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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제가 처음 허정무 감독을 본 것이 네덜란드에서 귀국한 후, 슈퍼리그 현대 호랑이 팀에서 활약할 때였습니다.
당시에 렌스베르겐이라는 선수와 함께 왔었지요.
그 전부터도 선수로서의 허정무는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경외의 대상이었습니다.
국가 대표로서의 뛰어난 활약(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지금의 박지성 선수의 롤모델이 당시 허정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차범근 선수와의 라이벌 구도, 그리고 아름다운 부인까지...
플레이 당시의 영리함과 집요함, 그리고 한국 선수로는 드물게 테크닉까지 갖춘 만능 선수였지요.
어린 나이의 저에게 허정무 선수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허정무가 좋으냐 차범근이 좋으냐를 두고 다투는 경우가 제법 많았지요.
감독으로서의 허정무 감독을 본 것이 시드니 올림픽 감독이 된 후였을 겁니다.
당시에 참가했던 초청 경기에서 불가리아를 4:1로 완파하면서 프랑스 월드컵에서의 참패로 가라앉아 있던 축구팬들 사이에서 일약 차기 국대 감독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구요.
그 이후 일본과의 연이은 참패는 허정무 감독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를 남기기도 했었나 봅니다.
일본에게 진 감독에게 명감독이라는 칭호를 붙여주기에 한국이라는 사회가 그리 관대하지 않았지요.
아무리 허정무 감독 스스로 당시 올대 상황이 유럽 전지 훈련 이후의 체력 저하 상태라고 말하여도,
당시 협회의 무책임한 스케줄이 원인임을 알면서도,
시드니에서 2승을 거두었어도.
아시안컵에서 이란을 꺾고 4강에 진출하더라도,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는 일본에 참패한 허정무는 무능한 감독 그 이상은 아니었던 겁니다.
대표팀 감독에서 사퇴한 허정무 감독이 용인 축구 센터를 만들고 센터장으로서 유소년 축구 활성화에 몰입한다고 했을 때,
히딩크의 성공이 허정무 감독이 깔아 놓은 선수들을 통해 이루어졌을 때도 한국의 축구팬들은 허정무 감독에게 고마워 하지 않았지요.
k리그 포항과 전남의 감독을 역임하면서 허정무 감독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수준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축구팬들로 부터 돌아온 메아리는 허무 축구와 무재배 감독이었습니다.
스타 선수를 스카웃할 수 없는 상태에서 허정무 감독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신인 선수를 기용하여 성장시키는 일 밖에는 없었고 그렇게 성장한 선수들은 한국 축구의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아마 축구의 보물이라는 전남 유스의 광양제철고를 지금의 광양제철고로 만들어 놓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도 허정무 감독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베어벡이 아시안컵을 마치고 도망치듯 떠나자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수 개월 가량 공석이었습니다.
무리뇨급 세계적인 감독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허정무 감독은 국대 감독에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흔들리는 국대를 안정시키고 아시아 예선을 무패로 통과하며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던 사우디 원정에서의 승리와 원정팀의 무덤이라던 이란과의 원정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한국인들을 월드컵으로 초대하였지요.
축구인들 사이에서도 허정무 감독의 드라이함은 유명합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사사로운 감정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요.
아마도 허정무 감독이 가장 힘들어 했던 것 중에 하나가 인맥과 학연에 의지했다는 일부 축구팬들의 근거없는 비난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월드컵 첫 원정 16강이라는 업적까지...
감독의 전술 운용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한다면 카펠로나 무리뇨가 와도 비판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토털 풋볼을 창시한 리누스 미헬스도 바르셀로나 감독을 맡은 후, 스페인 언론에게 숱하게 비난받았고 프레싱 사커를 만든 아리고 사키 역시 94 미국 월드컵 결승에서 브라질에게 승부차기로 패한 이후, 전술 문제로 이탈리아 언론에게 비난받았지요.
이번 대회에서 리피는 또 어떤가요. 전 대회 우승 감독이었으나 하루 아침에 선수 장악 못 하는 무능한 감독이 되고 말았지요.
이 처럼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가 과정보다 중시되는 자리입니다.
이번 대회 우리 대표팀의 목표는 16강 진출이었습니다. 그리고 허정무 감독과 선수들은 이를 달성해 냈지요.
이걸로도 허정무 감독은 한국 축구팬들에게 과분한 선물을 안겨 주었습니다.
허정무 감독께서 이 글을 읽으실 지는 모르겠으나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 축구팬들은 당신께 받기만 했지 드린 것이 많지 않네요.
그럼에도 축구판을 떠나지 못 하실 당신께서 다시 한 번 축구판으로 돌아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염치없는 축구팬이 늦게나마 글을 남깁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하게 잘읽었습니다. 허정무 감독님 수고하셨고 고생하셨습니다.
호불호를 떠나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신 많은 분들의 끝이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라 씁쓸합니다. 박지성이나 이영표 선수는 절대 국대 감독 하지 말길.
유수의 강호들이 코칭스태프들의 선수단 장악 실패로 초반에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는데 허감독은 선수단 장악만큼은 확실히 다른 감독들 보다 낫더군요. 물론 전술운용이나 용병술, 언플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긴 했지만. 암튼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 유소년 축구 육성에 전념하시겠다는데 좋은 유망주들 많이 배출하시길 기원합니다.
대표팀 감독은 독이든 성배가 그냥 똥물일지도 모릅니다.
4년동안 계속 간다는 보장없는데 누가 대표팀감독을 맡으려 할까요.. 아시안컵용 땜빵만 쓸려고 하는거 같은데..
우승 못하면 폭풍까임... 우승했다고 하더라도 홍명보감독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 거두면 자리가 위태로워질테고..
조1위로 토너먼트 오르고 월드컵 8강정도는 해야.. 이젠 욕은 안먹는 수준이 될듯 한데... 암튼 누가될지 기대되는군요.
댓글을 달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늦게나마 허정무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이라도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라도 사월에서 이런 글을 쓸 수 있게 되어서 다행입니다.