 여야 당수 회담이나 국회에서 야당으로부터 추궁을 받았다. 쿠데타의 실패는 그 때의 정보 누설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한국 대기업의 정치부 기자가 이렇게 되돌아 본다.
"쿠데타 계획의 일부가 유출되면서 대대적인 군대 동원이 어려워졌고 비밀을 유지할 수 있는 특전사 공수부대 등 소수만 동원됐습니다. 다만 작전 방침이 공유되지 않아 병사들의 사기 저하도 있어 국회 점거에 실패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모여 계엄군에 대해 항의하는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유포되자 병사들은 섣불리 손을 쓸 수 없다. 게다가 남성 시민의 대부분은 군대 경험자이기 때문에 진압이 쉽지 않습니다. 조심성이 없을지 모르지만 쿠데타의 발발과 종식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드라마틱한 전개였습니다"
영화 하면 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과 이후 쿠데타와 독재정권의 탄생을 극명하게 그려 1300만 관객을 동원하는 대히트를 쳤다. 이는 아카데미상 수상작 '기생충'을 넘어서는 대기록이다.
국민 4명 중 1명이 본 이 영화에서는 쿠데타를 일으킨 권력욕 강한 독재자에 대한 격렬한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윤 대통령이 일으킨 쿠데타에 분개한 시민이 속출한 것도 이 영화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당연하다.
"윤 대통령이 탄핵돼 파면되면 보수 정당인 대통령은 박근혜 씨에 이어 2대 연속 탄핵됩니다. 윤 대통령은 김 국방부 장관의 사임을 인정하고 그에게 책임을 떠넘길 태세지만 여론조사에서는 73.6%가 탄핵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당 대표가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고, 한국 검찰은 국방부 장관을 사임한 김 전 국방부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전 각료가 사의를 표명하면서 윤 대통령의 고립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전출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